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비행자들 - 나중에 잘 다듬어서 리메이크 하면 좋을 것 같은데?

영화

by 페이퍼무비 2023. 11. 21. 13:04

본문

각자의 자유를 찾아 나서는 지루한 남자들. 4/10

 

 

( 글은 영화 전체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후기입니다)

 

 

 

 영화는 총 3개의 파트로 진행된다. 파트 1에서는 은행에서 돈을 훔치려고 하는 주인공 모란을 멀리서 카메라로 바라본다. 그가 훔치려고 하는 이유는 절대 즉흥적인게 아닌 총 10억을 훔치고 이를 둘로 나누면 총 5억씩 가지게 되면서 총 25년이면 1년에 5000만원, 그리고 그걸 월별로 나누면 약 400만원이라는 거액을 매 달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그는 감옥에 잠깐 있다가 들어오는 것으로 죄를 충당하고 평생 먹고 살 돈을 손에 얻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범죄를 위해 기존에 은행에서 같이 일을 한 로만에게 범죄를 제안한다. 사실 그냥 협박에 가까운 말이기는 하였지만 그럼에도 그는 흥미를 느끼고 가담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들의 은행이 이 사실을 감추기로 한 동시에 그 당시에 근무하고 있었던 모든 인물들을 하나하나 정리해고 시키기 시작한다. 오히려 공범인 친구만이 마지막에 없었다는 이유로 남게 되지만 그 또한 계속해서 추궁과 압박을 받는다.

 

 익살스럽게도 모란은 자신의 직접 자백을 할 때까지 그를 아무도 잡지 않았다. 이는 은행 쪽에서 자신들의 고객에 대한 신뢰가 내려갈 것을 염려하여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마무리를 지었기 때문이다. 익살스럽게도 필자는 이를 통해 우리들은 우리 한국의 은행들이 어떻게 중간 중간에 돈을 빼 돌려도 세무청에 의해 발각이 될 때까지 안 들키고 있었는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 어느 나라나 은행은 똑같구나 라는 씁쓸함과 어떻게 그들이 모르는 척을 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알게 된다. 마치 담백한 블랙 코미디의 느낌이 나며 이는 마치 쓴맛이 많이 느껴지지 않는 블랙 커피를 마시는 기분이다.

 

 여기까지 보면서 필자는 이는 상당히 흥미로운 주제이며 이를 잘 마무리 짓는다면 할리우드에서도 충분히 흥미를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하이스트 무비들이 도둑들을 중심으로 만들어 전적은 여러 번 있어도 이로 인해 피해를 본 은행의 시점을 다룬 적은 없기 때문이다. 잘 다듬기만 한다면 괜찮은 블랙 코미디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이렇게 영화가 끝까지 진행된다면 이는 절대 프랑스 영화가 아니다. 영화는 <미드 나잇 익스프레스>에 프랑스적 철학을 넣은 느낌으로 변질되기 시작한다.

 

 영화는 파트 2로 넘어가면서 장르와 완전히 바뀐다. 1부가 하이스트적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면 파트 2부터는 감독의 철학 그리고 예술 영화로 변질되어진다. 2부에서는 시선이 바뀌면서 갑자기 정령과 같은, 귀신들과 같은 사람들이 등장하며 동료들이 생기게 된다. 그들의 등장에 마치 그리스 신화에 등장할만한 하프의 음악이 등장한다. 이상한 세이렌이 떠오르게 하는 사람들이다. 마치 <스탠 바이 미><옥토버 스카이>처럼 사람들을 만나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동행하는 느낌이지만 이와는 다른 느낌을 보여준다. 돈이라는 존재와 개념이 사라지고 정령같은 친구들을 사귀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이렇게 변한 분위기에 관객들은 쟤들은 또 뭐야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는 것이다. 그들과 동행하면서 로만은 그 중 한 여성과 사랑에 빠지고 그녀와 함께 지내기 시작한다. 이야기가 진행되며 후반에 그녀가 바로 모란이 사랑하는 여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순간 영화는 설마 설마 하였던 한 명의 여자를 가운데 두고 싸우는 형태로 진행된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로 의심을 하지만영화는 그렇게 진행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 둘을 통해서 영화는 비행자들, 자유에 대한 감독의 상상을 그려넣는다. 모란은 감독에서 나오면서 자신이 사랑한 그녀를 찾기 위해 말을 타고 지평선 너머로 사라질 때까지 카메라가 조용히 그를 바라본다. <노마드랜드>처럼 떠나고 마는 남자 주인공. 그도 그가 사랑한 그녀를 찾아 떠난다. 그리고 기존에 절반씩 나누어 가질 예정이었던 모든 돈을 모란이 찾아가지 않자 로만이 전부 가지게 되며 그는 다른 자유를 느끼게 된다. 이처럼 영화는 자유에 대해 깊이 있는 모습을 전달하려고 한다.

 

 이처럼 감독이 처음에 설명할 때 5년에 걸쳐 제작한 영화라고 하는데 5년동엔 뭘 한건지 궁금하다. 마치 감독의 무의식의 여행을 보는 듯 하다. 과연 이 영화의 주제는 무엇일지에 대한 생각을 해도 해도 모르겠다는게 문제다. 마지막에 가서는 어느정도 감을 잡히지만 마지막의 마지막에 보여줄 이유가 없지는 않는가. 설마 현대 사회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방출하는 것일까라는 의심도 있지만 영화는 이를 크게 노리고 있지 않는 듯 하다. 자유를 찾아 떠나는 사람과 돈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자유를 얻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물론 메세지는 좋지만 이를 전달하는 방법, 연출이 아닌 재미면에서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즐거웠나요? 혹은 재미있었나요? 라고 묻는다면 사람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 것이다. 대사로 말하는 장면보다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진행되는데 과연 이 장면을 하나하나 다 보여주어야 할까 하는 의문이 드는 장면들이 다수 등장한다. (이렇게 괜히 시간을 늘리는 데에 필요성을 느끼는 분들도 있겠지만 만약 이 장면이 이렇게 까지 늘어져야 하는 이유를 알고 계신다면 알려주시기를 바란다) 필자가 분석해본 결과 이 영화를 정말로 지루하게 느끼게 하여 극장에 나오는 순간 관객들도 인물들과 같이 자유를 몸으로 체험하기를 바래 이렇게 영화를 만든 것일지도 모른다는 굉장히 변태적인 해석밖에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소재는 괜찮아 보이지만 이를 위해서 기다리고 이내해야 할 점들이 너무나도 많다. 이를 깔끔하게 잘라내고 재편집만 한다면 2시간 내로 다시 만든다면 좋을 텐데.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