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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펜하이머 – 망치와 끌로 섬세하게 다듬어가는 현대의 프로메테우스

영화

by 페이퍼무비 2023. 8. 19.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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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불을 선사한 프로메테우스의 시선을 엿보게 해준다 9/10

 

 

( 글은 영화 전체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후기입니다)

 

 영화는 도입부에서 프로메테우스에 대해 설명하고 언급한다. 프로메테우스는 신만이 사용하고 관리하던 불을 훔쳐 인간들에게 불을 선물하였다. 그리고 이에 대한 벌로 평생동안 독수리에게 간을 쏘이는 형벌을 받게 된다. 우리는 항상 프로메테우스에 대해 불을 선사해준 고맙고 위대한 신으로 치부된다. 하지만 한가지 궁금한 점은  불을 받은 인간에서의 시점이다. 그가 선물한 불을 선사 받은 인간들은 마치 앞으로 모든 것이   것이라는 듯이 불을 받는 명화들이 다수 존재한다. 하지만 필자는 이에 의문을 가진다.

 

과연 인간들은 선물 받은 불에 대해 처음부터 호의적이었을까?’

 

 현대사회에 있어 불은 조리를 위해 사용되어지거나 우리들의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데 사용되는 고마운 존재다. 하지만  고마움도 우리들이 제어할  있기 때문에 우리들이 느끼는 감정일 뿐이다. 만약 인간이 처음 불을 받았을  그들이  이라는 도구에 대한 어떠한 지식도 가지고 있지 않고 다루는 방법을 몰랐다면 그들에게 불은 과연 이로운 도구였을까. 혹은  도구의 한계와 잠재력을 알지도 못해 두려움도 느끼지 못한 것은 아닌가 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영화는 필자의 의문에 대해 놀란 만의 생각을 보여준다.

 

 사실 감독이 오펜하이머라는 인물  명에 초점을 맞춰서 영화를 제작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날카로운 영화가 될지 의문과 기대를 가졌다. 그도 그럴 것이 놀란 감독은 지금까지 거대한 망치로 처내는 듯한 강렬함을 보여주는 감독이었다. 무엇보다  망치는 매번 정확하고 어마어마한 영향력과 파괴력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그러한 그가  명의 사람에게 초점을 맞춘다는 말을 들으면 망치가 아닌 날카로운 칼과 같은 연출이 나오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필자가 간과한 점은 놀란은 절대 망치를 내려놓을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는 오히려 끌을 가져와서  망치의 완급 조절과 섬세한  조절로 영화를 특정 부분은 거칠게, 특정 부분은 매끈하게 다듬어 아름다운 현대의 프로메테우스 조각상을 만들어냈다.

 

 영화의 초반의 플롯의 진행은 마치  사람의 기억을 부분부분 홈쳐보는 듯이 연출하였다. 이는 스토리에 깊이 방해하지는 않고 오히려 오펜하이머라는 사람이 어떠한 사람인지에 대해 빠르게 이해시켜준다. 그렇다!  영화는 드라마 라는 장르에 올인한 영화다. 드라마란  사람의 가장 극적인 순간을 포착한 장르이다. 흔히들 사용하는 드라마틱하다 라는 표현이 다른 사람의 일생에서 정말  순간 있을까 말까  정도로 극적이거나 특별한 순간임을 말하는 것이다. 오펜하이머가 일궈내고 경험해낸 그의 업적과 사건들을 생각해보면 인생  자체가 드라마라고도   있겠지만 이를 3시간 이라는 시간안에 보여줘야 하는 놀란 감독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피가 말리는 편집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일반적이라면 4부작에서 8부작 정도의 드라마도   있는 이야기를 3시간 만에 합축하여 보여주는 느낌도 들었지만 감독의 연출 방법으로 빠르지만 이를 부담스럽지 않고 탬포를 지켜 나아가면서 관객들에게 부드럽게 전달한다.

 

 만약 1회차를 본다면 이를 이해하는데에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다. 왜냐면 너무나도 많은 등장인물들과 놀란 감독다운 시간선을 뒤죽박죽으로 섞은 연출이 보여지기 때문이다. 이렇기 때문에 2회차때에는 확실하게 이해하기 쉽다. 하지만 이렇게 시간을 뒤죽박죽으로 섞는 그의 연출은 그의 데뷔작 <메멘토>에서부터 보여진 연출이다

 

18-Minute Analysis By Christopher Nolan On Story & Construction Of Memento -

(https://www.youtube.com/watch?v=tYScJZWhaHA)

 

 위의 영상을 보면 놀란 감독의 스토리의 특징을   있다. 그는 앞으로 나아가다 반바퀴 돌려서 마치 잠수함의 앞부분 처럼 선을 그린 다음  잠수함을 토막을 낸다. 그리고  토박은  아래로 나뉘며 놀란 감독은  아래를 번갈아가면서 삽입하는 것으로 편집한다. 그래서 아마 <메멘트>  관객들은 필자를 포함해서 이게 무슨 난리인가 라는 생각을  수도 있지만 끝나고 다면 끝나지 않는 공간에 갇힌 마치 영화 <트라이엥글>처럼 계속해서 굴러간다. 그리고 놀란 감독은 여기에 더해 하나의 선을  추가하였다. 그것은 바로 흑백으로 일직선인 루이스 스트로스의 스토리와 관점이다. 다시 말해 영상에 나오는 완곡한 선은 컬러, 그리고   관통하는 하나의 일직선을 흑백으로 보여준다. 개인적인 사견을 더하자면 놀란 감독은 이번 영화로 스토리와 연출에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은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영화는  2개의 시선으로 진행되며 각각의 스토리들은 제각각 다른 속도를 가지고 있다. 첫번째 시선은 컬러인 핵융합과 두번째 시선은 흑백인 핵분열로 나뉜다. 핵융합은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관점에서 보여주며 핵분열은 루이스 스트로스의 관점에서 보여진다.

 

 흑백은 컬러보다 흑과  다시 말해 선약과 악역이 확실하게 드러난다. 비록 컬러에서도 악역이라고 부르는 인물이 존재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이 오펜하이머의 정신적 불안감이 더욱 크고 그를 막아 서거나 정반대 위치에  있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흑백에서는 오펜하이머에게 질투  개인적 복수를 하려고 하는 스트로스라는 악역이 존재하며 이를 통해 흑백 장면에서는 확실한 악인과 선인을 구분하였다고   있다. 마치 체스의 검정색과 흰색처럼 이들의 관계는 대립하고 있다고   있다.

 

 앞에서 말했듯이 오펜하이머의 이야기는 메멘토처럼 과거와 미래 그리고 조금  나아간 과거와  가까워진 미래를 반복해서 보여주며 이야기의 가장 중심인 알버트 아인슈타인과 오펜하이머가 이야기를 하고 헤어지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영화의 막을 내린다. 그리고 영화의 처음에도 보여졌지만 젊은 오펜하이머는 비가 내리면서 바닥의 웅덩이의 파동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바라본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에서 아인슈타인에게 이야기를  때도 그는 연못의 파동을 바라보며

 

알버트, 제가 이전에 보여준 계산 기억나요? 파괴의 연쇄 말이에요. 이미 시작된  같아요

 

 웅덩이에 퍼지는  파동 하나하나는 그가 개발한 폭탄을 시사한다. 그는  웅덩이에 퍼지는 파동처럼 자신이 만든 폭탄이, 혹은  이상의 폭탄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폭발하는 것은 아닌지 심려한다. 하지만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읽을  없는 인간의 생각과 마음이다. 양자역학이 관찰할 때와 관찰하지 않을  그리고 두가지 형태도 동시에 존재할  있는 패러독스, 역설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는 어느 쪽도 아니지만 어느 쪽도   있는 여러 가능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상태이다. 이처럼 오펜하이머는 계속해서 소통과 화합을 주장하지만 세상은 그의 의견에 환영하지 않는다. 오히려 무수한 사람들은 죽인 폭탄을 만드는 맨해튼 프로젝트를 이끈 사람이 갑자기 핵개발을 멈추고 소통과 화합을 주장하면 그를 이해하지 못하고  하는 사람들은 그를 손가락질 한다. 심지어 세상이 그를 핵폭탄의 아버지라고 외치는데 그의 주장은 계속해서 묻힌다. 앞서 대사에서 우리들은 그의 시선이 일반인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있다.

 

현실을 넘어서는 영역을 바라보는 시선을 가진 사람

 

 이처럼 사람들이 상상하는  이상을 바라볼  있는 사람이었던 만큼 사람들에게 이해 받지 못하고 뒤늦게 사람들에게 인정 아닌 인정을 받는 사람. 현대의 프로메테우스는 사람들에게 불을 나누어 주었음에도 신이 아닌 인간들에게 간을 쪼이고 있다. 그리고 현대 사회는 아직도 그가 선사한 불을 어떻게 써야 이로운지 혹은 어떻게 써야 하는건지 아직 깨닫지 못했다. 이는 프로메테우스가 인간들에게 처음 불을 선사했을 때와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누군가는 이를 통해 세상을 불태우려고 하였을 것이고 누군가는 이를 통해  나은 세상을 만들려고 하였을 것이다. 놀란 감독은 그 중간에서 인간들에게 불을  프로메테우스의 시선을 엿보게 해주는 영화를 우리들에게 선사하며  판단을 우리들에게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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