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후’가 아닌 ‘앞으로’를 8/10
(이 글은 영화 전체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후기입니다)
근래 극장에도 가지를 않고 많은 작품을 관람만 하고 있는 필자에게 새로움을 주는 작품은 많이 없다. 그런 와중 [소녀☆가극 레뷰 스타라이트 론도·론도·론도]라는 작품을 관람하며 기존에 애니메이션에 가지고 있었던 편견이 사라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야기적으로는 그리 특별치 않은 소녀들의 성장을 그리고 있지만 이를 하나의 연극 무대와 같은 연출로 감싸는 융합력과 상상력에 감탄을 보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소녀☆가극 레뷰 스타라이트 론도·론도·론도]의 편집되어지지 않은 TV 애니메이션까지 관람을 한 후 이번 리뷰 작품인 [극장판 소녀☆가극 레뷰 스타라이트]까지 관람을 하였으며 필자 기준으로는 8점에 해당하는 아주 멋진 작품이었다.
만약에 TV 애니메이션이나 이를 극장판으로 편집한 [소녀☆가극 레뷰 스타라이트 론도·론도·론도]를 관람한 관객이라면 이번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 하나하나의 이야기에 몰입 할 요소가 다분하다. 무엇보다 이전에 그들이 한 명의 주인공에게 집중되어지기 위함을 위한 조연들이라고 하더라도,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주목을 받지 못한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그런 캐릭터들 또한 주인공 못지 않게 성장하였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주인공이 다시 스스로의 미래를 되뇌는 사이에 그들 또한 성장하였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연출을 각자 개성 넘치게, 그리고 쉴 틈 없는 방대한 정보의 폭포로 관객들을 어지럽게, 그리고 황홀하게 만든다.
사실 이번 작품과 같이 혁신적인 아방가드르한 연출, 굉장히 다채로우면서 앞 뒤가 이어지지 않는, 오로지 아름답다고 판단되어지는 그림들의 연속되어진 장면들에서 위화감과 거부감이 느껴지는 관객들 또한 분명 존재한 것이다. 무엇보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극장판 모노노케: 우중망령]이 스토리를 배제하고 너무나도 아방가르드함에 사람들에게서 일부 혹평을 받음 점에서 이를 현명하게 사용하지 않으면 관객들에게 혼란스러움만을 제공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필자는 엄청 좋게 봤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번 작품은 그 연출들이 캐릭터들의 성장과 재탄생을 보여주는 연출로 뒷받침 되어지고 있다. 마치 [아케인]에서 일부 연출들이 흑백, 수체화, 여러 다양한 그림체의 활용과 과거와 오가는 연출 등과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이번 작품이 필자는 8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주지만 ‘무대’라는 문화를 잘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연출도, 그리고 그들이 이렇게까지 자신을 바쳐서까지 스타라이트라는 존재에 목을 메는지 이유를 모를 수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무대’의 존재는 일본과 한국에서는 의미 자체가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일본에서의 무대는 한국에서는 잘 비춰지지 않는 연극, 뮤지컬, 낭독극, 노가쿠라고 불리는 일본의 고전 연극 등 그들의 전통 문화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으로 따지면 판소리나 탈춤과 같은 고전 문화의 일부라고도 볼 수 있다. 현재의 한국에 와서는 한국의 아이돌, 그리고 뮤지컬의 주인공을 위해 스스로를 재구성, 재탄생하는 모습을 여럿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가 일본에서 전문적으로는 아니지만 연극 무대 제작에 여럿 참가한 것을 배경으로 생각해보면 그들이 생각하는 ‘무대’가 한국에서 같은 의미로 통용되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시선에서 보면 그들의 싸움은 무대에 서고 싶어하는, 그 나이에서만 가능한 뜨거운 열정을 기반으로 하는 순수한 열망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한 열망의 연출은 결코 쉽지 않다. 마치 [블루 자이언트]에서 음악을 들으면서 이에 심취하고 빠져들면서 상대의 매력에 빠져버리는 표현을 위해 일반적인 연출이 아닌 이를 창의적이고 예술적인, 아방가르드한 표현으로 관객들을 매료시켜야 한다. 그리고 이를 시이 적절한 예술적인 연출에 더해 기존에 그려지기에는 시간이 부족하였던 캐릭터들의 서사를 한 명 한 명 완전히 그리고 아름답게 표현한 제작진에게 필자는 매 싸움마다 일어나서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필자가 이번 작품에서 놀라웠던 점은 매 순간 보여주는 뛰어나고 독창적인 연출들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기존 캐릭터들의 서사에 온점을 찍어주는 동시에 부드럽게 다음 챕터로 그들을 옮겨준다는 점에 있다. 최근과 지금까지의 대부분의 TV 애니메이션의 극장판은 이미 끝난 이야기에 필요 이상의 이야기를 붙임으로써 기존 관객들의 지갑을 노리는 상업적 이유가 메인인 극장판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퀄리티는 기존의 이야기들에 비하면 한참 뒤쳐지는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등장하여 기존 팬들만 신나하는 그들만의 놀이터였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지금까지 하나의 축을 담당하였던 캐릭터들이 마치지 못한 이야기를 정리해서 작별을 고한다. 미래를 정하였음에도 정리되어지지 않은 관계. 자신이 정한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하는 캐릭터. 스스로를 위해 멀어지지만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될 것을 보여주는 캐릭터 등 개개인의 깊이는 물론 이를 통해 밀린 숙제와 같았던 매력까지 한껏 이끌어 올린다. 이는 TV애니메이션의 주인공 2명에게도 당연히 해당이 되어지는 점이며 9명이나 달하는 그들의 서사를 단 2시간이라는 시간 안에 보여주는 동시에 이를 아름다운 연출로 전달하였다는 점에서 필자는 아직 2025년의 시작 단계이지만, 올해 본 최고의 애니메이션 영화 중 하나라고 단연코 말할 수 있다.
요약 3줄
1. 기존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을 헌정한다.
2. 이를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기법으로 연출하다니
3. 변태스러운 제작진에게 열혈한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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