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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클라베 – 확신하는 교회 아래 뿌리 내린 의심

영화

by 페이퍼무비 2025. 3. 6.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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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 속 폭발하는 객관적 의심, 주관적 확신   7/10

 

 

 ( 글은 영화 전체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후기입니다)

 

 

 

 생각보다 심심하게 끝난 2025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필자가 가장 주목한 작품 [콘클라베]는 많은 후보에 비해 아쉽게도 많은 상을 획득하지는 못하였다. 하지만 작품/ 남우주연/ 여우조연/ 각색/의상/편집/음악/미술 이라는 후보에 오르면서 영화는 다양한 방면에서 완성도가 아주 뛰어남을 증명하였다. 그런 작품이 아카데미 시상식이 끝나고 슬금슬금 올라와 개봉을 하였으며 필자는 이번 작품이 완성도는 물론이고 관객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가 없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교황의 순직 그리고 시작되어지는 콘클라베

 

 현대의 무종교인들이 점차 늘어나는 현실에서 극장에 개봉되어지는 종교 영화들은 특히나 많은 관심을 가지기가 힘들다. 그나마 살아남는 방법으로 택한 방법이 호러 장르를 통해 종교의 위기와 공포심을 결합하여 생존하는 등의 방법들이 있었다. 이번 작품은 스파이와 같은 스릴러 장르를 선택하였으며 배경으로는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와 결합하였다. 각본가 피터 스트로갠이 이전 작품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에서 걸출한 각본 실력을 보여주었으며 이번 작품 또한 그의 명성이 한층 올라갈 이야기를 보여주었다.

 

다양한 유색인종이 섞인 기독교, 나아가아하는가 되돌아가야하는가

 

 영화는 종교 영화의 액자를 가지고 있지만 그 안에 그려져 있는 그림은 정보를 둘러싼 스릴러이다. 그리고 종교 영화임에도 현대를 고려하여 초반에는 어느 누구보다도 과학 기술이 접목되어 있는 장면들이 다수 보인다. 유리창의 진동으로 콘클라베 과정이 드러나지 않을까, 들어가면서 가방 속을 x-ray 선으로 확인하거나, 요리 장비들이 최첨단 장비들로 가득하거나 심지어 추기경들이 머무는 방의 방 키는 호텔처럼 카드로 열린다. 하지만 콘클라베가 진행되어지며 이러한 최첨단 장비들을(짐시어 유선 전화기도) 모두 야외에 버려지고 나서 영화는 인간의 깊은 심리 속으로 들어가 인간의 최초의 아날로그 작품인 의심을 깊이 파고들기 시작한다.

 

중립적으로 모든 이들을 평등하게 의심한다

 

 콘클라베의 관리직으로 선출 받은 토머스 로런스 추기경은 강한 보수 진영 측을 경계하는 동시에 자신과 비슷한 방향성을 추구하는 (그나마 낫다고 생각하는) ‘앨도 벌리니 추기경을 뒤에서 밀어준다. 그 과정 속에서 중립적이지만 다른 이들을 의심하고 이를 밝혀내는 과정에서 스파이 장르와 같은 재미를 선사한다. 동시에 최고직이라고 불릴 정도로 높은 위치에 있는 종교인들 추기경들임에도 불구하고 이들 하나하나가 가지고 있는 결점들이 점차 들어나면서 영화는 생각하지 못한 결말을 보여준다.

 

모두가 걸고 있는 십자가의 형태는 다르지만 모두가 교황이 되고 싶어한다고 한다

 

 필자는 무종교인으로써 영화를 바라보는 관점이 종교인들과는 분명 다를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사람이 가지고 있는 확신이 사실은 가장 조심해야 한다는 말에는 심히 동의하는 바이다. 심지어 이러한 의문은 십자가 집단의 가장 위에 올라가 있는 교황조차도 가지고 있었다고 영화는 말한다. 물론 교황이 가진 의심의 방향은 신에 대한 의심이 아닌 인간들이, 인간에 의해 형성되어지고 있는 집단이자 교회에 대한 의구심이었지만 이는 동시에 교회를 포함한 종교들의 생존을 물어보는 질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대답은 크게 두가지로 더 많은 이들에게 가볍게 포용 받자는 진보와 과감히 그리고 엄격히 전통을 추구하자는 보수로 나뉘어진다.

 

내뱉는 말은 결국 자신으로 돌아온다

 

 이와 같이 서로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 상대방을 해하는 방식으로 서로를 경계한다. 이러한 모습을 대사 마치 미국 정치계에 불린 것 같군이란 대사로도 이 상황을 대변한다. 이와 같은 정치극이 의심을 기반으로 하는 정치극들이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은 아마도 공간과 정보의 한계 덕분일 것이다. ‘콘클라베를 진행하는 중에는 외부와의 접촉이 금지되어지며 정보 또한 한계를 지니게 된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수단은 서로를 향한 의심 뿐이며 이를 증명 및 판단 할 수 있는 것은 관리인으로써 외부와 소통이 가능한 토머스 로런스뿐이다. 그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의심과 비리, 그리고 결점들을 하나하나 들춰내면서 본인도 무엇을 믿어야 할지 혼란스러워 한다.

 

영화의 최고 기둥 그리고 중심

 

 영화의 각본은 빈틈이 없으며 거대한 돌을 천천히 언덕 위로 올리듯이 마지막까지 힘을 이끌고 간다. 하나의 장르를 선택하는 동시에 끝까지 이 포텐셜을 지니고 가는 것은 각본가로써 할 수 있는 최선 그리고 최고의 업적일 것이다. 무엇보다 이를 받쳐주는 배우들, 특히 레이프 파인스의 연기는 그 어느 순간보다도 빛을 발하고 거대한 기둥처럼 영화를 단단하게 지탱하고 있다. 게다가 그 외의 배우들 또한 연기력으로는 절대로 밀리지 않았으며 마치 영화 [다우트]처럼 각본의 대사들에 거대한 힘을 담아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게다가 이를 보여주는 배경과 소리 그리고 미장센과 연출들은 각 한 명 한 명의 추기경들이 목에 걸고 있는 십자가처럼 빛나고 있다.

 

후반에 갈수록 이해가 가는 그의 대사, 하지만 최선이었을까

 

 영화는 계속해서 관객들에게 의심을 하는 자세와 확신의 위험성을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들어나는 비리와 각 추기경들의 의구심들을 스릴러 장르 답게 하나하나 밝혀내 간다. 하지만 후반에 가서 갑작스럽게 테러와 함께 보수 진영이 갑자기 자신감을 얻자 등장하는 인물에 대해 필자는 의심이 들었다. ‘이것이 최선이었을까’. 마지막에 한 명의 인물로 인해 영화가 갑자기 반전되는 상황을 필자는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없다. 갑자기 난입해 무엇이든지 다 알고 있는 듯한 현자의 말에 수긍하는 인물들의 갑자기 사라진 권력에 대한 욕심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든다. 마지막의 반전을 위함이라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잃은 게 많으며 필자에게 다른 의구심이 들게 한다. 정말 이것이 최선이었을까.

 

 

 

요약 3

1.     스릴러의 액자 안에 그려 넣은 십자가 그림

2.     뛰어난 각본에 이를 뒷받침 하는 제작진과 배우들

3.     하지만 최선이었는지 의구심이 들게 하는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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