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의 손길로 깎은 퍼즐 조각들이 맞춰지면 7/10
(이 글은 영화 전체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후기입니다)
영화는 크게 두개의 이야기를 이어지게 만들었으며 첫번째 이야기는 어른들, 어머니인 무기노 사오리와 그의 담임선생님 호리 미치토시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사오리에게 있어 그녀의 아들 미나토는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존재이며 그녀가 행동하는 모든 이유에는 그가 서 있다. 그러한 아들이 갑자기 머리를 자르거나 신발 한 짝을 잃어버리고 오며 밤 늦게 버려진 터널 속에 서서 ‘괴물은 누굴까’를 외치면서 서 있는 모습을 보면서 그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하고 학교에 간다. 그러자 미나토는 자신의 담임선생님인 호리 선생님이 자신에게 ‘너의 뇌는 돼지의 뇌다’와 같은 폭언과 폭행을 행했다고 증언한다. 이로 인해 그녀는 분노하면서 학교의 담당자들에게 이야기를 하지만 그들이야 말로 돼지의 뇌가 들어있는게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로 무미건조한 반응을 보인다. 심지어 호리 선생님은 사과의 태도는 없고 도중에 사탕을 먹거나 실실 웃는 등 더욱 화만 불러 일으킨다. 그러한 그가 떠난 후에도 왠지 모르지만 다시 돌아와 미나토를 겁먹게 하여 다치게 한다. 감독은 여기까지 계속해서 그녀를 압박하고 굉장히 부담스러운 동시에 답답하게 연출함으로써 관객들 또한 그녀처럼 답답함을 느끼게 연출하였다.
여기까지 계속해서 관객들이 평정심을 잃게 끔 연출하고 문을 화면에 끼워 넣거나 사람들 사이에서 끼워져 있게 하는 등 답답하게 촬영한 이유는 바로 그 후의 반전에서 관객들에게 충격을 주기 위함 이었다. 호리 선생님이 걸즈바 (대충 한국에서는 노래방 도우미 방 정도의 느낌)에 다니고 있다거나 미나토에게 폭력을 가했다는 등 그의 언행과 언동들은 사실 전부 미나토의 거짓말들이었다. 물론 다른 이의 허점을 꼬집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조금은 좋지 않는 취미를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그가 절대 악인 것은 아니다. 사실은 미나토는 그의 품 속에 숨겨져 있는 다른 이에게는 말하지 못하는 감정들을 주체하지 못해 이를 숨기기 위해 호리 선생님을 방패로 감정을 포함한 자기 자신을 계속해서 숨겨 왔다. 물론 이 상황에서 더욱 문제를 크게 만든 것은 교장 선생 후시미 마키코의 원인도 물론 있다. 그녀는 처음 등장부터 슈퍼에서 뛰어다니는 아이에게 몰래 다리를 걸거나 하는 등 좋은 평가를 받기에는 힘든 장면으로 등장한다. 그러한 그녀가 최근 남편의 실수로 손녀를 처 버렸다는 비극적인 사고를 겪어 마음 고생을 힘들어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하지만 사실 이 영화에서 만약 악역이 누구냐고 물어본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교장과 미나토의 친구 호시카와 요리의 아버지인 호시카와 키요타카라고 할 것이다.
그녀는 호리 선생님의 잘못이 있건 없건 그것을 물어본 적은 단 한번도 없을 뿐더러 그에게 학교를 위해 사과를 하라고 압박한다. 그리고 청음 그녀가 바닥에 있는 껌을 때고 있는 장면에서는 그녀가 학교에 헌신하고 있다고 생각하였지만 사실 그녀는 학교라는 다수, 대를 위해서 호리 선생이라는 개인, 소를 희생시키면서까지 지키려고 한다. 게다가 이 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는 소문으로 퍼져 있는 사실은 그녀의 남편이 아닌 그녀가 그녀의 손녀를 실수로 죽였다는 사실을 학교에 남기 위해, 학교의 위엄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남편을 감옥에 까지 보내는 (물론 서로 합의가 된 일이겠지만 그럼에도) 냉혈한 인물이다. 그리고 또다른 악역, 키요타카는 아내를 잃고 (잃기 전부터 그랬던 건지는 모르지만) 홀로 호시카와 요리의 보호자이다. 그는 등장하는 장면 모두가 비호감으로 가득 차 있다. 낮부터 맥주를 들고 마시고 있고 만나자마자 다른 이의 직업을 내리 깎으며 자신의 자식에게 돼지의 뇌가 심어져 있어서 고친다는 명목 하에 그에게 폭력을 가한다. 이 때문에 요리는 다른 아이들과는 다른 언동과 학업 수준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아버지가 자주 가는 걸즈 바에 화재를 일으킨 제대로 된 어른에게 성장하지 못한 아이다.
영화는 전반은 어른들의 이야기, 그리고 후반에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면서 어른들이 보지 못한 이야기의 빈칸들을 퍼즐 조각을 보여주듯이 한 조각 씩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어른들은 좀처럼, 그리고 절대 보지 못하였을 무기노 미타토와 호시카와 요리의 친구로써의 관계.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영화는 전반에서 보여준 관객들 압박하던 연출들을 모두 풀어 이 둘을 어떠한 방해도 하지 않고 보여준다. 여기서 우리들은 과연 아이들이라는 존재가 과연 어른들에게 선으로만 보이는지 혹은 결국 아이들도 성선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어린 악인지 의문을 던진다. 물론 영화는 이 둘을 어떠한 괴물들에게도 공격받지 않은 순수한 어린이들로 그리고 있지만 사실 이 둘은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치게 하거나 건물 하나가 통째로 불태울 정도로 큰 화재를 일으킨 화재범이다. 아무리 광활한 시선으로 그들을 비춰도 우리들은 이들 또한 결국 또다른 형태의 괴물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피해자이자 동시에 가해자인 그런 이들을 감독은 괴물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감독은 인물 하나 하나에 이야기를 품게 하고 있다. 무기노 사오리에게는 <마더>와 같이 어머니에 대한 애정이란 과연 항상 옳은 것인가. 담임 선생님 호리 미치토시에게는 <더 헌터> 같이 어린 아이의 거짓말로 자신의 인생 자체가 인정받지 못하는 인물을. 어린 아이들 무기노 미나토와 호시카와 요리에게는 아이들이란 과연 항상 옳은 존재이며 아이들의 거짓말이란 진짜 거짓된 것을 이야기함인가 혹은 자신의 방어 수단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교장 후시미 마키코에게는 과연 대다수, 대를 위한 개인과 소의 희생은 정당한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하며 호시카와 요리의 아버지 호시카와 키요타카에게는 모든 성인과 부모들이 자신의 자식을 위한다고 하지만 과연 그것이 정말로 자신의 자녀를 위한 것인지 혹은 자신의 안녕을 위한것인지 판단 기준이 없는 인물이 부모의 역할을 맞게 되면 어떻게 되는지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감독은 이 많은 이야기들을 어떠한 충돌 없이 게다가 아이들의 이야기까지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그의 작품들 중에서도 상당히 극적인 이야기와 잔잔한 이야기들의 밸런스를 가장 잘 잡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필자는 아주 긍정적이고 호평을 하고 있지만 위에서는 7점이라는 말하는 것과는 상당히 반대되는 점수를 매겼다. 하지만 영화를 하나의 매세지 혹은 교훈을 배우기 위해 가는 사람은 많이 없을 것이다. 영화를 ‘즐기고’싶은 사람들에게는 추천하기 힘들기 때문에 영화의 점수가 낮은 것이다. 이에 대해 분명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필자에게 있어 영화는 분명 예술적인 부분과 오락적인 부분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너무나도 좋은 메세지와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이를 전달하는 무게감이 관객들에게 압박을 가한다. 그래서 필자는 좋은 작품이지만 함부로 추천하지 못할 것이다. 필자의 얕은 지식으로 평가한 영화를 누군가에게 추천하면 나도 모르게 괴물로 취급되고 그 사람도 괴물로 만들어 버릴 수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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