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겹게 이어 붙인 괴담 7/10
(이 글은 영화 전체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후기입니다)
사전에 말씀드리자면 이 영화는 오컬트 장르의 특성이 강한 영화이지 호러 영화에 많은 힘을 들인 영화는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호러와 오컬트 사이에는 때려 해도 땔 수 없는 그런 관계이며 사이이지만 대한민국에서 개봉을 하는 이상 오컬트라고 홍보를 하기 보다는 호러라고 홍보하고 관객들에게 사전에 이해를 시키는게 더욱 효과적이고 전달에 무리가 없을 것이다.
영화의 시작은 각각 풍수사인 상덕과 무당의 화림이라는 캐릭터를 맡은 김고은 배우님과 최민식 배우님의 각각의 인물로써의 나레이션으로 시작한다. 우선 화림 보여줄 때 그들은 하늘에 있으며 그들이 소관하는 것이 땅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상덕이 등장했을 때는 그가 땅을 평가하며 등장한다. 그는 풍수지리와 그 땅의 평가와 좋은 땅을 소개를 해 주거나 좋지 않을 땅인 경우 묘를 파헤치는 파묘를 행함으로써 묫자리를 옮기는 일을 주관한다. 그렇게 영화는 이후의 사건들을 보여주고 전개 시키기 위해서 영화의 초반에 그 둘의 캐릭터를 거대하게 자리를 잡게 한다.
영화는 크게 두가지의 사건으로 진행이 된다. 미국에 대부호로 살고 있는 집안에 갑작스럽게 그들에게 벌어지는 이상하고 기묘한 일을 해결해 달라고 부탁을 한다. 그리고 그들은 그들의 조상 중에서 좋지 않는 땅에 묻혀 있는 사람이 있음을 알고 이를 옮기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이 땅을 보는 순간 그들은 분명 좋지 않은 곳에 사람을 묻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땅을 파헤치자 그 속에서 관에서 나온 자는 일제장점기 시절 일본에 충성을 다하며 그 이익을 극대화한 인물로 미국의 대부호에 대한 설명이 충분히 되어지는 부분이다. 이렇듯 영화는 초반부터 중반까지 한국인들에게는 굉장히 친근하고 친밀한 이야기, 풍수지리에 대해 서술하고 이야기한다. 이 덕분에 관객들은 큰 어려움 없이 영화를 흥미롭게 따라가는 것이 가능해진다.
영화의 평가가 엇갈리는 부분은 바로 그 이후의 이야기에서 발생하는 5부, 도깨비불에서부터 시작하는 갑작스러운 새로운 문화와의 충돌에서 발생하는 이질감에서 나타날 것이다. 제목 도깨비불을 보면 불의 옆에 작은 히라가나 글자로 오니, 도깨비라고 쓰여져 있다. (물론 일본의 도깨비와 한국의 도깨비에는 차이가 있으니 필자는 이후 도깨비가 아닌 오니라고 서술하도록 하겠다) 일본에는 여러 신사가 있으며 셀 수 없을 수의 요괴와 신이 존재한다. 실제로 그들은 바로 옆이 묘지이거나 동네마다 집 가까이 신사(절)이 있는 모습을 흔히들 볼 수 있으며 여러 일본 작품에서도 이를 목격할 수 있다. 이처럼 일본의 요괴들과 한국의 요괴에는 거리감의 차이와 문화적 차이도 존재한다.
사건을 중심으로 하는 오컬트 장르 특성 상 설정과 배경등 많은 것을 설명해야 한다는 점에서 숨이 벅찬 부분도 있다. 그래서 영화는 초반에도 멈추지 않고 최선을 다해서 앞으로 나아간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영화 <유전>과 같이 알 수 없는, 정체를 모르는 압도적인 존재에 의한 무기력한 인간을 그려내는데 집중을 해야 하지만 영화는 <유전>과 같이 깊은 호러 장르의 특성이 아닌 친절히 설명으로 그리고 나레이션으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다행히 한국의 젊은 세대들에게 있어 오니라는 존재에 대해 크게 위화감을 느끼지 않을 것이 바로 작품 <귀멸의 칼날>의 흥행에 있을 것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에서도 오니가 등장하며 그들은 인간을 잡아먹는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덕분에 젊은 세대들이 오니라는 존재가 등장하였을 때는 너무 큰 거리감을 가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화가 모든 정보들을 친절히 그리고 자연스럽게 전달한다는 것은 아니다. 이전 작품인 <사바하>처럼 기존의 할리우드식 기독교 오컬트가 아닌 불교의 오컬트를 보여주려고 하였던 점에서 굉장히 긍정적으로 생각했지만 이번 작품의 경우에는 한국의 풍수지리와 쇠말뚝이라는 도시전설, 그리고 이를 지키는 일본 요괴를 묶으려고 하니 새로운 매듭에 느슨해지고 잘 묶이지 않은 부분이 있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이를 풀이하고 자연스럽게 넘기기 위해서는 대략 3시간 정도의 분량의 영화로 탄생이 되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렇게 긴 오컬트 영화를 제작 가능한 감독(보단 제작사)은 많이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필자는 이 작품을 굉장히 애정할 것으로 생각되어진다. 전작인 <검은 사제들>에서는 과거 명작 <엑소시스트>에서 많은 부분들을 채용했지만 <사바하>부터 독보적인 길을 나아가면서 한국에 몇 안되는 오컬트 장르에서 많은 부분을 발전시킨 부분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번 작품 <파묘>에서는 한국의 풍수지리, 그리고 과거사를 엮는 동시에 그를 부드럽게 연결하기 위해 일본의 오니를 넣은 시도가 돋보였다. 이를 연결하려고 노력했다는 점과 그리고 이에 대한 시도, 그리고 그 이상으로 장재현 감독의 창의력에서 오컬트 장르에 가지고 있는 애정이 느껴진다. 장재현 감독은 앞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미지의 존재를 더욱 보고 관찰하고 우리들에게 보여주었으면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의 오컬트, 호러 장르의 묫자리를 알아봐야 할지도 모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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