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나무에서 자란 신선한 오렌지 7/10
(이 글은 영화 전체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후기입니다)
돌아올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패딩턴이 다시 한번 스크린에 돌아왔다. 1편과 2편에서는 굉장한 호평을 받으면서 필자 또한 영화를 재미있게 관람한 덕분에 어떠한 걱정도 없이 극장에 방문하였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1편과 2편의 높은 완성도 때문에 이번 작품이 조금이라도 아쉬움을 남긴다면 영화 전체 시리즈에 조금의 흠집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높은 기대보다는 약간의 경계를 하고 가야 했다. 그런 이번 패딩턴은 1편과 2편에 비해서는 아쉬움이 남지만 그럼에도 패딩턴만의 따뜻한 이야기를 유지할 수 있다는 부분과 이제는 다른 영화, 오마주에 의지하는 부분이 줄어들었다는 점에서도 성장 및 부족함을 느끼게 하였다.
영화는 주인공 패딩턴이 어떻게 그의 이모 루시를 만나게 되었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다시 현재로 돌아와 런던에서 함께 지내는 브라운 가족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이전 작품에서도 가족이라는 테마로 잘 묶어 메세지를 전달하였지만 이제 그들 또한 둥지를 벗어나 새로운 터전을 향해 나아가는 자식들을 그린다. 이전 작품인 1편에서는 10년, 2편에서는 7년이나 지난 만큼 새로운 관객들을 위해 설명을 해야 하지만 이를 상당히 천천히 전달하는 만큼 템포에 아쉬움을 느낀다.
이전 작품에서는 이러한 초중반의 지루함을 유명 배우들과 여러 유명 영화들의 오마주들로 커버가 가능하였다. 게다가 유명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로 기둥을 잡으며 아무리 패딩턴이 발버둥을 치고 사고를 쳐도 이를 단단하게 잡아주었으며 오마주들 또한 몰라도 보기 즐거운, 알면 알수록 더욱 즐거운 수준으로 아주 적절하게 적용시켰다. 이번 작품에서는 이전 작품들과는 다르게 독단적으로 나아가고 싶어하고 싶은지 유명 배우를 줄였으며 오마주 또한 눈에 띄게 줄였다. 페루에 고대 유적이라는 부분에서 분명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나 [틴틴: 유니콘호의 비밀], [언차티드] 등 오마주 할 작품이 분명 많았음에도 이를 덜어내어 스토리에 힘을 주려고 하였다.
하지만 이렇게 힘을 주려고 하였던 스토리는 상당히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가족 영화에 가깝다. 심지어 [도라와 잃어버린 황금의 도시]까지도 생각이 나는 황금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작품에서도 언급하였으며 마지막에 이를 배제하고 가족을 선택하는 결정까지 철저히 전체 이용가의 시선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는 일반적인 가족 영화를 그리고 있다. 하지만 필자가 한가지 마지막에 인상적으로 느낀 점은 이러한 일반적인 이야기임에도 안정적인 동시에 마지막에 그리는 ‘터전’이라는 부분이 나의 고향과 가족이라는 개념이 절대 일치하지 않다고 그리는 부분에 있었다.
패딩턴은 자신의 고향인 페루에서의 엘데라도, 황금(오렌지)가 가득한 땅을 찾았음에도 브라운 가족에게 다시 돌아가도 되는지를 물어본다. 그리고 그는 ‘이들은(곰들) 나의 부족이지만 여러분은 저의 가족이에요’라고 대답을 한다. 세계화가 되어가면서 자신의 뿌리였던 나라, 터전을 벗어나는 것이 세계적으로 더이상 이상한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자신의 고향(부족)과 가족, 나 라는 개념들이 너무 얽매이지 않기 시작하였음을 대중매체에서도, 전체 이용가 가족 영화에서도 자연스럽게 그려지기 시작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느껴진다. 게다가 이러한 메세지가 앞서 캐릭터들의 대화에서 가볍게 언급되어진 것들이 이 메세지와 함께 깔끔하게 회수가 되어지는 점에서 [패딩턴 시리즈]만의 장점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러한 좋은 장점들과 메세지를 가지고 있음에도 약간의 아쉬운 점들이 존재한다. 액션 장면은 안정적이지만 일반적인 대화 장면들에서 CG들이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점(특히 후반), 전작들에 비해 나오는 배우들이 더이상 화려한 출연진이 아니게 되었다는 점. 마지막으로 이번 작품이 극장에 가서 볼 정도의 의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슴 따뜻해지는 가족 영화이지만 이를 대체할 작품들은 현재 OTT에 다수 존재한다. 게다가 언젠가 자연스럽게 OTT에 올라올 작품임으로 천천히 기다리다가 차분히 집에서 오렌지 마멀레이드 샌드위치를 먹으며 관람하신다면 충분히 만족스러울 작품이다.
요약 3줄
1. 지루함을 해결해 줄 유명 배우와 오마주들은 어디에
2. 붕 떠있는 CG도 아쉽다
3. 그럼에도 편안하고 안정적인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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