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후속작이 아닌 종교적 색체만 6/10
(이 글은 영화 전체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후기입니다)
1996년에 개봉한 전작의 후속편이 등장할지 전혀 몰랐던 필자에게 있어 이번 작품은 조금은 독특한 기억이 있다.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이 작품을 비디오로 관람하였으며 심지어 뉴스로도 토네이도 피해 보도를 보기도 하여 조금 더 가깝게 느껴졌으며 영화 또한 더욱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런 작품을 [미나리]를 감독한 리 아이작 정 감독이 감독했다는 말에 조금은 기대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호평과는 다르게 필자는 조금은 인색한, 혹평에 가까운 평가를 내릴 수 밖에 없다.
전작은 토네이도를 따라 다니면서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나아갔다. 그리고 이를 과학자의 시선으로 영화는 제작이 되어졌으며 영화는 이를 적극적으로 그리고 충실하게 담아 내었다. 물론 인물간의 충돌과 갈등도 그리고 있지만 그럼에도 영화의 목표인 ‘토네이도를 연구한다’를 깊이 그리고 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그러한 토네이도를 연구한다는 목적보다는 사람들을 위한 재미에 더욱 초점이 맞춰져 있다. 첫 장면에서부터 연구하는 이들을 보여주고 전작에 사용되었던 장비 ‘도로시’를 다시 꺼내거나 가장 위험한 5등급의 토네이도를 꺼내면서 전작을 보았던 사람들에게는 자신들이 기존의 전작을 존중한다고 외치지만 설득력은 전혀 없어 보인다.
주인공 케이트 카터는 처음에 자신의 연구에 보조금을 받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토네이도를 소멸시키는 기술을 연구하고 테스트를 하려고 한다. 하지만 토네이도의 크기가 너무나도 큰 탓에 연구는 실패하고 친구들까지도 잃게 된다. 이후 뉴욕 기상청에서 근무를 하다가 친구의 부탁으로 다시 토네이도 연구에 뛰어들게 된다. 전작의 두 주인공을 하나로 합친 듯한 인물로 타고난 재능이 있다고 계속해서 언급되어진다. 하지만 그녀의 재능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아무리 대사로 언급을 하여도 그녀의 재능이 보여지도록 눈에 띄게 연출되어지지는 않는다. 이러한 정보의 소실은 관객들에게 그녀가 왜 나사나 최고급 연구원들 이상으로 중요한 인물인지 설득되어지지 않는다. 이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형성하는데 실패하는 하나의 큰 요인이다.
영화는 토네이도라는 사건보다도 케이트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하는 캐릭터 중심의 스토리를 보여준다. 그녀의 옆에 붙어있는 타일러 오언스와 하비는 결국 그녀가 토네이도에 다시 뛰어들게 만들어주는 사이드 킥에 가까울 뿐 큰 역할을 해 내지는 않는다. 하지만 아무리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녀의 과거의 사건들을 끄집어내거나 그녀가 얼마나 상실의 아픔이 컸으며 이를 어떻게 극복하는지 보여주는 도움은 줘야 한다. 이러한 역할도 부여하였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은 케이트를 입체적으로 끄집어내지 못하였으며 마지막까지 그녀가 어떠한 사고를 가지고 행동하는지 관객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심지어 이러한 여파로 모든 캐릭터들조차도 입체적이지 못하며 토네이도에 모든 것을 맡기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들의 입체적인 주인공 토네이도는 어떠한가. 과거 작품에서 토네이도는 하나의 거대한 악당인 동시에 해결보다는 이를 이해하려고 하는 대상이었다. 그리고 토네이도라는 사건을 통해 여러 인물들이 입체적이게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토네이도는 단순히 카타르시스를 위한 도구에 가까우며 그를 위한 배경 설명은 캐릭터들이 대사를 통해 우다다다 언급하지만 직접적으로 연출을 보여주지 못하여 시각적 자료가 부족하다. 그래서 후반 부분에서 토네이도를 길들이는, 사라지게 하는 연출을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해야 하지만 이런 재미는 많이 부족하였다.
그리고 필자가 무엇보다도 의문스러운 점이 있다. 비록 과거의 작품으로부터 거의 30년만의 작품으로 전작을 본 사람들보다도 새로 유입되어지는 사람이 많이 있으며 전작과 큰 연결고리가 없으므로 기존의 방향이나 메세지를 바꿀 수는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전작의 후속작의 마지막을 종교적 색체가 가득한 결말로 끝을 내는게 전작에 대한 존중이 살아있는지는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물론 미국의 영화이며 미국 작품인 만큼 그들이 좋아하는 영웅적 서사, 종교적 서사의 최고점인 ‘희생’을 앞으로 내미는 결말을 보여줄 수는 있다. 하지만 과학적 색체가 짙은 작품에서까지 그런 결말을 보여주어야 할 필요했는지는 의문이 생긴다.
비록 필자가 굉장히 혹평을 한 듯이 보이지만 작품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비어 있는 연출을 노래로 억지로 채웠으며 캐릭터들의 서사는 구멍이 있고 믿었던 토네이도 조차도 생각보다 거대한 역할을 하지 못한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재미 하나만을 생각하고 간다면, 큰 기대 없이 무더위를 피해 영화관을 찾아간 사람들에게는 나쁘지 않는 작품이 될 것이다.
요약 3줄
1. 전작을 발판 삼아 만든 완전히 다른 후속작
2. 캐릭터들에 몰입되어지지 않는다
3. 이런 종교적 결말이 과연 옳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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