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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튼 아카데미 –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여인의 향기>를 향해

영화

by 페이퍼무비 2024. 2. 23.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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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알게 된다, 나를 배운다, 함께 나아간다   8/10

 

 

( 글은 영화 전체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후기입니다)

 

 

 

 영화는 1970년 미국의 오래된 사립 학교를 배경으로 2주간의 겨울 방학기간 동안 함께 지내게 된 3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3명은 각각의 아픔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로 겨울 방학 기간 동안 그들은 여러가지 사건들을 겪으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가게 된다. 이처럼 영화는 크고 작은 사건들을 둘러싸고 있지만 영화는 사건보다 3명의 인물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개개인의 이야기를 흔한 회상 장면 없이 그들의 대사와 연기만으로 과거의 그 기억을 끄집어 내는 모습이 아주 일품이다. 영화에 나오는 많은 배우들이 여러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일이 전혀 놀랍지 않을 정도로 그들의 연기는 잔잔한 동시에 단단하다.

 

낮임에도 어두컴컴한 그의 방에서 알 수 있는 그의 성격

 

 3명의 인물들을 한명씩 이야기를 해 보자면 우선 바튼 학교의 역사 교사인 폴 허넘이 있다. 그는 학생들에게는 물론 동료 교사들에게까지 놀림을 받는 학교에 그 어느 누구도 그의 편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이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그리고 학생 앵거스 털리는 여러 학교에서 징계를 받고 퇴학을 당했으며 만약 바튼에서도 퇴학 당한다면 사관 학교로 전학가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메리 램은 바튼 학교의 조리사로 그녀의 아들 또한 학교 학생이었지만 베트남 전쟁의 참전에서 아들을 잃고 만다.

 

한잔 해

 

 그들의 공통점이라면 모두가 선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다른 이는 절대 공감 못할 깊은 슬픔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많이 겪지 못하는 아픔들을 제각각 가지고 있다. 허넘의 경우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는 집을 나갔으며 바튼에 들어와 하버드에 들어갔지만 룸메이트가 자신의 논문을 표절했음에도 반대로 그가 표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이라는 공통체를 이해하지 못하였으며 능력이 출중해 하버드에 들어갔음에도 사람에 대한 불신은 커졌다. 게다가 이로 인해 그는 졸업하지 못해 겨우 겨우 바튼 학교의 역사 교수를 맡고 있다.

 

까칠하지만 깊은 상처받은 연기를 너무 잘했다

 

 그의 학생 앵거스는 주위에서는 다혈질적인 성격으로 비춰져도 그는 항상 우울증 약을 챙겨 먹고 있을 정도로 정신 상태가 좋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이 우상으로 삼고 있었던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정신 분열 증상과 이로 인한 부모님의 이혼. 그리고 그 과정이 단순한 종이 작업이 아닌 재판까지 갔으며 현재 어머니는 모든 걸 뒤로 하고 새로운 남자하고 허니문을 가는 바람에 그는 크리스마스에 학교 밖을 나가지 못하게 되었다. 게다가 다른 사람들은 버틸 수 있는 정신이 시간에 의해 구축되었지만 이제 갓 성인이 되는 나이의 정신의 사람이 겪었다고 하기에는 상당히 깊은 상처들이었을 것이다.

 

앞으로 많은 작품에서 뵐 수 있기를

 

 

 그리고 마지막으로 메리의 경우에는 그녀의 아들의 죽음을 학교는 물론 많은 사람들이 위로의 말을 전달한다. 하지만 과연 그 중에서 진심으로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하고 진심으로 위로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었을까. 메리의 캐릭터는 강인하게 묘사되어져 있다. 그녀의 남편은 그의 아들을 보기 전에 사고로 인해 죽었으며 그녀의 아들마저 그 남편의 나이도 되지 못하고, 대학도 가지 못하고 돈이 없어 어ㅉ러 수 없이 전쟁에 참가하여 전사하고 말았다. 그러함에도 그녀는 사람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강인한 인물이지만 과연 그러한 싸구려 동정과 위로의 말들이 오히려 그녀에게 상처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가족보다 서로에게 지탱하는 사이가 된다

 

 이렇게 위 3명의 인물들은 만약 겨울방학기간이 아니었다면 절대 서로에 대해 알지도 이야기하지도 않았을 접점이 많이 없는 인물들이었다. 하지만 그들 개개인에게 각자 깊은 상처가 있는 만큼 그들은 진정으로 서로를 위한 노력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관계는 깊어진다. 게다가 그 강인한 메리마저 눈물을 흘린 날에 그 옆에 부축해준건 그 누구도 아닌 허넘과 앵거스였다. 이처럼 각자 모르던 면모를 보게 되는 동시에 이를 통해 자신의 아픔 또한 치유가 되어지며 인물들은 서로 자신이 희망하던, 그리고 이루지 못한 꿈을 대체로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된다.

 

초반에는 아직 서먹하다

 

 영화의 대사와 번역의 질은 훌륭하며 순수하게 자막을 조금은 포기하더라도 배우들의 눈과 그들의 감정의 떨림 등을 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배경을 1970년대로 하고 있는 만큼 일부러 영화의 느낌과 편집 그리고 연출 등도 이 시대에 맞춰서 보여주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하지만 그렇다고 영화가 모든 면에서 완벽한 것은 아니다. 필자가 제목에 쓴 듯이 <죽은 시인의 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허넘 교수는 마치 <여인의 향기>의 주인공이 추후 어른이 되어 자신을 위해 연설해준 그를 기리며 그 또한 자신의 학생을 위해 연설을 해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메리의 서사에 조금의 디테일을 넣어 주었더라면 그녀의 서사의 완성도가 더더욱 올라갔을 것이다.

 

서로에게 먼저 손을 내밀 수 있는 관계가 된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필자와 같이 마음이 악하고 다른 사람이 힘들게 만든 작품에 대해 어떻게든 안 좋은 점을 캐내려고 하는 좋지 않는 버릇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시선에서 바라본 단점이다. 개인적으로 만약 극장가에 이 작품이 걸려있으며 무엇을 볼지 고민이 된다면 단연 이 작품을 고를 것이다. 누구의 취향도 필요 없으며 단순하지만 깊은 상처를 서로 이해해 주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 누가 싫어할까. 단순한 재미면으로도 메시지 측면으로도 누구에게나 추천할 수 있는 작품이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오열은 아니지만 그들의 성장에 기쁨의 눈물 한 방울 흘리면서 극장을 나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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