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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 킹덤 – 사춘기 소년의 수인 일기

영화

by 페이퍼무비 2023. 11. 2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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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호수로 수인을 비추는, 경계선에는 도달하지 못하는 킹덤 7/10

 

 

 ( 글은 영화 전체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후기입니다)

 

 

 

 영화의 시작은 많은 대사로 전달하기 보다는 주인공 에밀은 이미 진작에 어머니는 죽었으며 아버지는 끝까지 어머니가 살아있고 존재한다고 믿고 있음을 서로 토론하면서 세계관에 대해 가볍게 설명한다. 그러한 부자는 가던 중 변종 환자를 옮기고 있던 응급차에서 튀어나오는 조류인간과 마주한다. 사회에서는 이러한 사람들을 변종(Mutation)된 사람들, 변질자라고 부르고 있으며 프랑스의 경우 이들과의 공존이 아닌 배제와 강제 치료를 하려고 한다. 이 병은 어디서 감염되거나 전파 되어지는게 아닌 갑자기 발생하는 병으로 그 원인과 치료법은 아직 파악이 되어지지 않는다. 변하는 종류로는 동물이기도 하며 파충류이기도 하며 그리고 곤충이 될 수도 있다.

 

 

 에밀은 어머니의 치료와 새로 생기는 격리 병원에 가까이 있는 학교로 전학을 하게 된다. 그리고 새롭게 전학을 간 학교를 다니던 어느 날 본인의 몸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함을 느낀다. 그 시작은 손톱 아래에 자라기 시작하는 새로운 손톱과 이빨이 점점 날카로워지고 그리고 뒤에 있을리가 없는 뼈가 새로 등장하는 등 외형적으로 점점 변해가기 시작한다. 게다가 외형만 변하는게 아닌 의식도 인간의 정신이 점점 사라지기 시작한다. 에밀은 점차 개과류로 변하기 시작하며 스스로 상처가 난 부분을 핥거나 스스로 정신을 잃고 행동하는 경우가 점차 증가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변화를 초반 등장한 조류인간 픽스를 통해 보여준다. 그리고 이 변화를 단순히 어둡게 그리는게 아닌 성장으로 보여준다. 이처럼 영화에서 사춘기 때의 성장과 변화를 변질이라는 소재로 보어주었다.

 

 

결말부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 <유키와 아메>를 떠올리게 하며 자녀가 제각각 인간의 삶과 늑대의 삶을 선택한 모습을 존중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보여지기도 한다. 두 영화 모두 자신의 자녀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결말을 보여준다. 이는 마치 X맨 영화의 시작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혹은 초능력을 손에 얻은 주인공이 예를 들어 스파이더맨이 있다고 하면 강력한 힘과 능력을 얻는 대신 자신의 정체성과 인간으로써의 의식이 점차 죽어간다고 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하게 해 준다. 다른 변질자들도 동물이나 곤충, 파충류로 변질되어진다고 하더라도 이를 바로 적응하는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준다. 그 또한 자신이 들어간 그 숲에서 새로운 자신을 찾고 바로 적응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러한 소년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고 목격하였다.

 

 

 이 영화를 보고 한국의 SF영화는 반성을 해야한다. 디테일한 설정과 세계관은 만들지 못하는 주제에 얼랑뚱땅 스케일만 크게 만들려고 한다. 그와 반대로 <애니멀 킹덤>은 봉준호 감독의 <괴물>처럼 정말 중요한 부분에서만 cg를 사용하였고 세계관이 SF라고 하더라도 정확히 사춘기에 갑작스러운 변화와 변태에 마주한 한 소년에 집중하고 있어 독특하고 서정적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이를 한 소년의 탈출 그리고 이를 잡기 위해 정부와 한 소년의 모험으로 그릴 수 있는 점을 섬세하게 인물들에게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가벼운 세계관을 그리는게 아닌 이주자들이나 변질자 등 각자 가지고 있는 시선과 생각으로 이야기하며 그들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깊이 이야기한다. 무엇보다 어미니가 변질자로 변모하고 그녀를 이미 죽은 사람 취급하는 에밀에게 변종이라는 병을 지니게 함으로써 그가 점차 이주자들, 변질자들을 부정하지만 어느 순간 그들로 변화하고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게다가 사춘기인 그 당시에 그가 변질자가 되어지는 것으로 인간으로써의 죽음이 점차 다가온다는 것은 너무나도 큰 혼란을 불어 일으킬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자신의 어머니가 점차 변화해 가고 있었음을 목격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더더욱 혼란이 가중되어질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영화는 새로운 생명체로의 변태 그리고 정신적인 성장을 굉장히 깊이 있게 보여준다. 그러한 소년을 섬세한 연출로 비추는 것으로 이 영화의 매력은 충분하다. 하지만 어딘가 영화 <경계선> 보다는 부족한 공존을 보여주는 동시에 성장이라고 하기에도 살짝 아쉬운 부분도 있는 영화다. 그럼에도 상당히 잘 만들어진 영화임에는 틀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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