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잭맨이 멱살 잡고 끌어올린 남의 집 아들 수험생 이야기 5/10
(이 글은 영화 전체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후기이지만 보지 마세요)
이 영화에는 3개의 장점이 존재합니다
1. 휴 잭맨의 미모와 수트 빨
2. 휴 잭맨의 열정적인 연기와 안소티 홉킨스의 짧은 출연이지만 굵직한 연기
3. 더운 여름 시원한 영화관에서 잘 수 있는 잔잔함
전작의 더 파더에서 치매에 걸린 아버지, 사람의 시점에서 계속해서 바뀌는 연출은 첫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좋았다. 하지만 많은 작가들이 그렇듯이 첫번째 작품이 가장 크게 성공하고 그 다음부터는 첫 작품의 연장선에 불과하다는 말이 있듯이 그 또한 이번 작품에서는 무너지고 말았다. 작가의 시점에서 가족의 중요성과 사랑에 대해 우울증에 걸린 청소년의 시점에서 진행하려고 한 시도는 보인다. 하지만 전작에서 영화를 바라보는 시점은 완전히 아버지, 파더의 시점에서 진행된다. <더 파더에서>는 아버지의 시점으로 그에게 몰입하는 것도 가능해지는 동시에 치매라는 병을 앓고 있다는 점을 이용해서 편집을 뒤죽박죽 섞어서 크리스토퍼 놀란의 초창기 작품의 <메멘토>와 같이 관객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관객들은 이러한 편집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그것은 치매라는 병을 그가 앓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영화 더 선의 아들의 시점을 감독은 존중해주지 않는다. 온전히 휴 잭맨의 관점에서 그 아들을 바라보게 한다.
그는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다른 여자와 만나 이혼을 하고 존경하던 아버지를 욕하는 어머니와 함께 17살 까지 지냈어야 했다. 그러한 그가 학교도 가지 않고 심각한 우울증을 겪고 심지어는 자신을 해치기까지 한다. 그러한 그를 아버지의 관점에서 바라보려고 하는 것에는 정보의 한계가 있다. 만약 이 정보의 한계를 가지고 스릴러나 호러로 이끌려고 했다면 가능하겠지만 안타깝게도 이를 가지고 전작의 더 파더와 같이 연출하려고 했던 감독은 실패하고 말았다. 결국 아들의 심리 상태를 관객들에게 이해시키지 못하고 실패하여 관객들은 이 영화에서 누구에게 감정 이입을 해야 하는지 혹은 이입할 수도 없는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 영화에서 아들의 선택을 믿은 결과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를 데려와 보살피려고 하였지만 이는 부모가 할 수 있는 역할과 정신학 의사들이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부분이 다르다는 것도 대사로 언급한다. (유일하게 칭찬하는 부분!) 그리고 가족이라는 집단에 대한 불신과 부모가 자식에게 주는 사랑은 항상 옳은 것인가라는 의문에 대한 부정적인 답을 아들의 죽음으로 감독은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그 이전의 세대, 휴 잭맨과 안소니 홉킨스의 사이의 문제를 계속해서 언급하고 그의 트라우마를 비춰줌으로써 그는 아들에게 사랑을 전할 수 없는 인물임을 보여주었어야 했지만 단순히 대사 몇 줄과 장면들로 이를 넘겨버렸다. 이를 가족이라는 집단이 결국 사회가 만들어 낸 위태로운 집단이며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는 집단이라는 것을 이혼이라는 단어 하나와 아들이 울먹이면서 외치는 대사로 넘겨서는 안된다. 이를 더욱 디테일하게 보여줄 수 있었음에도 감독은 전작의 더 파더에서 편집과 실내촬영으로 충분히 보여줄 수 있다고 자신하였기에 이러한 연출을 고집하고 밀어 나아간 것이 아닌가 싶다.
결국 감독이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는지가 확실하지하지만 이를 전달하는 방법이 그가 말하는 가족처럼 위태로운 영화다. 우울증인지, 가족의 관계에 의한 갈등인지, 혹은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한 사람이 그 자식을 사랑하는 법을 몰라 벌어지는 스릴러 및 호러인지 확실하게 보이는 부분이 없다. 이 중 하나를 콕 골라 이전 영화처럼 힘있는 대사로 이끌어 갔다면 전작의 더 파더처럼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괜찮은 영화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여러모로 아쉬운 차기작이다. 부디 다음 작품에서는 좁지만 날카로운 대사들과 연출로 돌아와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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