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의 부활이 부러웠던 전기톱 양반 2/10
(이 글은 영화 전체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후기이지만 영화는 안 보셔도 됩니다. 아니 정말로요)
분명 필자는 슬래셔 무비를 달달 외우는 적극적인 팬은 아니다. 오히려 호러 장르 영화에 흥미를 가지다가 공상과학으로 방향을 튼 배신자에 가깝다. 하지만 그럼에도 호러 영화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은 항상 가지고 있다. 그런 필자가 넷플릭스에 올라온 전기톱 시리즈 영화를 보면 호기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여러 호러 영화에는 분명 특정 인물이 다수의 인물들을 쫓아가는 형태로 진행되며 그 특정 인물은 정신적 결핍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슬래셔 무비의 시초라고도 할 수 있는 영화 <텍사스 전기톱 학살>시리즈에서는 레더페이스라는 살인마가 등장한다. 그는 식인을 일삼는 가족의 막내(시리즈마다 그의 위치나 성격은 조금씩 달라도)로써 영화 이름처럼 전기톱을 들고 붕붕 휘두루면서 사람들을 쫓아다닌다. 그의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가죽 얼굴, 그렇다 그는 다른 사람의 얼굴 가죽을 벗겨서 그걸 쓰고 다닌다. <양들의 침묵>에서 한니발 렉터 박사가 탈출할 때 사용했던 방법을 자신의 신분을 감추고 동시에 자신의 트라우마를 감추는 동시에 스스로의 정체성을 부여하는 방법으로 다른 이의 얼굴을 본인의 얼굴에 씌우는 것이라고 예상 할 수 있다. 그리고 영화에서 그는 결코 지능이 높은 인물로 보이지는 않는다. 감정적이며 그의 어머니가 죽자 그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고 경찰들의 살인을 시작으로 그가 살던 마을을 찾아온 사람들을 하나하나 친절히 (지옥으로 )배웅해준다.
필자가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생각난 영화는 <할로윈 시리즈>였다. 할로윈은 슬래셔 영화의 대표적인 시리즈 중 하나로 <13일의 금요일>, <나이트메어 시리즈>와 함께 어깨를 함께한다. 그리고 최근 <할로윈 리부트 시리즈>를 블룸하우스 프로덕션이 성공적으로 부활시켰다. (물론 3편 중 1편이 그나마 제일 낫다) 할로윈 시리즈와는 다르게 왜 이 영화는 실패하였을까?
두 영화 모두 저 예산의 호러 영화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물론 거대한 자본을 투자 받으려고 하면 할 수도 있지만 제작사 입장에서 호러 영화, 그 중에서도 마이너 장르인 슬래셔 장르에 많은 제작비를 허락하고 투자하는 제작사는 많이 없을 것이다. (돈이 안되니까!) 하지만 동시에 좋은 점은 적은 예산으로 잭팟을 터트리기도 한다는 점과 저 예산인 만큼 다른 영화와는 다르게 엄청나게 많은 시리즈를 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리즈의 수 만큼 신인 감독들이나 잘 알려지지 않았던 감독들이 자신의 능력을 제작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장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필자가 봐 온 경험으로는 대부분 크게 날개를 펼친 경우는 많이 없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이기에 투자하려는 사람은 분명 존재하고 이는 장르의 존속을 이끄는 원동력일 것이다. 그렇지만 시청율과 시청시간이 가장 중요한 넷플릭스가 텍사스 전기톱에 투자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렇다, 결국 넷플릭스도 로우 리스크에 하이 리턴을 바라고 만든 것임에 틀림없다. 결코 팬들을 위한 영화라기 보다는 자신의 카테고리에 자연스럽게 추가하여 “우리 이런 장르도 만들어!”를 홍보하기 위함일 것이다. 하지만 블룸 하우스의 <할로윈 리부트 실리즈>는 OTT에 올라가는게 아닌 극장을 타겟으로 하는 만큼 팬들의 눈치도 봐야 하며 시리즈의 위엄도 지켜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할로윈 시리즈의 최초의 작품인 <할로윈 1>을 온전히 부활시키는 선택을 했으며 이야기 또한 단순한 슬래셔가 아닌 마이클과 그와 정말 끝없는 악연으로 묶여 있는 로리 스트로드와의 관계에 더욱 집중한다.
이와는 반대로 텍사스 시리즈는 굳이 그들의 관계에 집중하지 않는다. 앞서 말했듯이 그들은 관객이 아닌 OTT구독자들을 만족시키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물론 1편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생존자 샐리 하디스트가 등장함으로써 1편과 연결고리를 지으려고 한다. 하지만 그녀의 출연 비중은 굉장히 적은 편이며 그녀의 역할은 크지 않다. 물론 그 지역을 지키고 있는 텍사스 레인저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를 처음부터 꺼내서 레더페이스와 관계에 집중하고 그들의 악연을 끊는, 그야말로 블룸하우스의 할로윈 리부트 1편처럼 스토리를 지었다면 너무나도 똑같은 설정과 스토리에 사람들은 비난을 할 것이다. 그럼에도 레더페이스의 압도적인 피지컬, 그리고 상승한 지능은 <할로윈 킬즈>에서 마이클이 보여주는 정말 무시무시한 피지컬을 본뜬 듯 하다. 그리고 더불어 마지막 쿠키영상으로 본인의 본가를 향해 걸어가는 모습은 할로윈과 같은 1편으로의 회귀와 향수를 느끼게 해주게 끔 한다. 문제는 향수를 느끼게 해줄 연결고리가 비릿한 피 냄세라는 문제가 있다. 어디서나 볼만한 깜짝 연출이나 캐릭터들의 성장은 있지만 그들에게 몰입하거나 공감할 연결고리는 알려주지 않는다. 그리고 캐릭터들의 행동은 어느 공포영화에서나 보여주듯이 답답하고 미리 조심을 하려는 캐릭터는 오늘도 소심해하고 트라우마가 있다. 이건 마치 AI에게 지금까지의 호러 영화들의 특징들이 넣고 악역으로 레더페이스를 넣어서 호러 영화 스토리를 만들어줘 라고 입력한 공포영화다. 아무런 특징도 보이지 않고 그냥 팬들을 기만하는 안타까운 작품이다. 물론 할로윈 영화도 1편 이후로 블룸하우스가 리부트를 하기 전에도 9편의 작품들이 있었다.(어느 작품도 좋은 평은 거의 없다) 그에 비해 텍사스 시리즈는 1편 이후로 아직 8작품이 나왔다. (여기도 평들이 아주 낮다) 아직 기회는 존재한다! 아마도! 과거에 비해 슬레셔 무비는 수요도 없고 장르적 인기가 줄어듬에 따라 제작하려고 하는 사람들도 적어지고 제작사측도 환영하지 않는 장르다. 그럼에도 슬레셔 무비의 장르적 특성은 다른 영화들에 영감을 주었으며 마지막의 전기톱 춤은 다른 영화에서도 오마주되어지는 좋은 장면이다. 언젠가는 슬레셔 무비 장르가, 그리고 텍사스 전기톱의 날이 날카롭고 빛나는 날을 필자는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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