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으로 발현되는 보도의 가치, 의미 8/10
(이 글은 영화 전체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후기입니다)
한국에서는 스티븐 스틸버그 감독의 [뮌헨]으로도 알려진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11명의 이스라엘 선수들이 살해당한 사건을 중심으로 ABC보도국의 스포츠팀이 생중계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이다. 각 나라와 지역의 분쟁의 원인과 여러 사건들에 대해서는 필자가 아는 지식이 얇은 관계로 바로 영화에 대해 들어가고자 한다.
영화는 한 장면 하나하나가 의미를 깊이 나타내게끔 그려져 있다. 이를 통해 초반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어떠한 성격이며 그들이 가지고 있는 신념과 행동거지에 대해 빠르게 보여준다. 단순히 대사로 언급하는 것 이상으로 가볍지만 섬세한 장면들의 연속으로 관객들은 설명 없이도 캐릭터들을 이해하고 동시에 빠르지만 놓치는 부분 없이 영화의 흐름에 몸을 맡길 수 있다. 무엇보다 촬영에서는 집중되어져야 할 캐릭터를 중심에서 놓치지 않는 동시에 캐릭터의 혼란에는 카메라 또한 휘청거리며 분노에서는 빠른 발걸음과 아래로 내리면서 감정을 대변 및 극대화 해준다. 그리고 차분하지만 정적인 순간에는 멀리 캐릭터와 배경을 겹치게 만들어 그의 감정을 억누르게 하며 대사 이상의 정보들을 전달해준다.
하나 아쉬웠던 점은 대사들이 가지고 있는 깊이를 번역 속에 기존의 대사만큼 담지 못한 점이다. 물론 이를 전부 직역을 한다면 한국 관객들에게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이 존재할게 분명하여 이를 보완하고자 부드럽게 번역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귀로 들리는 대사와 눈으로 읽히는 자막의 괴리감에서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만큼 작품에 나오는 대사들에는 깊이와 관계, 그리고 각 캐릭터들의 행동을 충분히 대변하며 영화의 각본을 탄탄하게 만들고 있다. 무엇보다도 눈에 보이지 않고 전화통화만으로도 기자 본인의 눈에 보여지는 장면을 서술하는 것과 이를 청취하는 캐릭터들의 리액션으로 직접 보여주지 않아도 전달되어지며 영화의 힘이 끊기지 않게 관객들을 끌고 간다.
할리우드의 유명 작가 중 한명인 ‘아론 소킨’은 여러 뛰어난 드라마와 영화들의 각본을 완성하였으며 그의 작품 중 하나인 [뉴스룸]이라는 드라마와 비슷한 결을 지니고 있다. 이 작품 또한 40년 전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1972년에 벌어진 테러리스트들을 생중계하는 대에 있어 여러 의견들로 갈린다. 피해자를 사살하겠다는 테러리스트들을 상대로 이를 전부 송출하는게 옳은지, 혹은 가족을 생각해 일부분만 보내야 하는지. 그리고 보도를 하는데 있어 누구보다도 빠르게 전달하는, 최초가 되어야 하는지 혹은 몇번의 검토와 출처를 확실히 하여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하는지에 대해 여러 의견들을 캐릭터들에 투영하여 이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무엇보다도 최초의 테러리즘의 생중계였기에 이들이 범한 오류 또한 영화는 적나라하게 언급하고 지적하고 있다. 바로 이들이 경찰의 움직임을 생중계하거나 그들의 대테러 작전을 실시하는 장면들을 보도하는 순간 테러리스트들 또한 이를 목격하고 대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에 대해 독일(경찰)측의 안이한 대처와 충분하지 못한 준비들을 지적하고는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확인하지 못하고 송출한 점은 큰 실책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생중계’라는 단어에 의미와 무게감을 생기게 한 가장 큰 사건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당시 위성의 갯수와 시간 이용 제한의 존재가 생중계라는 권한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만큼 귀중한 위성을 사용하는 생중계인만큼 더욱 빠른 정보를 전달하고 싶어하는 욕심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 때문에 영화는 후반에 공항에서의 총격전에 대해, 그리고 인질들에 대해 극심한 오류를 보도하고 만다. 이는 누가 시작했는지 알 수 없는 정보 전달에 있어 거대하지만 아주 기초적인 실수이다. 그러기 때문에 영화에서는 출처에 대해, 검토를 최소 2군데 이상 받아야 한다고 계속해서 지적하는 캐릭터 ‘마빈 베이더’가 존재한다.
그는 생중계의 수위에 대해 언급하기도 하였으며 무엇보다도 정보의 정확한 출처를 계속해서 언급하는 생중계에 대해 굉장히 주의 깊은 캐릭터이다. 그러한 그가 중반에서는 누구보다도 빠르게 받은 정보를 가지고 보도하여 이에 대한 검증이 확실하지 않을까봐 두려워 하지만 이내 옳은 정보임을 알고 발언을 철회한다. 하지만 이후 누가 했는지 모를 부정확한 정보의 보도에 대해 누구보다도 빠르게 알아내고 해결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장면들을 쌓아 올리면서 어떠한 캐릭터도 입체적이며 각자의 신념과 프로로써의 자세를 지니고 있는 점에서 영화는 짧은 상영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강하게 치고 나아갈 수 있었다.
영화에 있어 필자가 가장 마음에 들어했던 점은 영화가 가지고 있는 힘에도 있지만 각 캐릭터들이 본인의 의무를 프로로써 행하는 모습에서 감탄을 금치 못하였다. 어느 캐릭터도 본인의 일을 뒤로 미루지 않고 프로로써 자신의 업무를 행하며 각자의 신념까지 담고 있는 모습은 캐릭터들을 스토리를 위한 도구 이상으로 존재 시켜준다. 그리고 그 존재감을 작가와 감독은 화면에 헛투루 놓치지 않으며 영화에 온전하게, 그리고 정직하게 담아내고 있다. 언론 보도에 대해 이런 깊이를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 [굿나잇 앤 굿 럭] 이후로 이렇게 강렬하게 다가온 적이 또 있었을까.
요약 3줄
1. 대사 하나로도 충분히 그려지는 캐릭터들
2. 이를 비추는 섬세한 장면(촬영)들
3. 여기에 깊이 있는 통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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