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양각색의 설정과 이야기를 호러라는 틀에 이쁘게 담아 놓으면 - 7/10
(이 글은 영화 전체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후기이지만 이미 다 알고 있겠지)
필자는 영화의 반전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솔직히 영화는 보지 않았어도 알고 있는결말이 있듯이 이 영화도 그 중 하나였다. 그로 인해 영화에 대한 흥미를 내려 놓고 순수히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과거 작품이라는 점에 의의를 두고 작품을 보려고 하였다.
영화의 시작은 주인공 말콤의 업적을 기리는 표창장을 보여준다. 이로 인해 그가 지금까지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이었지만 상을 받을 정도의 사람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그의 집에 불법으로 침입한 자신의 과거 환자를 마주한다. 하지만 그의 흥분을 가라 앉히기에는 옛 환자는 이미 극도로 흥분해 있고 결국 총에 맞는다. 그리고 시간은 다음 가을로 넘어가고 말콤이 자신의 환자인 콜 셰어를 만나는 장면으로 영화는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말콤의 환자인 콜 셰어는 과거 그 지역에 남들은 알지 못하는 과거나 다른 사람의 숨겨진 그리고 밝히고 싶지 않았던 진실들을 꺼내 보인다. 이로 인해 그가 가지고 있는 비밀을 알고 있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를 괴물이라고 부를 수 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이를 소년이 조절 하는 법을 모르고 이를 올바르게 전달하는 방법도 모르기에 사람들은 더욱이 그를 이상하게 쳐다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말콤은 유일하게 콜 셰어를 놀래 키거나 헤치지 않고 그에게 다가와서 그를 도와주려고 하였다. 이는 초반에 보여준 그를 헤치려고 한, 어떻게 보면 실패한 환자를 보여줌으로써 그에 대한 죄책감이 콜을 도와주려고 하는 반증이 되었다. 그리고 그가 도와주려고 하는 마음은 또다시 콜이 다른 죽은 사람들을 도와주려고 하는 계기로 변환되었다. 중반 이후가 되면 아이가 주도적으로 움직이고 그리고 아이들이 하는 연극에서 그냥 똥을 치우던 마굿간 아이가 칼을 뽑고 아서왕이 되었다는 멋진 전개로도 연출되어진다 .물론 선생님이 자신의 누구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은 과거를 알고 있는 콜에게 이를 다른 사람들에게 밝히지 말라는 식으로 뒷거래 마냥 그 배역을 준 걸지도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캐릭터의 성장을 현실 그리고 연극이라는 가상의 공간에서도 성장하였음을 보여준다.
말콤이 유령이라는 사실은 영화의 끝의 끝까지 숨긴다. 물론 중반 넘어가면서 어느정도 눈치 챌 수도 있다. 문 여는 장면을 보여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스킵 되어지는 장면이나 결혼 기념일에도 그냥 혼자 결혼 기념일 축하해 하고 일어나서 혼자 나가는 아내의 모습 등으로부터 추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다른 여러 사건들로 눈치채지 못하게 해방한다. 그리고 소년의 어머니와 그녀의 어머니, 외할머니에 대해 이야기 하는 장면도 결국에는 주인공의 정체를 숨기기 위한 하나의 서브 스토리에 불과하다. 소년의 성장을 보여주기도 하며 그의 엄마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는 장면이기도 하지만 눈속임에 가까운 장면이다. 그리고 말콤이 자신이 실은 그의 부인에게 이야기를 걸어도 이야기를 전하지 못하는 유령이라는 사실에 대해 충격을 받고 지금까지 이상했던 현상들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콜의 말에 따라 아내가 잠들어 있는 동안 자신이 전하고 싶었던 말들을 전한다. 말콤이 있었기에 콜은 성장하였고, 콜이 있었기에 말콤은 자신의 정체에 납득하고 부인에게 자신의 말을 전달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서로서로 성장하고 도와주는 역할을 해낸 그들을 뒤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현재까지 나온 샤말란 감독의 작품들을 시청한 사람으로써 그의 초기작 작품을 본다는 것은 새로웠다. 그의 연출이나 전달력은 이미 완성되어 있었다. 단지 그 이후의 작품들 중에서 너무나도 크게 잡거나 단편적인 사건들로 전체의 이야기를 만드는 연출법이 다른 작품들에서는 조금은 버거웠던 부분들이 있는 것이 보여진다. 무엇보다 그의 좋은 작품들은 영화의 절반 부분을 중심으로 반전을 통해 앞 뒤로 다른 시선으로 전환되거나 사건이 크게 바뀌거나 혹은 장르가 바뀌어 진다. 그리고 이를 위해 관객들에게 많은 정보를 떡 하니 내어준다. 문제는 이 이후 전환되는 부분이 없는 경우에는 이미 정보를 받은 관객들은 후반에서 흥미를 잃을 수 밖에 없다. 이를 보완해가는 그의 성장이 그 이후 작품들에서 보여져야 하지만 진전이 보이는 작품이 있기도 하며 없는 작품이 있다는 점이 아쉽다. 그럼에도 그만의 스타일과 느낌이 있다는 것이 작가 성향의 영화들이 죽어가고 있는 영화판에서 그나마 살아있는 독창적인 감독임에는 분명하다. 매번 흥미로운 소재로 극장에 찾아와 주는 좋은 감독이기는 하다만 하나의 소재를 끝까지 이끌고 가는 힘이 약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하나의 이야기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거나 혹은 식스센스나 빌리지와 같은 작품에서처럼 반전을 쥐여주고 새로운 국면은 마주하게 해 주는 연출법이 좋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언젠가 칠 홈런을 기대하며 매번 극장에 찾아오면 보러 가게 되는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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