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에 맞지도 않는 유치한 껍데기를 씌운 <앤더맨> 짝퉁 영화 2/10
(이 글은 영화 전체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후기니까 영화는 보지 마세요. 진짜로요)
일반적인 호러 영화에서 악당은 두가지로 갈린다. 무언가 사연이 있어 악당 혹은 초자연적인 형태가 되어 주인공들을 괴롭히거나 혹은 그냥 순수한 악으로써 사회에 등장하여 큰 이유 없이 그냥 등장인물들을 괴롭히는 두가지의 종류의 악당이 있다. 영화의 초자연적 존재이자 악당으로 비춰지는 존재 슬랜더맨은 최근에 등장한 인터넷 미신이자 영화로는 첫 등장하는 존재이다. 이미 게임으로는 몇 차례 만들어져서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존재이다. 깡 마르고 키가 크며 이목구비가 존재하지 않으며 어디선가 갑자기 등장하는게 특징인 미국의 도시전설에 등장하는 괴생물체이다. 이러한 괴생물체는 특별한 사연이나 이유 없이 존재하며 큰 과거 설명 없이 단순한 ‘악’으로 설명이 된다. 이러한 ‘악’을 호러에 등장시킨 이상 크게 두가지로 밀고 나아가야 한다. 한가지는 악을 대면하는 인물들이 호러를 퇴치하거나 무찌르기 위해서 합심하고 그들이 점차 성장하는 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두번째로는 등장하는 인물들이 전부 무참히 죽을 정도로 강렬한 연출이나 파괴적인 장면들로 ‘악’을 극대화하여 보여주는 것이다. 이 영화는 인물들의 성장을 보여주지도 못했을 뿐더러 슬랜더맨을 이용한 특출 난 연출을 보여주지도 못하였다.
영상에 담기는 캐릭터들이 일정하지 않다. 촬영 감독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캐릭터들을 보여주어야 한다. 하지만 왜 그런진 모르겠지만 대사 한번에 장면 하나, 다른 대사 당면에 다른 각도에서 장면 하나. 이렇게 하나하나 다르게 나아가기 때문에 영화는 인물들이 어떻게 들어올지, 그리고 각각 어떠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화면, 프레임에 담겨있는 인물의 위치로 전혀 알 수 없다. 물론 호러 장르라는 특징에서 예측이 불가한 각도에서 등장하는 것은 관객들에게 새로움을 선사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이러한 예상 못하는 각도에서 캐릭터를 비추는 것은 관객들이 영화를 이해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심지어 조명에서도 캐릭터들의 표정이 노출되지 않고 가려지기만 하는 장면에서는 이 영화가 촬영면에서는 계속해서 안타까운 선택을 해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 다른 의미에서 또다른 호러를 극대화 하였다.
필자가 생각하는 ‘슬랜더맨’의 가장 큰 특징은 어느 순간 자신의 곁, 뒤, 그리고 앞에 등장하는 것이다. 감독은 슬랜더맨을 이용하여 깜짝 놀래키는 것이 아닌 그가 어느 순간 곁에 존재하며 등장하는 인물들은 물론 관객들도 눈치채지 못한 사이에 그가 화면에 등장하고 그냥 계속해서 인물들을 주시하는 장면이 필요하다. 단순히 옆집 호러 영화에서 보여주는 깜짝 등장 연출로는 슬랜더맨의 매력을 어필하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한 면이 있다. 유일하게 칭찬할 부분이 슬랜더맨이 갑자기 뛰어오는게 아닌 천천히 걸어오는 것이라고 한다면 관객들은 호러적 연출이 얼마나 심각한지 바로 인지할 것이다. 무엇보다 화면이 앞뒤로 늘어나는 장면에서는 조금은 다르게 표현하였으면 호러를 더욱 극대화하였을 것임에도 감독의 게으름이 이를 막았다. 게다가 중후반의 남자 인물의 얼굴이 흔들리고 뒤의 배경이 흔들리는 연출은 출연한 배우들을 후회시키기 딱 좋은 연출이다. 게다가 후반의 거울 장면에서는 거울을 마주보고 있는 장면은 서로 다른 인물이 마주보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차릴 정도로 티가 난다. (이 방법은 심지어 터미네이터 1,2편 시대에 사용되어진 방법이다!) 이 영화는 1천만 달러 제작비가 사용되었다는게 가장 큰 공포 중 하나다.
최근 호러 장르의 특징 중 하나는 호러 장르가 더 앞서지만 초자연적 존재가 아닌 과학기술 개발에 의해 생길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이 그 두려움의 기초가 된다는 것이다. 과거 후기를 남긴 <메간>이나 <인비저블맨>이 그러한 특징들이다. 물론 블룸하우스 제작사가 독보적으로 내밀고 있는 특징이기에 최근 호러 영화의 전체 트랜드라고 하기에는 어렵지만 그럼에도 새로운 형식의 호러 영화들이 제작되어지고 있다. 그러기에 만약 공상과학의 틀을 씌울 것이라면 어떠한 특정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들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게 되고 이들이 모두 슬랜더맨처럼 보인다는 설정으로 슬랜더맨의 존재를 공상과학적으로 설명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혹은 공상과학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슬랜더맨, 하나하나 띄어서 ‘슬랜, 더, 맨’ 으로 나누어서 과거 슬랜이라는 인물의 과거사를 다루는 동시에 슬랜더맨을 설명하면서 영화 혹은 드라마를 만들었으면 더욱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필자의 생각을 담아본다. 솔직히 이미 만들어진 영화에, 엎질러진 물을 바라보면서 필자의 의견을 넣기는 싫지만 분명 이 영화보다는 좋았을 자신이 있다.
뒤로 갈수록 난잡해지고 카메라는 더더욱 객기를 부리며 이로 인해 등장인물 이상으로 관객들은 영화에서 혼란스러움 속에 빠지는 여정이 함께한다. 연출은 그야말로 최근 대학교 영화과 졸업작품보다 못하는 연출들이 즐비한다. 감독의 대학교 졸업작품을 여기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사실 슬랜더맨은 우리의 시간을 빼앗아 간 감독이 아니었을까. 앞으로 감독과 슬렌더맨은 영원히 사라질 것이다.
그란 투리모스 – 일본 관광청이 만든 <마리오 카트는 레이서의 꿈을 꾸는가> (0) | 2023.09.26 |
---|---|
스파이럴 – 빙글빙글 돌아가는 쏘우(카피켓)의 하루 (0) | 2023.09.23 |
일라이 (2019) - 유원지에 새로 생긴 귀신의 집에서 탄 냄새가 난다 (0) | 2023.09.18 |
무한의 주인 : 불멸의 검 – 일본의 저주, 불멸의 실사화 (0) | 2023.09.13 |
똑똑똑 – 아이디어는 좋은데… 왜 맛이 없지? (0) | 2023.09.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