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사랑하는 동아리 소풍 일기 7/10
(이 글은 영화 전체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후기입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영화를 좋아한 1세대 혹은 그 이후인 1세대와 2세대 사이의 영화를 좋아한 사람들의 모임에 관한 이야기이다. 물론 이 멤버 중에서 봉준호라는 현대 한국 영화계의 거대한 거물이 탄생한 모임이기도 하지만 봉준호 감독이 부탁한 것도 포함해서 이 영화는 봉준호 감독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단지 영화의 흐름에 오른 인물 1로 참가할 뿐 절대 그의 전기 영화이거나 그를 칭송하는 영화는 아니다. 봉준호 감독은 노란문 이라는 집단에 소속해있었던 인물 1로 가볍게 그려지고 있으며 그처럼 영화에 미치고 사랑하였던 인물들이 어떻게 태어났으며 그들이 어떻게 영화를 봤는지에 대해 그리고 있다.
그 시대, 2000년대 초반에 영화 시장은 그야말로 혼돈과 낭만이 가득한 시대였다. 정품은 무슨 저작권이라는 단어도 생소하였던 그 시대에 외국 영화는 커녕 한국 영화도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이었다. 물론 해외의 경우 죠스를 통해 블록버스터라는 언어가 만들어진 만큼 영화관들도 점차 자리를 잡고 스타워즈로 사람들이 영화가 최고의 오락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된 시대였다. 하지만 한국에서 이러한 영화를 수입해오고 심지어 자막을 다는 사람이 얼마나 있었을까. 마치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를 직접 녹음하기 위해서 숨을 죽이고 타이밍을 쟀던 불편하지만 낭만이 있었던 시대였을 것이다. 게다가 영화 전문 서적이라고는 한국에 들어오지 않았던 그 시대에, 평론가라는 직업도 직업으로 치부되지 않았던 시대였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시대에 영화를 사랑한 사람들이 현재의 영화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한국 영화의 최고의 정점기, 리즈 시절은 바로 2003년이라고 말한다. 영화를 잘 안보는 사람들도 이 시대에 나온 영화 중 하나는 분명이 알 것이다. <올드보이><살인의 추억><장화, 홍련><지구를 지켜라!><실미도><클래식><동갑내기 과외하기> 등등 한국 영화의 정점을 찍었던 그 시대의 영화들이다. 심지어 해외 영화들도 포함하면 그 리스트는 더더욱 정점을 찍는 시대였다. 그들은 이 시대가 가장 눈부셨던 이유가 영화의 퀄리티도 퀄리티이지만 다양성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그리고 실재로 보면 영화들이 겹치는 부분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만큼 영화관을 찾는 이유는 너무나도 확실히 제공해주었던 시대였던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는 이 영화, 다큐멘터리는 과거의 낭만을 회상하는 동시에 현 한국 영화시장에 대한 따끔한 회초리이다.
영화관은 물론 영화 시장 자체가 얼어 붙어있는 시대이다. 인플레이션으로 사람들은 점차 지갑을 닫고 그에 반해 영화 값은 점차 오르고 있다. 필자가 가장 저렴한 값으로 영화를 본게 조조로 5000원을 지불하였던 그 때이다. 지금은 조조도 11000원 정도가 되었으며 15년만에 딱 2배로 상승하였다. 그만큼 영화 값은 사람들에게 가장 체감되어지는 인플레이션의 증표 중 하나일 것이다. 게다가 OTT도 점차 커지고 있지 않던가. 영화, 드라마 리스트 구경만 하는 것만으로도 영화 하나를 본 만큼의 자극이 뇌에 올 만큼 다양한 미디어들이 우리들은 현혹하는 와중에 영화관은 과연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가에 대해 그들은 진지하게 토론할 것이다. 그리고 관객의 입장에서 그 답은 너무나도 명확하다.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어라! 그럼 가서 볼 것이다!’
실제로 슬램덩크의 갑작스러운 성공은 물론 몇 번이나 보는 사람들이 다수 있었던 만큼 사람들은 영화가 재미있고 잘 만들어 졌으면 몇번이나 보고 기꺼이 영화관을 찾아간다.
한국인들의 성장 속도는 굉장히 빠르고 영화 또한 한국인의 수준이 굉장히 높아졌다. 이는 우리들에게 영화관이라는 공간이 다른 나라에 비해 가까이 있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로 꼽히며 그만큼 우리에게 영화라는 매체는 너무나도 가까이 있었던 대중문화이다. 이 문화를, 영화관을 살리기 위해서는 관객의 기준 그 이상의 영화들을 보여주어야 한다. 제작비가 부족하다는 소리도 하지만 미안하지만 선샤인 영화제만 가봐도 한국보다 적은 제작비로 훌륭한 영화를 만드는 제작자들도 정말 폭포처럼 쏟아진다. 이대로 가다가는 영화 시장은 바닥을 보일 것이다. 그러니 필자는 팝콘과 음료로만 돈을 벌려고 하는 영화 관계자들에게 그만 나태해지고 제대로 된 영화를 만들어 주기를 부탁한다. 부산영화제에서 영화관에서 봤던 만큼 그 공간에서는 젊고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가득 차 있었다. 그렇게 그 공간에서 본 만큼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구나 하는 놀라움이 가득하였다. 그만큼 우리 한국 영화 시장은 앞이 창창하다. 이렇게나 창창한 미래를 자본으로 바꾸는게 대형 제작사들의 의무이자 책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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