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기억 그 본질에 대해서 7/10
(이 글은 영화 전체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후기입니다)
영화는 소설가 산드라에게 한 학생이 인터뷰를 하러 온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리고이후 그녀의 아들 다니엘이 강아지를 산책 한 후 자신의 집에 피를 흘린 채로 사망해있는 아버지 사뮈엘을 발견한다. 그리고 영화는 그가 과연 타살인지 자살인지, 타살이라면 누구에 의해 타살을 당했는지, 그리고 자살이라면 그가 왜 자살을 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진 채로 영화는 힘찬 시동을 건다. 초반 까지만 해도 어머니는 이에 대해 어떠한 죄도 없으며 단순한 사고로 생각되어졌지만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남자와 어머니에 생각의 충돌이 자주 있었음을 알 수 있었으며 이는 싸움까지 번지는 등 그 둘의 사이에는 큰 불화가 존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화는 계속해서 재판을 보여주면서 검사는 산드라의 유죄를 추궁하며 변호사는 산드라의 무죄를 주장한다. 이는 게임 <역전재판>처럼 서로 공방을 벌여가며 이야기를 진행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산드라가 검사의 추궁과 언어의 장벽에 부딪히면서 계속해서 재판을 이어가면서 점차 그녀의 본질에 대해 추궁하기 시작되어진다는 점이다. 그녀는 이미 성공한 작가이며 유명세를 가지고 있는 동시에 양성애자이다. 재판이 시작되어지면서 그녀가 쓴 작품들은 사실 그녀가 실제로 겪었던 일들을 기반을 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자신의 남편의 아이디어까지 표절(그녀는 영감이라고 표현한다)을 했으며 그녀가 양성애자이며 불륜까지 행했다는 사실까지 밝혀진다. 이렇게 그녀는 점차 남편처럼 평판은 물론 신뢰 또한 추락해간다.
필자가 느끼는 이 영화의 중심은 후반 아들이 말하는 정보가 충분하지 않을 때 우리는 어떻게(how)가 아니라 왜(why)에 다가가야 한다는 대목이다. 세상에는 모든 정보들이 모여서 결론을 내는 경우가 많이 있지 않다. 오히려 부족한 정보들을 모아 그 빈칸을 인간들의 상상력으로 채워 넣기 바쁘다. 마치 역사학자들이 역사의 공백을 허용하지 않고 그 공백을 본인들의 상상력으로 채우려고 하며 사람들이 이미 결론이 난 문제를 더욱 더 합리화 하기 위해 결론을 위한 공백의 빈칸에 스스로의 상상력을 채워 넣는 것처럼 사람들은 공백에 대한 불편함과 언짢음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공백에 대한 불편함을 불편한 진실들도 채워 나아가면서 영화는 멈추지 않고 브레이크가 고장난 기차처럼 계속해서 재판을 통해 달려간다.
이처럼 그 상상력을 채워 넣어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그들의 불완전한 기억에의해 만들어지는 상상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에도 있을 것이다. 사람의 기억이란 무척이나 주관적이며 항상 옳거나 정확한 것이 아니다. 심지어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더라도 시간이 지남에 있어 이가 변색되어지거나 소실 되어지기도 한다. 이처럼 사람의 기억이란 불완전한 것임을 영화 또한 인지하고 있으며 캐릭터들을 통해서 계속해서 말해주고 있다. 아들 다니엘이 혼란스러웠던 때문에 기억이 꼬였다고 하는 대목이나 산드라가 자신의 팔의 멍에 대해 본인의 기억에 대해 부정하고 거짓말을 하는 등 사람의 기억과 이를 위한 불편한 진실을 거짓된 기억으로 감싸는 등 인간의 본질에 대해 부정해나아간다.
영화는 계속해서 힘을 가지고 후반까지 이어나간다는 점에서 감탄을 자아낸다. 게다가 배우 한 명 한 명이 가지고 연기력과 그 힘은 영화의 음악이 거의 없음에도 그들의 대사와 그들의 숨소리만으로도 장면들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하지만 어딘가 많이 봤던 장면이라는 점이나 아카데미 여자주연상 후보들을 보여주는 듯한 감정적인 연기들이 계속해서 등장한다는 점에서 좋은 연기였지만 인상적인 대사라고 하기에는 어려운 부분들이 있었다. 물론 시작부터 추락을 한 이후 인물들의 감정과 각각의 인물의 감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동시에 재판이 진행된다는 특별한 이야기의 진행을 보여주지만 이가 과연 과거 할리우드에서 보여주었던 여러 재판 드라마 그리고 영화들을 앞설만큼의 이야기인지에 대해서는 약간 의문을 가지게 한다.
재판에 등장하는 검사는 물론 변호사 측도 영리하게 변호하고 이에 맞서 재판을 이어 나아가 최후의 승자로 남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후반의 마지막의 마지막에서는 약간의 감정과 끝까지 잡고 있었던 힘이 풀리면서 결말에서는 관객들 또한 그 힘이 풀어진 채로 극장을 나서고 만다. 필자는 ‘그래서 결국 자살이야 타살이야!’를 묻는게 아닌,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감정적으로 변함으로 인해 힘이 풀린 점에 대해 아쉬움을 표한다. 특정 장르의 일관적인 특징과 의의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초반의 힘이 있다면 마지막까지 이끌고 나아가는 것이 장르적으로는 더욱 큰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영화는 힘이 넘치는 영화로 사건을 통해 캐릭터를 보여주며 캐릭터들의 힘으로 이끌고 간다는 가장 큰 의의를 보여준다. 그럼에도 완벽보다는 어디까지나 잘 만들어진 영화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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