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필사적인 노 젓기 6/10
(이 글은 영화 전체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후기입니다)
필자는 이번 작품을 볼 예정이 없었다. 하지만 굉장히 이례적으로 한국에서 TV 애니메이션의 총편집본을 개봉한다는 점과 심지어 그걸 전편과 후편으로 나눠서 상영한다는 점에 흥미가 생겨 전편은 보지 못하였지만 전편이 개봉하는 동안에 TV애니메이션을 시청하고 이후 극장에서 후편을 관람하였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전편은 보지 않았지만 아마 후편보다는 서사가 더 좋았을 것이라고 예상되고 장르의 충실도는 이번 작품이 더욱 심도 있게 그려졌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영화의 시작은 주인공 고토 히토리가 태풍으로 인해 거의 많은 손님이 오지 못한 라이브 하우스 스타리(starry)에서의 연주가 엉망진창인 상황에서 솔로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이를 결속밴드의 보컬 키타 이쿠요의 시선으로 비춘다. 이를 통해 전편이 코토 히토리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으며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그녀였을 것으로 예상되어진다. 하지만 이로 인해 조금은 불안하였던 점이 TV애니메이션에서는 전체적으로 주인공 고토 히토리를 중심으로 그리고 있으며 키타 이쿠요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장면은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이러한 불안감을 들고 영화는 TV에서는 들어가지 않았던 노래들을 다수 집어넣었다. 특히 바다에 가거나 새로운 기타를 사러 가는 장면들에서는 마치 ‘너 이거 이미 알고 있잖아? 다시 볼 필요 없으니까 노래나 들어’라는 느낌으로 모든 대사들을 넘기면서 새로운 노래를 집어 넣었다. 이는 기존의 팬들에게는 콘서트 도중 마치 신곡을 먼저 발표하는 듯한 기분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새로 그리고 처음 이 작품을 보는 사람들에게는 어리둥절함을 줄 수도 있다. 그래서 필자는 이번 작품을 평가하는 기준을 바꾸었다. 바로 이 작품을 보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기존의 TV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인가이다.
우선 전편을 보지 않았던, 후편만 관람한 관객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번 작품은 마치 여행에서 찍은 사진을 되돌아보는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그것도 다른 사람의 여행을 말이다. 아무리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좋은 노래가 들어가 있다고 하더라도 작품의 이야기에 매력이 없으면 사람들은 금세 잊고 만다. TV 애니메이션에서 보여준 이야기는 코토 히토리라는 소녀의 성장기를 그려 나아가는 동시에 상상만 했던, 주인공이 되는 일을 직접 해내주면서 느껴지는 대리만족감에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었기에 많은 인기를 모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한 성장을 이미 전편에서 끝내버린 나머지 코토 히토리는 후편에서 이미 완벽한 캐릭터로 자리를 잡았다. 그래서 후반에 가서 그녀를 새로 바라보는 키타 이쿠요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진행한 점은 칭찬할 만 하다. 그리고 그녀의 노력을 새롭게 그려 넣은 장면들로 분량을 추가한 것은 더욱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가 작품 전체를 새롭게 바꾸지는 못하였으며 새로운 팬들을 TV 애니메이션에까지 이끌어 오지는 못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점이 극장총집편의 한계이며 재미있는 점이다. 어차피 이를 보기위해 찾아오는 관객들은 이미 필자와 같이 TV애니메이션을 전부 다 본 관객들이다. 그리고 2022년에 개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2024년에 극장 개봉하였다는 점은 기존의 작품들이 전부 다 블루레이로 출시가 완료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여기에 오리지널 장면들까지 들어가 있으며 이 모든 장면들에 오류가 없었다. 여기서 오류라는 것은 장면에 나오는 캐릭터들의 얼굴 구조(?)가 어긋나 있거나 뒤에 배경이 대충 그려져 있는 점들을 의미한다. 그리고 블루레이로 출시하면서 여러 장면들을 수정 그리고 업데이트한 덕분에 그림의 프레임과 동작들이 더욱 부드러워진 것들을 극장의 거대한 스크린으로 볼 수 있다.
앞서 말한 ‘너희들 여기 이미 알고 있으니 신곡이나 들어’는 부정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만약 극장에서 관람을 한다면 이는 감사할 일이다. 왜냐면 보통의 일반인은 극장에서 만큼의 좋은 스피커와 공간을 소유하고 있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만약 있어도 차 정도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 만약 차에서 이 영화를 보고 있다면 부디 운전자는 아니길 바란다) 그렇기 때문에 신곡을 TV에서 발표하는 것 보다 라이브에서 나를 응원하러 와 준 팬들을 위해 신곡을 불러 주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고 긍정적인 점이 바로 여기서 발생한다. 이 때문에 여러 신곡들이 들어간 극장판은 오히려 팬들에게는 긍정적이지만 새로 온 관객에게는 뜬금이 없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기존의 팬들에게는 좋은 화질로 거대한 극장 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새로운 노래들을 극장의 거대하고 빵빵한 스피커로 들을 수 있다는 점들이 한국에서 개봉한 극장총집편의 장점일 것이다. 하지만 기존의 고토 히토리의 시선보다도 키타 이쿠요의 시선을 넣음으로써 전편과는 다른 분위기의 후편을 만들 수 있게 노력한 면은 보이지만 기존의 작품에서 끌어 오기에는 그녀의 기존 분량이 부족한 면이 있었다. 게다가 이러한 점에서 공감할 수 있는 점들이 줄어들어 기존 팬들에게는 새로운, 하지만 새로운 관객들이 기존의 작품에 관심을 가지게 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존재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기존의 작품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한번 쯤 보기에는 나쁘지 않을 듯 하다. 만약 본 적이 없다면, 극장총집편은 아니더라도 기존 작품이라도 관람해 보시라고 추천해 본다.
요약 3줄
1. 빵빵한 음질로 듣는 신곡과 더 좋아진 화면
2. 팬 유입보다는 기존 팬들에게 팬서비스
3. 새로운 관객에게는 아쉬움이 남는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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