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책 위에서 펼쳐지는 아기자기한 연극들 8/10
(이 글은 영화 전체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후기입니다)
기상천외한 헨리 슈거 이야기
순수하게 자신의 능력을 개발한 사람에게서 배움을 받으려고 하는 사람에게 그리고 이를 탐욕을 위해 사용하는 사람에게로 넘어간다. 왜 이 소설을 영화로 한것인가. 아주 현실적이고 비극적이며 희망적이기 때문이다. 이는 웨스 앤더슨 영화에서 보여주는 재미있는 특징이다. 희망적이지도 비극적이지도 않지만 모두가 잔잔한 미소를 지으면서 나올수도 있다. 능력에 의해 돈이 부질없음을 알게된다. (참고로 한국에서는 일부러 돈을 던지거나 뿌리면 범죄입니다)
독
밤중에 갑자기 해리의 부탁으로 경찰 간더바이가 그의 집에 간다. 그리고 해리는 자신의 몸 위에 독을 품은 뱀이 올라와 있다고 한다. 그렇게 그를 살리기 위해 의사를 부르는 등 서로가 서로의 신뢰가 필요한 순간에 해리는 감정적으로 변하고 말한다. 그로 인해 그는 독에 중독되고 영혼은 피가 응고하여 영혼이 죽고 말았다. 이처럼 독을 품은 뱀은 사라졌지만 그들의 인간 관계에 독이 뿌려져 버리고 그들의 관계는 더이상 어떠한 해독제로도 풀어질 수 없는 관계가 되어버렸다. 독은 그들의 육체를 죽이지 않았지만 그들이 성장할 수 있는 정신의 성장을 멈추게 해버린 것이다.
쥐잡이 사나이. 내가 쥐인가 쥐가 나인가
쥐가 너무나도 많이 등장하여 쥐 전문가를 부르게 된다. 그는 쥐를 잡기 위해 스스로가 쥐가 된 듯한 인물이다. 그는 쥐를 잡기 위한 방법과 지금까지 자신이 애정하는 쥐를 보여주는 등 이야기를 보여준다. 무엇보다 영화는 좀처럼 웨스 앤더슨 영화에서는 보지 못한 사선으로 얼굴로 화면을 가득 채우는 장면들은 그가 조금은 색다르게 다가가고 싶으며 과거 호러 영화들에 대한 존경심이 느껴지는 장면들이다. 결말도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두 인물이 실종된 사람을 찾는 포스터를 바라보면서 영양가가 많은 무언가가 건초더미에 있다는 대사는 섬뜩함과 호러스러움이 느껴지는 결말이다.
백조. 스티븐킹이 그려낸 백조와 호수
시작부터 계속해서 암울하고 잔잔하다. 처음부터 서술자는 자신의 과거 이야기임을 알려주면서 자신의 과거 기억을 천천히 그리고 담담하게 서술한다. 그리고 화면은 우스꽝스러운 연출들로 이 잔인한 이야기를 더욱 극적이게 만든다. 이러한 연출이 오히려 이야기를 비극적으로 만들 줄 누가 알았겠는가. 하지만 주인공 왓슨은 절대 자신이 오른 나무의 가지처럼 무너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마지막 떨어진 자는 누구인가.
상당한 양의 정보와 대사들로 일반적인 영화의 길이인 2시간을 내내 본다면 정신이 나갈 것이다. 이는 짧은 단편소설에 단편영화이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장편 영화를 계속해서 만들어 간 감독들이 다시 단편영화로 돌아오는 경우나 혹은 여러 단편들을 장편 사이 사이에 끼우는 감독들이 종종 있다. 하지만 웨스 앤더스는 좀처럼 단편을 내놓지 않았다. 게다가 넷플릭스가 전면 지원하는 특정 감독의 단편 영화들의 모음집은 좀처럼 볼 수 없었다. 아마 코엔 형제가 보여준 <카우보이의 노래>가 그 대표적인 작품일 것이다. 이처럼 특정 감독의 이름을 앞으로 내밀면서 여러 단편 영화들을 한편의 장편 영화로 내놓은 경우는 아직까지는 손에 꼽는다. 하지만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매번 그들은 뛰어난 단편, 장편 영화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 웨스 앤더슨 또한 아주 훌륭한 단편 영화들을 넷플릭스에, 그리고 우리들에게 선사해 주었다.
영화는 로알드 달 작가의 단편 작품들을 원작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특이하게도 1대1화면 비율로 제작되어져 있어 만약 일반 화면으로 본다면 위 아래가 비어 있는게 아닌 좌우가 비어 있는 재미있는 화면 구성을 보여줄 것이다. 이 영화들의 유일한 단점이라고 한다면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쉴 틈없이 쏟아지는 만큼 대사량과 자막이 많아서 잘못하면 배우의 연기와 눈을 보지 못한다는게 유일한 단점이라고 할까나. 아 그리고 하나 더 추가하자면 계속해서 연극 무대처럼 움직이는 웨스 앤더슨 특유의 연출을 제대로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만약 시간만 허락된다면 자막을 보면서 한번 그리고 자막 없이 아름다운 화면에 집중해서 한번 더 보시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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