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와 유산을 동시에 그리는 유머 7/10
(이 글은 영화 전체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후기입니다)
유투브를 돌아다녀도, 오프라인 세상을 돌아다녀도 어디를 가도 우리들의 눈에는 빨강색과 노랑색이 함께하고 있는 광고들을 마주하게 된다. 바로 현재 개봉중인 [데드풀과 울버린] 영화의 공격적인 마케팅 때문이다. 이는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으며 이전 작품들 이상으로 공격적으로 행하고 있다. 이렇게 홍보를 많이, 그리고 적극적으로 하는 영화들은 많이 마주하였지만 이 중에서 잘 만들어진 작품은 손에 꼽는다. 오히려 좋은 작품이 잘 홍보되지 않아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퍼지는 경우는 많이 보았다. 그렇다면 이번 작품은 잘 만들어지지 않아 제작사가 홍보를 적극적으로 행하는걸까. 필자가 보기에는 홍보는 발판일 뿐, 작품은 이를 통해 더욱 더 높이 날아올랐다.
영화의 시작은 마블 로고송과 바로 4차원의 문을 열어 제 낀 주인공 데드풀, 웨이드로 시작한다. 울버린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알려진 [로건]이 너무나도 훌륭하게 막을 내린 상황에서 자신이 어떻게 울버린과 함께 일을 하게 되어지는지 설명한다. 그리고 이 또한 밍밍하게 시작하는 것이 아닌 이전 1편의 오마주인 손을 뻗으며 외치는 [기다려!]와 함께 영화는 시작되어진다. 그리고 이 이후로 계속해서 혼이 빠지도록 귀엽고 웃긴 장면들이 이어진다. 물론 여기에는 한가지 가정이 있어야 한다. 바로 관객인 당신이 히어로 작품들을 하나 하나 꿰뚫고 있어야 하며 이는 단순히 마블 작품 뿐만이 아니다. 디즈니에 흡수되어지기 전의 폭스에서 만든 엑스맨 시리즈, 그 이전의 단독으로 나온 몇몇 히어로 작품들까지. 심지어 당신이 원작 코믹스까지 알고 있다면 이 작품은 그야말로 여름에 내려온 크리스마스이자 떙스 홀리 기빙 데이라고 할 수 있다.
작품에 특별하게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그야말로 셀 수 없이 많다. 이는 아마 필자의 글이 아닌 다른 코믹스나 [엑스맨 시리즈]의 팬 분들이 확인시켜 주실 것이다. 그만큼 새롭지만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향수를 느낄 캐릭터들이 다수 등장한다. 무엇보다 이를 이용한 배우 개그가 특히나 더욱 매력적인 개그로 느껴진다. 그럴 것도 [판타스틱 4]에 등장하면서 동시에 마블 유니버스에 등장하는 배우의 개그나 (정말 이건 모르고 가야 최고다) 계속해서 캐릭터의 배우가 바뀌는 와중에도 혼자 몇 십 년이고 울버린을 연기한 휴 잭맨을 사용하는 개그들은 만약 그의 다른 여러 작품들을 봤다면 어느새 실실 웃고 있는 본인을 보게 될 것이다.
이번 작품이 [데드풀 3]가 아닌 [데드풀과 울버린]인 이유는 말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1편이나 2편에 등장한 조연들은 1명을 제외하고 등장할 뿐 큰 역할을 하지 않는다. 새로 등장하는 캐릭터들로 화면을 계속해서 채우지만 그럼에도 피로를 느끼지 않게 한다. 이는 바로 제목에 들어있는 데드풀과 울버린을 처음부터 그리고 마지막 까지 그들로 채우기 때문이다. 조연들의 과거 서사로 들어갈법하면 바로 액션으로 혹은 유머로 이를 퇴치하고 다시 데드풀이나 울버린을 중심에 꽂는다. 이 덕분에 아무리 카메라가 흔들려도 가운데에 계속해서 초점을 맞춘 덕에 집중을 할 수 있듯이 영화의 서사에도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그렇다면 영화의 서사는 어떠할까. 영화의 줄거리는 데드풀이 살고 있는 평행 우주 616에서 울버린이 죽고 만다. 그리고 그 시간축의 중심인물인 울버린의 죽음으로 데드풀이 살고 있는 시간선이 사라질 예정이며 TVA라는 집단은 이를 천천히 죽게 놔두는 것이 아닌 바로 안락사를 시킬려고 하고 데드풀은 이를 막으려고 한다 라는게 전체적인 줄거리이다. 이런 평행우주 개념이나 시간선 등 굉장히 복잡하게 설정을 넣고 데드풀 또한 이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대사로 마음껏 녹여내며 관객들의 마음을 대변한다. (또 새로운 설정이야?, 평행우주 구려! 등등)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러한 사건보다 캐릭터에 집중한 것이다 보인다. 그것도 상당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서 캐릭터의 원작 복장에 그들의 캐릭터 이름이 아닌 그 속의 인물들의 이름을 계속해서 부르면서 말이다.
사실 데드풀은 이번 서사에 중심이기도 하지만 여러 캐릭터들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접착제이자, 스토리를 위한 윤활제 역할을 독특히 해낸다. 무엇보다 여러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여도 이를 자연스럽게 엮으면서 그 순간 만큼은 그들이 주인공으로 설 수 있게 도와준다. 그리고 이가 가장 빛을 발하는 부분이 바로 울버린의 과거 서사이다. 절대 플래쉬백이나 과거 회상 장면으로 돌아가 이를 보여주지 않으며 온전히 울버린이라는 캐릭터 하나와 그를 연기한 휴 잭맨의 연기력으로 이를 커버한다. 그리고 이것이 가능한 건 아마 어느 캐릭터보다도 독특하면서 무슨 짓을 해도 엉뚱한 매력으로 넘어갈 수 있는 데드풀이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판단되어진다. 그리고 후반에서 데드풀의 의견과 필자의 의견이 아주 일치하는 장면이 있어 반갑다.
로건을 가리키며 - ‘이 짓을 90살까지 시킬거야’
요약 3줄
1. 히어로 작품을 좋아하는 이들아
2. 크리스마스가 빨리 도래했다
3. 뭐해, 극장가서 빨리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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