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속 흐릿한 주제와 뚜렷한 재미 7/10
(이 글은 영화 전체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후기입니다)
주인공인 로봇 로즈가 있기 전에 로봇이 메인으로 등장하는 작품이 1999년 개봉한 [아이언 자이언트]가 있다. 그 당시를 생각해보면 사람의 시선으로 로봇을 그려 나아갔으며 마지막의 방향키를 아이언 자이언트가 잡으면서 영화는 마무리가 되어졌다. 그리고 시대가 지나 그 방향키를 잡고 로줌 유닛 7134인 로즈가 등장하여 영화는 로봇의 관점으로 시작되어진다. 그리고 과거의 특정 시대를 그리는 것이 아닌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나 관객들에게 혀용 되어지는 배경은 대부분이 자연 속이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니모]의 틀을 따라 나아간다. 태풍으로 인해 자연 속에 방치되어졌지만 자연의 동물들의 언어를 배우고 실수로 죽이고 남은 아기 기러기 브라이트빌을 키워 나아가는 로즈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브라이트빌의 성장 이야기와 자신의 신체적 한계의 극복을 그리는 성장담은 여러 영화 속에서 자주 그려지는 부모와 자식, 특히 모성에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특별한 점은 그 모성이 사람이 아닌 로봇에 삽입되어져 있다는 점이다.
초반에 보여지는 로즈의 모습은 상당히 흥미로운 지점이 다수 존재한다. 벽에 올라가지 못하자 옆을 지나가는 게를 흉내를 내면서 절벽을 오르면서 해일의 위기에서 탈출하고 이후 여러 동물들의 특징들을 곧바로 따라할 수 있게 되며 이는 후반에 있는 격돌에서 빛을 발한다. 하지만 중반에 이러한 특색이 발휘되어지는 것을 마지막으로 이를 살리지 못한 결말에 아쉬움이 존재한다. 스스로를 자연 속의 로봇, 와일드 로봇이라고 말하지만 결국 인간 사회에서의 끝맺음. 만약 로즈가 다시 돌아오거나 로봇에서 점차 부품들을 바꾸어 나무나 다른 유기체의 모습으로 끝을 냈다면 어땠을까. 새로운 결말 보다는 안정적인 결말을 선택한 제작사의 마음도 알겠지만 조금은 더 색다른 마지막을 필자는 기대하였다.
단순히 필자가 새로운 결말을 보지 못하였다고 하여 점수를 낮게 준 것이 아니다. 필자 또한 8점을 주고 싶었지만 왠지 모르게 8점으로는 아쉬움 점이 존재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그 판단 기준이 어디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보자면 너무 많은 것을 담아 진짜 메시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초반부터 중반까지 그려지는 브라이트빌의 성장과 그의 독립을 그려 나아갔으며 그 이후로는 자연을 지키려는 로즈를 담아 내었다. 여러가지의 시점이 동시에 그려져 사건과 캐릭터 모두 상당히 그려졌지만 이 두개의 이야기를 동시에 담아내면서 융화되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나의 영화에 반드시 한가지의 이야기를 담을 필요도 없으며 여러가지의 색다른 이야기를 넣는다고 하여 반드시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여기서 비교 대상이 되어질 수 밖에 없는 작품 [아이언 자이언트]와의 비교를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와일드 로봇]이 자연을 그리는 동시에 모성애를 그리고 있다. 이는 과거 신화부터 내려온 자연은 모두의 어머니, 혹은 가이아와 같은 모습으로 그릴 수 있다. 하지만 영화의 초중반부터 계속해서 언급하는 것이 바로 ‘날것의 자연’이다. 단순히 모두를 포옹하는 것이 아닌 약육강식이 존재하며 약한 존재는 살아남지 못하고 누군가는 누군가를 사냥하여 살아남는 그런 ‘자연스러움’이 있었다.
그런 ‘자연스러움’을 단순히 대사 뿐만 아니라 화면에서도 자주 보여주면서 죽음이 반드시 나쁜게 아닌 하나의 형태임을 영화는 비추고 있다. 하지만 이를 후반에 가서는 모두가 살아남기 위해 이겨내야 하는 프로그래밍인 것처럼 언급한다. 이가 가능한것은 광합성으로 충전이 가능한 로봇인 로즈나 가능한 일이며 이는 초반에 보여준 ‘날것의 자연’을 배반하는 행위이다. 물론 동화스러움을 보여주기 위해 이를 극복한 듯이 비추지만 그러기에는 초반에 보여준 적나라한 ‘날것의 자연’의 ‘자연스러움’을 다르게 연출해야 하지 않았을까.
물론 [아이언 자이언트]에는 그런 자연보다는 당시 시대상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집에 있는 소품이나 사진들 하나하나가 당시 냉전시대를 잘 그리고 있으며 인물들 또한 시대에 대한 불안감이나 책임감을 입체적으로 잘 그리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주인공 호가드 휴즈와 아이언 자이언트의 우정을 잘 그리고 있으며 그의 희생에 관객들이 눈물을 흘리는 이유 또한 그들의 우정과 아이언 자이언트의 희생 속에서도 스스로 되고 싶어했던 슈퍼맨의 꿈을 이루었기 때문일 것이다.
전체적으로 잘 만들어진 작품이며 누가 봐도 뭉클한 부분이 분명 존재한다. 그리고 영화에서 보여주는 색감과 연출, 그리고 로즈이 매력은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면서 인정할 부분이다. 하지만 그런 매력 속에서도 어디선가 많이 본 모성애에 관한 이야기들과 브라이트빌의 성장은 영화의 재미를 반감시키며 결말에 가서는 새로움이 부족함에 아쉬움이 남는 마지막을 보여준다. 관객을 더욱 울릴 수 있었지만 일부러 이를 선택하지 않은 제작진들. 이런 왕도의 정답도 괜찮지만 조금은 더 날개를 펼칠 수 있지 않았을까.
요약 3줄
1. 아름다운 색감의 화면과 연출
2. 이미 알고 있는 맛이지만 괜찮은 모성애 이야기
3. 근데 왜 결말에서 조미료 맛이 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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