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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 – 추억의 바비 한 스푼, 여성들을 위한 정체성 한 스푼

영화

by 페이퍼무비 2023. 7. 29.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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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텔 톤의 이상을 현실의 회색 코미디로 포장하면 6/10

 

( 글은 영화 전체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후기입니다)

 

 

 그레타 거윅 감독은 예산과는  상관 없이 항상 안정적인 연출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번 영화의 1억 4500만 달러라는 상상 이상의 제작비로 어떤 연출을 보여줄까 궁금하였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녀는  예산을 그야말로 하나의 이상을 보여주기 위한 배경, 마을을 만드는데 투자하였다. 그리고  배경은 영화의 끝까지 아주 알차게 쓰여진다. 물론 캐릭터들이 묘사되어지는 모습이 장난감이라는 점과 아주 이상적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처음부터 코미디로 관객들을 진입 시키는게 아주 영리하다고 생각되어진다. 어느 장르건 코미디를 적당히 붙이면 다른 장르와 섞을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게 된다. 물론 코미디라는 장르가 포스터 앞에 붙이기 쉬울 뿐이지  어느 장르보다도 어렵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사람을 웃기고 미소 짓게 하기 위해서는  사람과 동일한 정서를 가지고 있거나 상황을 영리하게 비틀  있어야 한다. 관객들의 허를 찔러 웃음을 유발한다는 것은 한국의 매년 추석 때마다 나오는 영화들이 시도하는 부분이지만 이를 성공시키는 영화를  기억이 일단 필자에게는 없다. 그만큼 매년 우리나라 최고의 작가들과 감독들이 시도하는 부분을 그레타 거윅 감독은 영리하게 성공시킨다. 이는 바비들과 켄들이 살고 있는 바비 랜드라는 배경과 설정이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바비 랜드의 허상의 공간에 캐릭터들이  없이   있으며 날라 다니거나 매번 옷이  펴지면서 설명을 해주는 장면들은 관객들에게 허상의 공간, 그들의 존재 자체가 논센스라는 코미디를 위한 배경으로 훌륭한 설명이 필요 없는 설명이다. 이는 앞에서 말한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통해 적극적으로 세트를 제작하고 많은 배우들에 투자하여 이를 위화감 없는 세계관 속에 관객들을 초대해  속에서 코미디라는 장르에서 날개를    있었던 것이다.

 

그레타 거윅 감독의 전작들에서는 섬세하게 여성의 마음, 특히 10대들의 마음을 심도 있게 다루었다면 이번에는 위의 어머니들은 물론 모든 연령대의 여성들과 모두를 위한 영화를 제작하였다. 영화의 시작부터 스페이스 오디세이 2001’ 연상시키는 오마주 장면을 시작한다. 바비라는 인형이 등장하였던 것이 어떻게 보면 어머니 으로 밖에 보여지지 않았던 여성의 틀을 부수는 역할을 하는 인형이자 소품이었다는 것은 보여준다. 그리고 점점 다양하게 만들어지는 바비 인형으로 여성은 무엇이든지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하였다. 하지만 이를 좋게만 바라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바비가 만들어낸 여성의 이상적인 모습이나 여자아이들은 무조건 인형을 가지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만들어 내는 원인을 바비 인형에 투영한 사람들도 존재할 것이다.

 그렇다. 바비라는 인형이 더이상 시대에는 맞지 않는 존재라는 것을 영화도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영화는 바비들과 켄들 (그리고 켄의 친구 엘런)만이 존재하고 있는 바비랜드에서 바비를 끄집어 낸다. 바비가 나오게 계기가 바비가 죽음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하였으며 이는 사실 인형을 가지고 놀던 아이의 어머니가 다시 가지고 놀면서 생겨났던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생각이 자연스럽게 바비에 스며들며 그녀는 스스로를 고치기 위해서 현실세계로 떠나게(방출) 된다. 그리고 이상한 바비가 전형적인 바비에게 하이힐과 슬리퍼를 꺼내면서 그녀에게 묻는다. 세상 밖으로 나갈 것인지 혹은 그냥 이대로 살 것인지. 전형적인 바비는 그냥 이대로 있는 것을 선택하지만 이상한 바비는 그녀에게 너는 하이힐, 바깥으로 나아가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요한다. 바비라는 상징의 한계를 알아차리고 영화에서는 그녀를 이용해 더 큰 메세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그녀를 바비월드에서 내보낸다. 

 

 그레타 거윅 감독이 이미 영화를 만드는데 뛰어난 감독이었음을 알고는 있었지만 어느 대사도 버릴 없이 세계관을 만들고 캐릭터들의 성격을 보여주는데 영리하게 사용되어졌다. 영화가 여성들의 권리와 그들이 지금까지 압박 받아왔고 그들의 상황을 영화는 보여주고 대사를 통해 전달한다. 전형적인 여성상을 보여주었던 전형적인 바비에서 벗어나 바비라고 쓰고 개개인의 여성이라고 읽는 그들의 모습을 영화는 이끌어 가고 있다. 하지만 이를 보여주는 것이 단순 대사들로 이루어진다는 점이 아쉬웠다. 누군가에 의해 불려온 것이 아닌 스스로 이끌어 가고 이를 극복해 나아가는 모습들이 단순히 대사 줄로 처리되었다는 아쉬움이 보이는 것은 필자 혼자만의 욕심일까. 동시에 이게 그레타 거윅 감독의 역량으로는 이것이 한계였던 것인가 라는 의문과 아쉬움이 남는. 그리고 영화에서 남자들이 (정확히는 가부장제이겠지만) 악역까지는 아니더라도 반대의 위치에 서서 여성들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가 단순히 남자와 여자들의 다툼과 그들의 싸움으로 이끌어 갔다면 영화는 단순히 남녀차별 문제로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감독은 영리하게 그들의 다툼으로 영화를 끝내는 것이 아닌 명의, 아니 개의 바비가 명의 사람으로 성장하는 모습으로 피노키오처럼 인간으로 성장하는 엔딩을 보여준다. 과정에 희생이나 사랑은 없지만 그럼에도 바비는 사람으로 재탄생하여 바버라 라는 인물로의 탈피를 보여준다. 그리고 나오는 노래에서 우리는 만들어졌을까 라는 의문을 감독은 바비라는 캐릭터의 성장을 통해 우리들에게도 조금은 추상적이며 어디서나 볼 만한 적당한 질문을 던진다. 이 의문에 대해 영화는 명확한 정답을 보여주지 않는다. 마치 결말을 보여주지만 결말 이전의 10분 내지 15분 정도를 잘라내고 결말을 보여주거나 12편의 드라마에서 10편과 11편을 빼고 보여주는 느낌이 든다. 이러한 의문을 던질 때에는 감독이 생각하는 정답이 하나는 예시로 나와야 하지만 이 예시를 빼 먹고 결말만 보여주니 약간은 허무한 결말로 보일 수 있다. 

 

 감독은 마지막에 켄이라는 캐릭터에게도 애정을 보이고 그도 언젠가는 바비처럼 그냥 켄이 아닌 켄이라고 불리는 사람으로 성장할 있음을, 그리고 성장할 것이라는 것을 예고하며 영화는 마무리 된다. 주역 마고 로비와 라이언 고슬링의 배우들이 보여준 귀엽고 뛰어난 연기력은 영화를 보게 이유로도 충분할 것이다. 그만큼 그들도 자신의 캐릭터에 진심으로 하였으며 매력들도 충분히 살렸다. 매력적인 요소도 많고 많은 사람들이 충분히 즐길 있는 작품이지만 세대분들과 같이 보기에는 파스텔 톤의 세계는 조금 눈이 부시고 그들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분들에게는 조금은 힘들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동시에 그레타 거윅만의 조금은 거친 느낌의 부분들을 자본으로 깍아내서 독보적인 색이 퇴화한 느낌이 들었다. 감독의 색이 조금 더 담겨도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그럼에도 잘 깍여서 맨들맨들하게 광택이 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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