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약한 스토리를 감싸는 최고의 노래와 연출 7/10
(이 글은 영화 전체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후기입니다)
[원피스]라는 작품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아도 극장판까지 꼬박꼬박 보는 이들은 많이 없을 것이다. 게다가 2024년에 와서 작품의 퀄리티와 캐릭터들의 성장에 새삼 시간의 흐름을 느끼고 다시 돌이켜보는 이들이 많을 것이며 필자 또한 그 중 하나다. 그리고 필자가 생각하기에 이렇게 다시 사람들을 [원피스]라는 작품에 다시 눈을 돌리게 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번 작품 [원피스 레드 필름]이 그 시발점이 될 것이다.
영화는 시작부터 여러 곡들의 노래들을 부르면서 이번 작품의 초점이 노래에 맞춰져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하는 사건들이 벌어질 것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그리고 노래로 영화를 시작한다는 것은 기존의 팬들 뿐만 아니라 새로운 팬들의 진입 장벽을 낮춰준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기본의 작품들에서는 사건을 우선으로 하고 이후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고 주인공 일당인 [밀집모자 해적단]의 일원들이 다같이 사건을 해결한다. 이러한 새로운 전개를 앞에 두고 영화관에 찾아가는 사람들은 순전히 [원피스]작품의 팬들이다. 하지만 뛰어나고 중독성 있는 노래는 작품을 잘 모르는 이들에게 입소문이 퍼지기도 쉬우며 무엇보다도 이를 보기 위해 한번만이 아닌 여러 번 작품을 관람하게 하는 다회차까지도 끌어낼 수 있다.
이러기 위해서는 노래 뿐만 아니라 연출과 스토리가 뒷받침 되어줘야 하며 만약 이가 실패하면 ‘노래만 좋았던 작품’이 되어버리기 일상이다. 그리고 이런 문제를 제작진들은 뛰어난 연출로 감싸려고 한다. 그리고 캐릭터 ‘우타’ 가 노래하는 장면들은 모두 뛰어난 연출로 만들어져 있다. 이처럼 다채로운 연출과 노래 그리고 화려함이 가득한 장면은 굉장히 신선하다고 느껴졌으며 캐릭터의 심리를 잘 표현한 가사까지 3박자가 잘 들어 맞았다. 이런 뛰어난 장점 덕에 영화에 관심이 없어도, 혹은 [원피스]라는 작품에 대해 흥미가 없는 이들에게도 초반과 후반의 노래 장면이라도 보았으면 하는 기대를 품게 할 정도였다.
이러한 장점을 뒤로 하고 스토리를 보자면 아쉬운 점들이 다수 존재한다. 원작 작품의 스토리와는 다르게 가야하는 만큼 등장하는 기존의 캐릭터들의 설명이 부족하다는 점이 있다. 물론 셀 수 없이 많이 등장하는 모든 이들을 모두 설명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한 만큼 충분히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우타’와 ‘루피’의 관계, 그리고 ‘우타’와 ‘샹크스’의 부분을 더욱 집중적으로 부각시켜주었을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혹은 전자는 포기를 하더라도 ‘우타’와 ‘샹크스’의 연을 더욱 집중시키거나 다채롭게 보여주어야 할 필요가 있을 듯 하다. 물론 주인공을 뒤로 밀어낼 수는 없지만 제목에서부터 레드, 다시 말해 빨강머리의 샹크스를 칭하는 것인 만큼 그의 자리를 더욱 밀어 주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가지 더 필자가 느낀 단점이라면 등장하는 캐릭터들 모두가 그 자리에 있어서 딱 좋을, 타이밍이 좋은 캐릭터들이 다수 등장한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면 캐릭터들이 하나하나 등장하면서 그들이 톱니와 같이 맞물리는 것을 보게 된다. 그리고 이들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움직임, 사건으로 변하면서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마치 한 개의 목표를 위해 고른 톱니들로 만들어진 기계와 같다고 볼 수 있다. 자연스러움이 적으면서 캐릭터들의 수를 맞추거나 스토리의 희생이 되어진 부분들이 상당히 존재하여 이들의 존재는 계속해서 쌓여 나아가 관객들의 피로로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
후반에 가면서 이러한 피로는 더욱 더해진다. 몰아치는 캐릭터들의 등장에 서사의 구멍은 채워지지 않으며 캐릭터의 노래까지 더해진다. 물론 노래가 서사적이며 캐릭터의 심리를 잘 표현하고 이를 뛰어난 연출로 감싸주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단점이 더욱 부각되어지면서 캐릭터의 매력이 뒤로 가면서 떨어진다는 단점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후반의 우타의 결정과 그녀의 마지막 모습에 눈물을 흘릴 정도의 서사가 있어야 하지만 이를 성공시키지는 못했다. [원피스]의 팬들에게는 여러가지 의의가 있음에도 필자와 같은 일반인들에게는 아쉬움이 남는 스토리일 것이다.
그럼에도 필자는 이번 작품들 추천 드리는 바이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노래와 연출일 것이다. 한국인에게는 휘몰아치는 연출과 노래의 가사를 자막으로 보느라 상당히 바쁜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선 연출로, 눈으로 노래를 감상한 다음 노래의 자막을 다시 한번 보는 것을 추천 드린다. 게다가 노래의 대부분이 1절에서 끝나기 때문에 현재 유투브에 많이 퍼져 있는 풀 버젼의 노래를 들으면서, 가사를 본다면 각 노래들이 상황과 캐릭터의 심리를 잘 표현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요약 3줄
1. 최고의 노래와 뛰어난 연출
2. 하지만 아쉬운 스토리와 캐릭터 구성
3. 그럼에도 팬에게는 여러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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