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불태우는 불처럼 뜨거운 명화 - 7/10
(이 글은 영화 전체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후기입니다)
영화의 배경은 19세기의 폴란드 마을 립세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총 4개의 파트로 나뉘어 있으며 각각의 파트는 계절을 따라서 이루어진다. 주인공 야그나는 동네에서도 아름답기로 유명한 동시에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는 착한 소녀로 소문이 자자하다. 그녀는 종이를 오려서 좌우가 같은 모양이 나오면서 모양이 만들어지는 종이 공예, 아트를 하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 그녀를 중심으로 아울을 포함한 사람들은 그녀와 사랑에 빠지기도 하며 절망하기도 하는 동시에 그들의 폭력성을 쟁취하지 못한 토지와 사랑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는 사랑에 대한 집착과 사랑에 의해 소멸해가는 사람들을 그려낸 하나의 아름다운 영화, 애니메이션이다.
고흐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그를 그려낸 영화들은 많이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고흐의 편지들을 토대로 그의 죽음에 대해 그려 나아가는 <러빙 빈센트>를 알고 있을 것이다. 이도 동일한 제작사로 폴란드와 프랑스의 합작으로 만들었으며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유화로 그려냈다. 영화는 애니메이션과 영화 그 사이 어딘가처럼 보여진다. 물론 영화를 보면 <러빙 빈센트>처럼 실제 인물들이 연기를 하고 이를 촬영하고 이를 프레임마다 유화를 그려 넣어서 영화로 제작한 것이다. <러빙 빈센트>의 경우에는 고흐의 그림들처럼 유화를 그려 넣음으로써 영화 자체가 그의 작품처럼 보이기 위해 유화를 그려 넣었다. 하지만 과연 고흐와는 관계없는 작품에도 굳이 유화를 그려 넣은 이유에 대해 의문을 표할 사람들도 존재할 것이다.
우선 첫번째로는 그 시대에 많이 사용되어진 그림 기법을 사용함으로써 그 시대를 더욱 깊이 반영하였음을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영화의 배경이 19세기인 만큼 그 시대의 인물들은 마치 유화 그림의 인물들처럼 보여지며 평소 미술관에서 봤던 그림속의 인물들에게 이야기를 그려낸 것 처럼 보여진다. 물론 이는 장르적 한계와 시대의 한계를 세웠다는 점에서는 안타깝지만 그럼에도 사람의 상상력이란 한계를 뛰어 넘는 경우도 많기에 이를 극복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두번째로는 유화 그림이 자체 CG인 면이 있다. 이를 통해 각각의 계절들이 넘어가는 장면이나 만약 저렴한 컴퓨터 기술을 통해 그려냈다면 부자연스러운 부분들도 존재할 것이다. 게다가 10년전에 좋다고 생각되어진 기술도 현재에 와서는 부자연스러운 면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완전히 제거하는 방법은 바로 CG를 사용하지 않는 방법이다. 물론 유화는 항상 장점으로 바뀌지 않는다. 유화라는 단점이 있지만 이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다. 시대적 배경 덕분에 더욱 높은 몰입을 할 수도 있지만 이와는 반대로 몰입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영화는 각각의 화면들은 너무나도 아름답게 그려진다. 그리고 일반적인 애니메이션에서는 보기 어려운 작은 디테일과 미장센들이 그려져 있다. 초반의 부러진 날개의 새를 보살피려고 야그나는 사실 이 새에 투영된 인물이다. 예술적 재능이 있음에도 립세라는 작은 도시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후반에 갈수록 마을의 모든 죄들을 뒤집어 쓰기 시작한 불행한 인물이다. 그러한 그녀를 위해 마지막 마을 사람들은 립세에서 그녀를 퇴출하지만 비를 통해 그녀의 해방과 자유에 대한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야그나는 모든 것을 가졌지만 가지고 있지 않았으며 모든것을 잃지만 이를 통해서 모든 것을 가지게 되는 성장기를 그려낸다.
<러빙 빈센트>와 <립세의 사계>를 비교한다면 파랑색의 일렁임과 빨간색의 타오름이라고 할 수 있다. 두 영화 모두 상업적으로 성공하기에는 어려운 부분들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이 두 영화 모두 상업적 성공을 위해서 만들어내는 작품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덕분에 필자와 같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축복인 셈이다. 제작사의 하나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유화로 그려낸 영화를 다음 작품에서는 어떻게 살려낼지, 혹은 다른 방법의 연출 방법으로 다음 영화를 선보일지 기대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다음 작품이 다시 기대가 된다는 것이다. 하나의 유화같이 아름다운 제작사에 대한 믿음이 뿌리 박히는 아름다운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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