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고스의 성인판 왓 이프 (What If) 6/10
(이 글은 영화 전체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후기입니다)
최근 개봉한 [가여운 것들] 이후 그 맴버들을 데려다가 찍은 영화 [카인즈 오브 카인드니스]가 극장 개봉을 넘기고 바로 OTT로 개봉을 하였다. 본 작을 보고 난 다음 필자가 생각한 이유로는 첫번째로는 경쟁작이 많다는 것과 개봉을 해도 흥행이 크지 않을 것, 그리고 개봉하면 상당한 수위에 한국의 성인 그 이상의 성인 영화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빌려 말하자면 여러 영화들이 성인 등급, 19세 이상의 등급을 받고 개봉을 한다. 하지만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성인 등급은 정말 성인 등급의 수위, 폭력성, 그리고 잔인함을 가지고 있으니 이번 작품을 보려는 사람들은 상당히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본작은 총 3개의 옴니버스 작품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작품들은 약 60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등장 인물들의 대부분을 전작인 [가여운 것들]에 출연한 배우들을 집에 보내지 않고 다시 데려와 찍었다. 그래서 배우들이 계속해서 바뀌는데 이번 작품의 가장 중시하고 있는 점 또한 여기에 있다. 바로 하나의 설정에서 놀아다니는 캐릭터들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설정들이 모두 마치 감독이 배우들과 술을 마시면서 놀면서 나오는 재미있는 상상력을 그대로 만든 듯한 설정들이라는 점에서 필자는 감독의 지금까지 감추고 억누르고 있었던 본심이 튀어나온 듯 하다.
첫번째 작품에서는 ‘만약 모든 것을 통제 당하던 사람이 갑자기 풀린다면 어떻게 될까’. 두번째 작품에서는 ‘조난 당한 부인이 돌아왔는데 다른 사람이라면’을 설정하였다.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 작품에서는 ‘사람을 되살릴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누가 찾을까’가 될 것이다. 물론 이 설정들은 모두 관객이 보는 관점에 따라 주관적일 것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 모두가 괴상하고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을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 단편들은 모두 더욱 심오한 그의 취향이 반영되었다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이 단편들은 모두 요르고스 감독의 상상력에서 나온 설정을 하나의 사건으로 반영하여 캐릭터들이 놀게 끔 풀어 놓는다. 이 상상력의 사건들은 하나 하나 모두 자극적이지 않을 수 있는 설정들이다. 하지만 감독은 이를 차분하고 단정한 옷차림으로 관객들을 마주하려고 하지 않는다. 도대체 누가 감독의 고삐를 풀었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지금까지의 작품들과는 다른 수위로 다가온다. 섹슈얼한 부분에서는 [가여운 것들] 이상으로 직접적인 장면은 물론, 일부러 비추지 않아 뇌를 간지럽히는 듯이 관객들을 자극하게 만든다. 폭력성에서는 기존의 폭스에서는 강아지를 죽이거나 상처 입히지 않아야 했던 부분을 무시하고 (디즈니로 넘어가면서 바뀌었을수도 있다) 그렇게 보여지게끔 연출하였다. (당연히 소품일 장면들) 그리고 무엇보다 잔인함으로는 필자도 호러 영화에서 가끔 보았을 정도의 수위의 잔인함을 가졌다.
이런 높은 수위의 연출 속에서도 감독이 사건을 중심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은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깊은 믿음과 연기력에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에 답하듯이 모든 배우들은 자연스럽고 관객들에게 그 상상의 사건들이 모두 정말 있었던, 그리고 벌어졌다고 믿을 정도의 강인한 연기력으로 빨아들인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배우가 바로 이번에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제시 플레먼스 일 것이다. 기존에도 뛰어난 배우인 것을 알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그 이상을 보여주었다. 모든 에피소드에 등장하며 매번 새로운 캐릭터들로 등장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첫번째 작품 이후 두번째 작품에 등장할 때는 앞서 연기한 캐릭터를 잊을 정도로 변신한다. 그리고 세번째 작품에 가서는 첫번째 두번째 연기한 캐릭터들이 사라진다.
이렇게 보면 감독의 창의적인 상상력에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심지어 이에 자유의 제한이 상당히 널널한 성인 등급. 좋은 작품이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필자는 조금은 애매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극장에서 개봉하지 않은 선택이 오히려 좋은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극장에 개봉하는 작품 중에서 작품이 좋아도, 감독이 뛰어나도 이가 극장에 사람들을 끌어오지는 못한다. 오락성이 우선시 되어지며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도 오락성이 떨어지면 일반 관객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이번 작품은 감독의 취향이 십분 이상인 십이분 이상이 담겨져 있으며 이를 연출한 수위 또한 높다. 과연 이걸 개봉해서 얼마나 관객들이 찾아올지는 생각해보면 조금은 우울해 질 수 있다.
요약 3줄
1. 감독이 하고 싶은거 다 한 단편들
2. 그리고 이를 받쳐주는 연기력의 탄탄함
3. 하지만 그렇다고 모두에게 추천할만한 작품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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