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시각화, 죽음의 입체화 7/10
(이 글은 영화 전체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후기입니다)
우리들은 언젠가 죽음을 마주한다. 이는 누구나 회피하거나 부정하지만 인정해야 하는 우리들의 한계이다. 그리고 이는 생명 뿐 아니라 우리들이 접하고 있는 모든 사물에도 해당이 되는 사실이다. 그런 죽음, 끝맺음을 역으로 재생하는 일이 가능하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런 의문을 이번 작품에서 부드러운 사랑 이야기로 풀어내었다는 점이 필자에게 상당한 놀라움을 선사하였다. 무엇보다 현재는 넷플릭스에서 자신의 색과 취향을 십분 뽐내고 있는 데이비드 핀처의 작품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정말 부드러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의 시작은 어느 할머니가 병실에 누워 딸에게 자신의 옛날 이야기를 전달하는 장면에서 시작되어진다. 그리고 점차 ‘벤자민 버튼’이라는 사람과 점차 엮으면서 이야기를 전달한다. 그리고 시점은 그녀가 말한 인물 ‘벤자민 버튼’으로 넘어간다. 그는 태어나면서 어머니가 목숨을 잃고 게다가 그의 모습은 그야말로 흉측하기 그지없다. 그런 이유로 그는 버려졌으며 우연히 노인 요양시설에서 발견되어진다. 그가 자라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지만 그들은 모두 노인이며 덕분에 그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 지낼 수 있었다.
그가 점차 성장하면서 그는 앉아있던 휠체어에서 일어나는 법을, 그리고 노인의 몸으로 첫 직장을 구하고 일을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의 사랑이 일반적인 사람들과 방향이 다른 만큼 그의 사랑이 이루어지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점에서 그의 인생은 절대 일반적이라고 하기 어렵다. 게다가 이 모든 일들이 과연 평온하게 끝났는가에 대해 생각해보자면 대부분의 일들이 비극으로 마무리 되어졌다. 휠체어에서 일어나 걷기 시작하여도 자신 나이 또래의 아이들과 놀 정도로 뛰어놀지는 못하였다. 첫 직장을 구하여 열심히 일을 하지만 전쟁이라는 비극의 벽 앞에 가로막히고 만다. 그리고 자신의 사랑이 이루어지고 아이가 탄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아이를 위해서 멀어질 수 밖에 없었다. 이처럼 그의 극복은 결국 또다른 절망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의 인생이 조금은 부러운 이들이 있을 것이다. 일반적인 인생의 삶은 젊은 신체에 어린 정신이 붙어 있다. 우리는 젊은 신체일 때는 성숙한 정신을 원하며 성숙한 정신을 가지고 있을 때에는 젊은 신체를 원한다. 비록 벤자민이 여러 사건 사고를 마주하지만 이 둘을 거꾸로 가지게 되는 순간만큼은 많은 이들을 그에게 조금의 부러움의 시선을 던질 것이다. 일반적이지 않다는 것이 대부분의 경우에서는 약점이 되거나 놀림의 대상거리가 되지만 언젠가는 이를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분명 등장하게 된다.
영화는 미장센의 달인인 ‘데이비드 핀처’의 작품답게 그의 화면은 자연스러운 미장센으로 가득하다. 과거의 이야기과 현재의 이야기를 구분할 때도 사용되어지며 인물마다 배경에 그려지는 배경색의 차이가 존재한다. 게다가 많은 장면에서 자연스러운 빛을 그리기 위해서 조명을 최소화한 듯한 화면들이 우리들을 더욱 그 시대에 몰입하게 만들어준다. 한국 영화도 마찬가지이지만 과거의 작품을 그릴수록 제작비가 압도적으로 향상 되어지며 미국도 이에 해당되어진다. 70,80년대의 작품의 경우에는 과거 수집가들도 많았으며 아직까지도 그 기업들이 현역으로 사회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이 영화가 그리고 있는 1차세계대전 이후의 세계를 그리기에는 (변태 같이 디테일에 집착하는 감독답게) 제작비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관객들은 이를 신경 쓸 필요 없이 아름답게 그려진 그 시대를 즐기기만 하면 된다.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이름을 듣는 사람들이 이 작품에서 바라는 것은 바로 그의 완벽주의적 성향의 장면들일 것이다. 하지만 한가지 염두해야 하는 점은 바로 그 전작인 [조디악]에서는 그의 전작들만큼의 날카로운 장면들이 많이 사라지고 힘을 많이 푼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세븐]과 [파이트 클럽]과 같이 날카로운 면이 많이 부드러워진 [조디악] 이상으로 부드러워진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럼에도 후반에 데이지의 사고 장면을 거듭되어지는 우연에 의해 발생하는 하나의 우연이자 비극임을 설명하는 장면은 그의 편집 방법과 연출법이 사라진 것이 아닌 힘을 뺀 것임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와 같이 역사를 보여주면서 한 사람의 인생을 비추고 늦은 사랑까지 이루어 내는 또다른 명작이 있다면 그건 [포레스트 검프]일 것이다. ‘벤자민 버튼’처럼 한 인물에 집중하는 동시에 그 시대별로 있었던 굴직한 사건들에 주인공 ‘포레스트 검프’를 대입하여 이를 현실 풍자와 블랙 코미디로 연결시키는 동시에 그의 사랑까지 쟁취하는 장면을 그려낸다. 그리고 ‘벤자민 버튼’과는 다르게 그들의 시작은 비록 비극에서 시작하였지만 점차 성공을 하는 사람과 사건마다 비극을 마주하는 사람으로 둘을 나누어 볼 수 있다. 두 영화 모두 시대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초점이 조금씩 다르다는 점에서 차이점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이 두 영화 모두 아름다운 작품으로 사건이냐 인물이냐 이 차이를 비교하면서 즐긴다면 배울 점이 많은 영화들이다.
요약 3줄
1. 전작에 비해 힘은 빠졌지만 감독 이름 어디 안 갔다
2. 뛰어난 미장센과 배경의 색감들
3. 조금은 어두운 포레스트 검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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