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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워 킬링 문 – 어느때보다도 부드러워진 마틴 스콜세지의 옛날 이야기

영화

by 페이퍼무비 2023. 12. 4.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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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으로 뽑으려 한 검고 피범벅의 꽃, 플라워 문 7/10

 

 

( 글은 영화 전체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후기입니다)

 

 

 

 미국의 원주민들을 비추면서 영화는 우리들에게 그들의, 그리고 그들을 위한 영화라는 것을 비추면서 오세이지 부족들을 중심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일반적으로 생각되어지는 원주민들이 죽고 무시당하고 착취 당하는게 아닌 그들의 땅에 백인들이 일을 하러 와서 원주민들을 하늘에서 내려온 사람들이라고 여기면서 그들을 위해 일을 한다. 이들이 그들의 경제권, 권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오세이지는 석유권을 단순히 백인들에게 판매를 한 것이 아닌 영리하게 그들이 소유권을 가지고 있게 거래를 한 것이다. 그들은 석유를 채굴할 수 있는 영토를 유지하면서 거기서 나오는 석유에 대한 권리를 일부분 백인들에게 나누어 주었을 뿐, 그들의 권력을 단숨에 팔지 않는 영리한 정책 덕분에 계속해서 부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같은 부족일 경우 계속해서 나오는 할당금이라는 것을 받게 된다. 특히 인출이 제한되어 있는 사람들은 이를 받으려고 하는 장면들이 여럿 등장한다. 이를 통해 현재의 사우디처럼 사람들은 일을 않아도 돈을 받아 생활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의 돈을 가만히 둘 사람들은 절대 없으며 사람들은 욕망을 향해 몰려든다. 이 때문에 일어나는 문제 중 하나가 그 사이 사이에 오세이지 부족의 재산과 재산권을 노리고 그들을 죽이는 일들이 많이 일어났으며 이들 모두가 미수사로 그들이 살해인지 자살인지 어떠한 이유로 죽었는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주인공 어니스트 버그하트는 전쟁 이후 오세이지 부족의 땅의 부 보안관이자 그들과 오랜 사이를 유지하고 있는 그의 삼촌 윌리엄 킹 헤일의 일을 도와 주기 위해서 오세이지 지역에 왔다. 그가 처음 왔을 때부터 바로 알게 되는 점이지만 모든 마을이, 그리고 도시가 오세이지족의 돈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굴러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처음 그는 성실하게 일을 하려는 듯이 보이지만 밤에는 부자의 원주민들의 돈이나 악세사리를 훔치고 이를 가지고 도박장에 가서 돈을 탕진하는 정직한 인물이라고 부르기에는 힘든 인물이다. 주인공은 택시 기사로 일을 하기 시작하며 우연히 만난 몰리 카일리라는 여성을 마음에 들어 한다. 몰리는 카일리 가문의 4자매중 한 명이며 그녀의 가문은 대대로 땅을 가지고 있다. 삼촌 킹은 이 땅을 노리고 어니스트에게 그녀와 결혼하라고 조언을 한다. 그리고 땅 이상으로 그들의 관계가 깊어지게 되면서 그들은 결혼을 하게 된다. 초반까지는 그들은 결코 돈보다는 정말로 서로에게 이끌려서 사랑해서 결혼을 하였다. 그러나 소모성 질환으로 동생이 사망하고 누나 애나는 총으로 죽고 또다른 여동생 또한 폭탄으로 죽는다. 이처럼 삼촌 킹은소유권이 주인공과 그의 자식에게 올 수 있게 끔 아무도 모르게 뒤에서 조종을 하기 시작한다. 몰리 또한 당뇨병으로 인해 고가의 인슐린을 맞지만 거기에는 순수한 인슐린만 있는게 아닌 그녀의 소유권을 노리고 거기에 다른 약을 넣어서 그녀가 점차 죽어가게 한 킹과 의사가 있다. 물론 어니스트는 아내 몰리의 사랑 때문에 몇 번이고 망설이지만 킹의 압박은 점차 강해지고 이를 그도 거부할 수 없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카일리 가문의 자매들을 하나하나 죽이는 것 뿐만 아니라 빚을 지고 있는 인디언에게 사망 보험금을 걸어 놓아 그를 죽게 하지 않게 하거나 그 죽지 못하고 살아있는 남자가 사실은 몰리의 첫 남편이며 혹시 나마 그가 재산을 물려 받을 권리가 있는지에 대한 의심과 불안에 의해 그를 죽이는 등의 영악함과 영리함이 영화 중에서 계속해서 비춰진다.

 

 

 그 당시 배경의 은어들이나 소품이나 배경 등 어느 한치에도 이상한 점이나 부자연스러운 점이 전혀 없다. 아이리쉬맨에서 보았듯이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완벽한 디렉팅 덕분도 있겠지만 이번 영화 또한 굉장한 디테일들이 보인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표현으로 오세이지 족 여성들은 항상 담요를 뒤에 두르고 있기 때문에 친구와 그의 와이프를 담요라고 부르는 장면에서는 디테일한 점들이 느껴진다. 특히 몰리의 어머니가 죽는 순간 부엉이를 마주하게 되고 그 다음으로 선조인지 혹은 부모님을 마주한다. 그리고 그 곁에 있던 전사를 따라 가는 모습을 통해 그들의 전통을 이해하고 보여준다. 이러한 전통들을 잘 이용하여 하나의 미장센으로도 사용하는 디테일도 손에 꼽을 장점들이다. 앞서 보여주었듯이 부엉이는 죽음을 상징하며 몰리가 약을 맞고 정신이 가물가물 할 때 문 앞에 부엉이를 배치하다가 남편이 들어오는 장면을 이어 붙이는 것으로 남편이 사실 죽음을 선사하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이상으로 그들만의 죽음의 방식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며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는 연출이 인상적이며 그들의 죽음을 모두 밤에 보여주는게 아닌 대부분 낮에 이루어 지면서 그들에게 있어 죽음이란 항상 어두운 것이 아닌 밝은 빛과 같은 것임을 보여준다. 그들이 죽은 모습은 침대에 조용히 누워있거나 앞으로 봤을 때에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인다. 심지어 폭탄으로 죽은 여동생 또한 집에서 조용히 누워있다. 하지만 앞에는 전혀 지장이 없어 혹시 살아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그녀를 일으켜 세우자 절대 살아있을 리가 없으리라고 생각이 들 정도의 상처를 뒤에 입고 있었다. 이를 통해 그들이 앞에서 보기에 멀쩡해 보이는 이유는 그들 모두가 뒤에서 공격을 당하는, 배신을 당했기 때문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영화가 2시간 정도 진행이 되고 1시간 정도가 남았을 때 누군가에게 살해 당한 애나, 몰리의 언니 등 마을 전체에서 수사가 시작되자 이상한 점들을 다수 확인되면서 (2만불이나 받고 겨우 움직이기 시작한) 수사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이 미지의 죽음들과 미 수사 건들에 대해 본격적으로 수사하기 시작한다. 점점 그들의 죄가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체포가 되고 주인공은 증인 석에서 지금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 사건들이 모두 진실인지에 대해 증언하고 답한다. 그리고 모든 인물들은 점차 이 모든 이야기의 흑막 윌리엄 킹 헤일에게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고 그를 재판에 새우며 법의 심판을 받게 한다. 이후 마지막 장면은 연극처럼 라이브로 진행되어지며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직접 나와서 마지막 그녀가 어떻게 죽음을 마주하였는지에 대해 낭독을 하면서 끝을 마무리 한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가장 큰 특기인 엄청나게 긴 영화가 여기서도 나타난다. 거의 3시간 반에 가까운 상영 시간으로 극장에서 볼 경우 화장실과 가까운 자리가 오히려 메리트가 있어 보이는 영화를 만들었다. 사실 그가 2시간이 훌쩍 넘는 영화들은 모두 좋은 작품들이 많다. <좋은 친구들><카지노><갱스 오브 뉴욕><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사일런스><아이리시 맨> 2시간 반에서 3시간 혹은 3시간 반에 가까운 길고 긴 상영 시간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렇다고 영화가 늘어지는게 아닌 다양한 관점에서 한가지의 사건을 여러 명의 캐릭터들로 보여준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물론 현재의 영화 시장에서는 좀처럼 도전하기 어렵고 도전은 물론 성공시키는 것도 힘든 상영 시간이다. 전반의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는 사건을 깊이 다루면서 그 중심이 되는 인물이나 그에게 이용당하는 인물의 시점으로 영화가 진행된다. 그리고 마지막에 그들은 모두가 처벌을 받거나 좋지 않은 엔딩을 보여주지만 그럼에도 그 과정을 세세히 보여주는 연출과 캐릭터들과의 상호관계에서 이미 정점을 찍은 감독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더더욱 아쉬운 점들이 많이 보인다. 물론 실력을 유지하는 것도 하나의 중요한 요소이며 여러 감독들이 괜히 새로운 것들을 실험하는 감독들도 많이 있어 그의 명성을 유지하는 연출과 스토리 텔링에는 지적할 부분들이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만약 AI에게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연출을 입력하고 여기에 다른 스토리를 넣는다면 아마 같은 결과물이 나올 것이다. 필자가 기대하는 것은 이 이상의 연출이다. 감독들의 감독들에게 감히 이런 말을 해도 괜찮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다른 영화에서 충분히 그 가능성들을 보여준 감독이다. 여기서도 다양한 새로운 것들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기대감도 있지만 그럼에도 아직까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도 커다란 영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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