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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페라투(2024) – 이걸 크리스마스에 개봉한 미국은 도대체..

영화

by 페이퍼무비 2025. 1. 15.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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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압박해오는 미지근한 사랑 7/10

 

 

( 글은 영화 전체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후기입니다)

 

 

 

 감독/각본의 로버트 에거스의 첫 작품인 [더 위치]를 극장에서 혼자 벌벌 떨면서 관람하였다. 극장에서 휴대폰 사용이 금지임에도 혼자 너무나도 무서운 나머지 힐링 되는 사진을 보면서 어떻게든 결말까지 버텨냈던 기억이 선명하다. 첫 장편부터 그런 어마어마한 잠재력과 폭발력을 보여준 로버트 에거스는 이후로도 두 배우의 연기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라이트 하우스], 어마어마한 출연진과 장대한 서사극을 그려낸 [노스맨]을 통해 본인의 능력을 세계에 충분히 보여주었다. 그런 그가 선택한 다음 작품이 드라큘라를 원작으로 하는 캐릭터 노스페라투가 첫 등장한 [노스페라투](1922)의 리메이크 작품이다.

 

의상 및 세계관의 디테일! 이래서 필자가 너드 및 오타쿠 및 변태 감독을 좋아한다

 

 호러 장르의 기반에는 과거에 존재했었을지도 모를 미신이나 악마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현재 호러 영화들의 경우 인간의 생명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존재가 학살을 벌이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경우 과거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존재를 다시 한번 스크린으로 옮기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스페라투]라고 말을 한다면 모를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드라큘라라고 하였다면 아! 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절대 드라큘라: 퍼스트 블러드와 같은 제목으로 개봉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아마 감독이 가지고 있는 1922년에 개봉한 첫 [노스페라투]에 대한 애정과 존경심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비율덕분에 관객들을 더욱 호러 및 공포에 몰아 넣을 수 있다

 

 이러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바로 화면 비율이다. 가로로 긴 형태의 일반적인 영화들과는 다르게 4:3으로 세로의 비율이 길게 그려져 인물의 얼굴을 클로즈업하는데 적합하여 왼쪽 오른쪽의 공백이 없어 한 인물에 집중하는데 어떠한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감독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인 사람이 공포를 느끼는 지점과 느끼게 하는 시점을 아주 잘 활용하였다. 단순히 튀어나와 놀래키는 연출 뿐만 아니라 점점 옥죄어오는 연출력과 컷 사이사이를 끝어내지 않고 이어 나감으로써 진득하게 끌어 올리는 공포가 눈을 사로잡는다. 감독은 자신이 어디서 공포를 느꼈는지 명확히 알고 있으며 이를 어떻게 보여줘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그야말로 공포스러운 존재라고 느껴질 정도이다.

 

가히 아름다우면서 공포스러운 복합적인 장면

 

 이러한 연출력을 통해 감독이 그려내는 노스페라투의 존재감은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연기한 빌 스카스가드 또한 엄청난 노력이 보이는 연기력과 분장으로 나타나 준 것 또한 큰 역할을 하지만 이를 압도적이고 위압적이며 절대로 이길 수 없는 존재처럼 그려낸 연출과 촬영에는 현대의 호러 영화 전문 감독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연출을 뒷받침하는 데에는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력 또한 귀중한 기둥이자 자산으로 보인다. 호러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에 굉장한 명성을 가진 배우들과 함께 일을 했다는 점에서 배우들 또한 감독의 실력을 인정하고 그들이 그의 작품에 나타나 동행하고 싶어하는 점이 인상적이다.

 

오히려 교수가 없으며 모두가 파멸하는 이야기였다면? 더 좋았을지도?

 

 이렇게 계속해서 감독의 연출력과 능력을 호평하는 부분을 강조하는 이유는 이후 각본에서 오는 아쉬움을 이야기하기 위함이다. 각본 자체는 이야기의 흐름이나 각 캐릭터들의 행동 이유, 그리고 그들의 심리 또한 상당히 자세히 묘사되어진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바로 진짜 주인공인 노스페라투의 행동 이유다. 그를 악의 화신이자 살아있는 죽음이라고 계속해서 표현하지만 그가 마지막에 역병을 퍼트리거나 장르적으로 관객들을 놀래키고 압도하는 것 외에는 노스페라투를 보여줄 뿐, 묘사하는 부분이 빈약하다. 게다가 마지막 결말 부분에서 보여지는 노스페라투의 사랑에서는 관객들 또한 머릿속에 흐릿한 물음표가 나타날 것이다. 그는 사랑을 한 것인가, 그냥 나오고 싶었던 것인가. 그의 존재와 행동 이유가 명확해지지 않는다.

 

노스페라투의 등장부터 살벌하게 압도적이며 연출 또한 좋다

 

 물론 그가 어떤 인물이었으며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구구절절 설명하다보면 그의 압도적인 존재감은 쇠퇴하고 만다. 이를 생각해 예고편에 나와있는 장면까지 본작에서는 뺐을 정도로 감독은 노스페라투의 위압적이고 압도적인 존재감을 조금이라도 깎고 싶어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만약 그가 그런 존재감을 남기고 싶어했다면 [할로윈]의 마이클 마이어스나 전작들인 [더 위치]에서의 마녀, [라이트 하우스]에서의 등대와 같이 설명하지 못할, 그리고 인간으로는 감히 이해하지 못할 존재로 보여줘야 했다. 아마 이 부분에서의 밸런스를 맞추지 못해 많은 이들이 결말에서 보여지는 (크리스마스에 걸맞는) 가슴 따뜻한 사랑 이야기에 어리둥절한 걸 수도 있다.

 

이 삭제 장면도 넣어서! 서사 재배치 해서! 감독판! 블루레이! 제발!

 

 이번 작품을 보며 필자는 아리 애스터 감독의 [유전]을 떠올렸다. 이번 작품 또한 [유전]과 마찬가지로 영화관에서 부들부들 떨면서, 밤에는 가위에 눌리게까지 하는 아주 좋은 호러 영화다. 하지만 유전은 마지막까지 관객들에게 어떠한 존재였는지 보여주지 않았으며 이와는 반대로 노스페라투는 이를 조금은 단순하게 끝내어버렸다. [유전]의 평가가 극단적으로 갈리는 점에서 이를 보완하여 결말 부분을 수정한 것일수도 있겠지만 감독 또한 많은 망설임과 선택들을 하였을 것이다. 그런 선택에 조금은 아쉬움을 느낄 감독과 관객들 모두에게는 블루레이 및 감독판이라는 두번째 기회가 있다. 감독판 및 블루레이를 구매하는 고객들의 대부분은 최소 한번 이상 관람하였을 것이며 이들이 필요한 것은 공포가 아닌 노스페라투의 추가 서사(사랑 이야기)일 것이다. 만약 이 점이 보완되어 나온다면 로버트 애거스 감독은 다시 한번 홈런을 칠 수 있을 것이다

 

 

 

 3줄 요약

1.     감독의 미친 연출력과 호러 장르에 대한 깊은 이해

2.     이를 단단하게 뒷받침 해주는 연기자들의 내공

3.     결말에 서사를 추가 및 수정해서 감독판을,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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