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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맨 2 – 우리들의 지구 용사 아쿠아맨!

영화

by 페이퍼무비 2024. 1. 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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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 영화 장르의 오답노트 정리 – 5/10

 

 

( 글은 영화 전체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후기입니다)

 

 

 

 2편이 나온 이상 1편과의 비교는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1편 개봉 당시 감독으로 배정받은 제임스 완 감독은 호러 장르 영화 분야에서는 이미 이름을 날리고 하늘을 날고 있는 감독이다. 그런 호러 장르에 특화되어 있는 히어로 영화의 감독이 배정받자 사람들은 내심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놀랍게도 상당히 괜찮은 평을 받은 데다가 기존의 히어로 장르 영화에 질린 사람들도 괜찮게 보았다, 재미있었다 라는 평이 대다수였다. 그 이유로 꼽자면 히어로의 성장 서사에 질린 부분을 시작의 10분만에 탄생에서 성장까지 그리고 있었으며 그 후 5분만에 악당 블랙 맨타의 서사까지 깔끔하게 끝내주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는 완전한 모험과 액션 그리고 웅장한 CG로 히어로의 성장보다는 재미에 완전한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2편에서도 이런 재미가 먹혔을까.

 

바다가 나를 부르네~

 

 필자가 생각하기에 재미는 어느정도 챙겼지만 1편 이상의 작품을 내주지는 못하였다고 평할 수 있다. 그 이유를 하나씩 집어보자고 한다. 전작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으로 손꼽는 주인공 아서와 그의 부인(1편에서는 아직 썸녀였던) 메라와 주택가의 옥상을 넘나들면서 뛰어다니면서 보여주는 미친 듯한 카메라 워킹이었다. 이 장면은 모든 히어로 영화를 통틀어서도 각 화면들이 부드럽게 이어짐은 물론이고 뛰어난 카메라 워킹과 각 캐릭터들의 매력을 잘 살려주면서 액션까지 여러가지의 합을 동시에 보여주는 굉장히 훌륭한 영화다. 만약 히어로 영화가 아니더라도, 이 장면을 통해 감독 제임스 완이 첩보나 스릴러, 액션 등 어느 장르더라도 무리 없이 해낼 수 있음을 보장해주는 장면이다. 그 뿐만 아니라 광각 렌즈를 통해 보여지는 장면과 액션에서는 각 캐릭터에 맞는 동선까지 깔끔하게 보여주는건 그가 호러 장르에서 어떻게 정점을 찍은 사람인지를 알게 해주는 장면들이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1편에서의 카메라 워킹은 아주 일부, 그것도 1편을 보지 않은 사람은 신경 쓰이지도 않을 정도로 적은 분량으로 나온다. 그리고 액션의 경우에도 블랙 맨타가 등장하는 장면에서의 액션만이 눈에 띄지 그 이상의 액션은 보이지 않았다. 아마 액션을 넣기 위해서는 더 많은 캐릭터들간의 갈등과 충돌을 서사로 넣어야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그런 서사 자체가 필요 없다고 판단되었는지 충돌보다는 개그로 넘길려고 하는 모습들이 보인다. 특히나 다른 영화들의 제목이나 중요 요소들을 넣음으로써 영화를 이미 본 적이 있거나 알고 있는 사람들은 피식 하고 웃을 부분들이 있지만 모든 개그들을 이해할 정도로 영화를 본 사람이 과연 이번 작품을 좋게 평가할지는 미지수이다.

 

아아 스승님 어디가셨나이까

 

 영화는 오히려 전작만큼에 비해 스케일도 줄어들었음은 물론이고 캐릭터들의 성장은 잘 보여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1편의 영화의 중심이기도 했던 캐릭터였던 윌럼 더포가 연기한 누이디스 벌코는 쥐도 새도 모르게 죽어 있었다. 우선 벌코의 캐릭터는 1편에서 아서의 싸움의 스승이자 그의 정신적 성장에 도움을 주는 캐릭터이다. 동시에 그는 아틸란티스의 왕이자 아서의 동생인 옴 마리우스의 옆에서 그의 보좌를 보고 있다. 이렇게 양측에 도움을 주는 동시에 두 명 모두 살피고 있는 시점에서 그가 영화의 진짜 중심을 잡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그가 옆 동네 마블에서 진지하고 엄격한 스승이 아닌 이상한 거미에 물린 어린애와 싸우고 있느라 시간이 없었는지 이번 영화에 출현하지 못하였다. 그 때문인지 영화는 온통 어른의 탈을 쓴 어린이들만 가득해지며 그 중심을 잡는 인물이 사라져버렸다. 이 때문에 영화의 인물들의 정신적 성장을 이루게 해 줄 캐릭터의 소실로 캐릭터들 또한 정신적 성장은 커녕 화해라는 한계에 마주해 버린다.

 

 

특히나 주인공 아서, 아쿠아맨은 정신적 성장을 이루었다고 하기에는 힘들다. 1편에서 그는 자신의 재능을 살려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두 지키기 위해서 왕이라는 책임을 지고 동생과의 결투에서 이겨서 왕의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2편에서는 왕의 자리에 대한 피곤함은 물론 그 자리를 질색한다. 히어로 영화 중에서 성공적인 2편을 보여준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다크나이트><스파이더맨 2> 그리고 <캡틴 아메리카 - 윈터솔져> 정도가 존재한다. 3작품의 공통점으로는 1편에서의 히어로써의 각성을 그리고 그 이후의 책임과 갈등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점에 있다. 히어로써의 기준의 일관성에 대한 책임, 그 기준에 대한 망설임과 본인과 히어로써의 정체성의 혼란, 그리고 히어로써의 철학과 기준이 붕괴하였을때의 자신의 책임과 선택 등을 철학과 함께 액션을 잘 버무린 멋진 작품들이다. 하지만 이번 작품의 아서는 아쿠아맨도 아닌 왕도 아닌 그냥 동네 멋진 형으로 등장하여 사건들을 해결하고 이를 통해 성장하는게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그의 아서의 동생 옴 마리우스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그는 전작에서는 바다속의 온 왕국들을 자신이 다스림으로써 육지를 파괴하겠다는 야망을 가진 인물이었다. 사실 이 사실만 보자면 영화의 악역과 그 누구보다도 목적이 일치한다. 하지만 영화는 만타만 다시 불러오기로만 했는지 이번 영화에서는 갑자기 감옥에서 물을 마시지 못하고 이를 통해 반성한 옴을 데려와서 아서와 함께 모험을 보낸다. 필자의 경우 만약 옴을 데리고 여행을 할 경우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하는게 아닌 중간 부분부터 참가를 시켜야했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악역을 블랙 맨타 혼자서 지탱하기에는 영웅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물론 블랙 맨타는 이미 1편부터 등장하였기에 많은 설명이 필요없다고 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새로운 캐릭터 하나 없이 영화를 끌고 가기에는 역부족인 부분이 보인다. 처음에 옴을 탈옥 시킨 후 함께 여행을 다니다가 블랙 맨타의 기습으로 인해 옴 또한 삼지창 절반에 잠식되어 후반에 아쿠아맨 혼자 이 둘을 상대한다는 이야기를 하는게 더욱 깊은 서사와 성장을 보여줄 수 있지만 영화는 그의 성장보다는 가족에 신경을 써서 이러한 서사를 포기하였다. 

 

 

 유일하게 호평을 하고 싶은 점이라면 야히아 압둘마틴 2세가 연기한 블랙 맨타의 캐릭터성의 유지다. 전작에서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아쿠아맨을 죽이기 위해서 아틸란티스의 무기를 개조하여 이를 갑옷으로 하여 아쿠아맨을 정말 위기에 빠지게 하였으며 이번 작품에서는 더 강해진 모습으로 등장하여 사실 최종 보스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 주었다. 최근에 나온 히어로 영화에서 전작의 악역이 다시 등장하는 경우는 많이 없었다. 아마 <앤트맨 3>에서 다시 등장하게 된 대런 크로스 정도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캐릭터도 결국에는 나도 나의 의견을 주장할 수 있고 주장할거야!’ 라면서 최후를 보여주는 일관성 없는 1회성 악역에 불과하였다. 하지만 블랙 만타는 처음부터 그리고 최후까지 그의 일관성을 유지함으로써 매력적인 캐릭터로 최후를 맞이했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 아서가 그에게 손을 뻗었지만 이를 잡지 않고 스스로 떨어지는 모습은 이번 작품에서 진짜 주인공은 그 였음을 알게 해준다.

 

혹시... 나?

 

 영화를 보면 몇 개의 영화가 생각나지 않는가? 왕위를 쟁취하기 위해서 서로 싸우는 형제, 사촌의 이야기는 어딘가의 비브라늄 갑옷을 입은 아프리카가 생각나며 자신들의 왕국을 보여줌으로써 세상과 더 이상 단절하지 않고 소통하겠다는 부분도 이들을 생각하게 한다. 이렇듯 영화는 이미 등장한 히어로 영화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이와 비슷한 영화가 옆동네의 마블 영화와 비슷하다니, 아마 DC에게 있어 굉장히 치욕적이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영화는 바다에서 사막, 그리고 정글에서 남극까지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싸우고 다닌다. 아무리 물 속에서 살다 나와서 튼튼한 몸이라고 하더라도 최소한 무기 정도는 들고 다닐 수 없는지 의문이 든다. 물 속에서도 빔을 쏘고 하이퍼 루프라는 물 속에서도 빠르게 다닐 수 있는 통로까지 만드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데 어떠한 무기도 없이 돌아다니고 있는 걸 보면 내가 <인디아나 존스> 혹은 <언차티드> 시리즈를 보는 듯 하다. 물론 물 밖에서는 사용하는 걸 염두하지 않아서 그런 기술은 없습니다!’라고 할 수도 있지만 물 밖에서도 투명해지는 옷까지 있는걸 보아하니 그런 변명은 통하지도 않을 것 같다.

 

남는건 머리 빨

 

 영화는 재미있지만 유치하다. 아마 로튼 토마토 기준으로 평론가들의 평은 나쁜것과는 반대로 일반 관객들이 좋아하는 이유가 이 때문일 것이다. 깊이는 없지만 그렇다고 재미가 없는건 아닌 작품들. 그러한 작품들이 바로 일반 관객들과 평론가들의 평이 나뉘는 이유일 것이다. 이번 작품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깊은 메시지가 있는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재미가 없는 작품은 아니다. 이번 작품 또한 재미 면에서 보자면 최근 나온 히어로 영화 작품들 중에서도 괜찮은 축에 속한다. 문제는 앞에서 말한 단점들이 모두 전작 혹은 그 이전에 나온 작품들과 동일하다는 것이다. 만약 앞서 말한 작품들과 비슷한 시기 혹은 그 이전에 나왔다면 이번 작품은 상당히 괜찮은 평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예술이라는게 먼저 선점하는게 이기는 싸움 아니던가. 먼저 선보이고 먼저 저작권을 획득하는게 이기는게 현대의 예술의 특징이다. (그래서 뭘 해도 피카소가 다 했다고 불평하는게 현재 미술계 아닌가) 만약 히어로 영화를 많이 보지 않은 사람이 본다면 나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어벤져스 엔드 게임> 까지 본 사람이 수두룩한 이 시장에서 그런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2편은 1편보다 못하다는 것을 또 다시 증명한 히어로 영화에 불과한 아쉬운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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