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령만 피우려고 하는 게으름 4/10
(이 글은 영화 전체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후기입니다)
(보지마세요 그냥)
세계적으로 인도 영화가 점차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들은 여러 시상식에서 눈치를 챌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인도의 경제 성장에 맞물려 이들을 위한 오락 시장 또한 발전해야 하며 기존에 춤과 노래로 무마하던 영화에서 탈바꿈을 하여 더 많은 그리고 다양한 관객들을 포섭하려는 모습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관객들의 시선과 수준을 올라갈 것이며 그와 걸맞게 영화의 퀄리티 또한 올라 가야지만 시장을 유지 및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과연 이번 작품이 액션에 한 획을 그었는지 궁금하다면 필자의 의견은 절대 아니다. 추후에도 설명하겠지만 OTT에 올라와도 볼까 말까 한 수준의 작품이므로 차라리 같이 개봉중인 [에일리언: 로물루스]을 보시길 추천한다.
영화의 시작부터 중반부까지는 천천히 불에 장작을 넣는 듯이 차근차근 나아간다. 주인공 암리트의 여자친구가 갑자기 혼인을 하며 델리로 기차로 이동하게 되자 그 기차에 같이 올라타 여자친구를 만난다는 기본적인 이야기에 기차를 탈취하려고 하는 범죄자들을 마주한다는 이야기이다. 초중반까지 인물들을 보여주고 그들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이야기의 기초 발판은 다져 놓는다. 그리고 그 약혼자가 죽고 나서 영화가 보여주려고 하는 장르의 재미, 액션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어진다.
문제는 이 액션의 퀄리티이다. 영화는 포스터부터 알 수 있듯이 액션을 앞으로 내밀고 있다. 그 중요한 액션의 퀄리티가 단순히 맞는 장면과 때리는 장면의 반복이라고 한다면, 그리고 이게 영화 상영 시간 내내 이루어진다고 한다면 믿으시겠는가. 하나의 장르를 앞으로 계속해서 내밀면서 나아가는건 물론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장르 속에서도 다양한 재미를 보여주려고 하는 노력을 해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할리우드에서도 새로운 액션과 연출, 그리고 각종 차 레이싱 등등 관객들의 시선을 끌려고 노력을 한다. 그러한 노력 없이 영화는 무식하게 앞으로만 나아간다. 이러한 게으름은 단순히 19금을 걸고 잔인하게 만드는 걸로 만족해서는 안된다.
게다가 액션에서 나는 소리, 맞는 소리, 때리는 소리 등 도대체 어디서 녹음했는지 모를 이상한 뼈 부러지는 소리들로 가득 채워넣었다. 하지만 이러한 소리 마저도 샐러리 한 다스를 손에서 부러트리는 소리에 불과하다. 심지어 계속해서 이런 소리가 사람에게 나서는 안될 것을 영화는 나몰라라 하면서 계속 집어 넣는다. 만약 이런 소리가 계속해서 사람 인체에서 났다면 인간이 가지고 있는 뼈의 갯 수 이상으로 뼈가 부러진 것이며 사람의 뼈는 모두 동일하다는 인류학자들이 본인이 캐던 유물을 집어 던질 정도로 단순하게 만들어졌다.
그렇다고 영화의 서사까지 단순하게 만들어지지는 않았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어디서 배운건지 모를 한국의 신파를 끼워 넣었다. 이 때문에 신파가 많이 없는 해외에서는 호평을 받는 점일 수도 있지만 익숙함을 넘어 이제는 DNA에도 각인이 됐을 정도로 익숙해진 한국에서는 먹히지 않는 방법이다. 무엇보다 필자가 가장 불만스러운 점이 바로 약혼자의 사용 방법이다. 그녀가 어떤 성격인지 모르겠고 과거 회상으로 주인공하고 손바닥 놀이 하며 ‘아하하’ 하며 웃는 장면으로 그들의 관계를 어중이 떠중이 설명하려고 한다. 이 때문에 그녀가 죽어도, 심지어 칼을 3번 찔리고 마지막에는 기차 밖으로 내던져지며 추후 가족에게 이 사실을 이야기 하는 등 체감상 6번 이상 죽은 그녀에게 어떠한 감정도 몰입되어지지 않는 필자가 이상한 걸까. 절대 아니라고 자신한다.
앞에 그나마 순화하여 말했지만 영화는 전체적으로 기차 위를 걷는 듯한 난국이다. 앞서 말했듯이 장작을 넣는 듯이 천천히 올라온다고 하였지만 문제는 그 장작이 물에 젖은 장작이라는 것이다. 장르적 재미를 이끌어 오르기는 커녕 맞기와 때리기의 반복 학습. 그리고 이 타격감이라고는 없는 사운드 퀄리티는 영화를 보는 내내 내 입 속에 샐러리를 물고 있는 듯한 단순한 소리로 가득 채운다. 그리고 캐릭터들의 설명은 전혀 없으며 단순히 특공대라는 하나의 설명과 서로가 연인이었다 라는 관계로 어영부영 관객들에게 설명한다. 아무리 인도 영화가 이제 부흥하기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이보다는 절대 잘 할 수 있었을 것을 게으름과 귀찮음으로 관객들에게 내놓는다는건 도대체 누구의 판단인가.
그리고 필자가 가장 화가 나는 것은 이런 영화를 수입하는 배급사이다. 만약, 정말 만약에 트리플 A급 영화를 수입하기 위해 이런 많이 아쉬운 영화를 3개 같이 들여와야 한다는 조항이 있어 어쩔 수 없이 들여와야 한다면 이해한다. 하지만 이걸 들여오기 전에 재검토를 해볼 정도의 시간과 여유는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이를 수입하는데 있어 여러 기사나 뉴스로 선전을 하는데 사용하는 비용을 차라리 다른 곳에 더 투자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필자가 모를 사정도 여럿 있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관객들의 사정을 이해하지 않는 아쉬운 영화를 들여오는 배급사의 사정을 과연 우리 관객들이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 그나마 다행인 점은 개봉관이 정말 적다는 것이다. OTT에 올라와도 무시하고 넘어가시라. 지금의 인도 영화는 게으르니까.
요약 3줄
1. 하찮은 연출과 야채 가게에서 녹음한 사운드의 환상의 액션 콜라보
2. 마지막까지 이해가 가는 캐릭터가 하나도 없다는 놀라움
3. 그리고 진짜 악당은 이걸 수입해 오는 배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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