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신념과 도라에몽의 밝은 꿈 뒤의 인간의 착잡함 7/10
(이 글은 영화 전체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후기입니다)
<도라에몽>의 작가 후지코 F. 후지오 작가님의 작품 중 하나를 애니메이션으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사실 우리들이 생각하는 <도라에몽>처럼 아이들의 꿈을 이루어주는 도구들이 등장하는 작품은 아니다. 오히려 그 도구들을 만들기 시작한 작가의 신념과 사상이 들어가 있는 작품에 가까우며 그가 어떠한 마음에서 <도라에몽>을 그리기 시작했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다. 물론 필자는 그의 작품을 열성적으로 보거나 도라에몽의 모든 도구들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한명의 사상이 잘 보여지는 작품은 오랜만이기에 굉장히 인상적으로 본 작품이다.
사실 시간이라는 소재를 사용하는 작품들도 꾸준히 진화해 왔다. 과거에 돌아가서 과거를 바꾸면 현재나 미래가 바뀐다는 설정에서부터 더이상 과거를 바꾼다고 해서 현재가 바뀌는 것은 아니라고 언급하거나 혹은 과거나 미래 둘 중 하나는 절대 못간다는 등 시대의 흐름과 과학의 진화와 함께 시간의 개념은 계속해서 바뀌었다. 이번 작품에서도 시간이라는 소재는 굉장히 중요하게 언급되어지며 단순하게 과거를 바꾸면 미래가 바뀐다는 심플한 설정으로 진행되어진다.
시간이라는 개념을 사용하기 보다는 시간을 이용해 과거의 사건들을 재조명하고 이를 통한 교훈을 얻는다는 점에서 작가의 생각이 자주 그리고 크게 조명되어진다. 특히나 마녀사냥 편이나 전장의 미소녀 편에서는 종교와 전쟁 그리고 인간들이 불러 일으키는 전쟁등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비추기 위해서 타임 패트롤 이라는 직업이 사람들을 구하는 인명 구조의 일을 하고 있지만 살리지 못하고 구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들이 자주 보인다. 이를 통해 작가가 과거 역사 그리고 현재의 모든 시간을 통틀어 사람이라는 존재에 따뜻한 시선을 던지고 있는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가 차가운 시선으로 던지고 있는 인간의 어리석음은 다른 작품 <도라에몽>의 주인공 노비타로 구현 되어진게 아닌가 싶다. 노비타는 게으르면서 작중에도 수업 성적이 뛰어나거나 특출난 재능이 들어나지 않는 캐릭터이다. 이런 캐릭터이기 때문에 도라에몽이라는 뭐든지 해결해주는 캐릭터와 함께 있기에 빛나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노진구, 노비타를 볼 때 느끼는 감정은 ‘얘는 아직도 이러고 있네’라고 생각하게 되어진다. 물론 옴니버스 형식이기 때문에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힘들다는 점도 있지만 그 이상으로 사람이라는 존재, 인류에 대한 사상이 담긴 캐릭터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작중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예언을 받아도 혹은 눈 앞에 신이 (홀로그램이지만) 등장하여도 자신들의 뜻을 굽히지 않는다. 그리고 종교가 등장하여도 이를 부정적으로. 그리고 있으며 등장하는 사건에서 희생되어지는 사람들을 기리거나 혹은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그들을 구하려고 한다. 왜냐면 그들의 희생은 단순히 인간들의 믿음에 기반 되어진 하나의 행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런 희생에 따뜻한 시선을 던지며 작품을 그려 나간게 아닐까 싶다.
<사피엔스>에서 필자가 가장 인상적으로 읽은 문구는 바로 ‘사람은 거짓이 거짓임을 알고 있음에도 이를 믿을 수 있다’라는 점이었다. 바로 그 점이 다른 생명체들과는 다른 그리고 지금의 인간이 진화할 수 있는 이유가 아니었을까. 그리고 이러한 점에서 작가 또한 인간들이 만들어낸 어리석은 행위들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을 담아 놓았다. 일반적으로 전쟁이나 종교를 통한 희생은 과거의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에서의 개인의 희생은 이보다 더하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이렇듯 개인의 희생에 따뜻한 시선을 던지며 이를 동정하고 그들의 희생을 불러 일으킨 인간들의 거짓된 믿음에는 불쾌하고 비판적인 작가의 시선을 이번 애니메이션은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7월에 2쿨이 방영되어진다고 하니 기다렸다가 몰아서 보아도 좋고 지금까지 나온 분량을 우선 보아도 좋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중학생 혹은 고등학생들이 보면 가장 좋은 작품이 아닐까 싶다. 인간이 만들어낸 어리석음에 선악 그리고 옳고 그름의 기준이 만들어지는 시점인 10대 후반에 이런 작품을 만난다면 그것은 천운일 것이다.
요약 3줄
1. 한명의 작가의 시선이 온전히 담겼다
2. 안정적인 연출과 스토리
3. 나의 시선을 확장 시켜준다
드림 시나리오 – 사실 너는 꿈을 끌 수 있다 (0) | 2024.05.29 |
---|---|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 자비 없는 감독, 자비 없는 캐릭터들 (0) | 2024.05.22 |
극장판 하이큐!! 쓰레기장의 결전 – 배구… 좋아하세요? (0) | 2024.05.17 |
애비게일 – 뇌절도 적당히 (0) | 2024.05.16 |
악마와의 인터뷰 – 과거에도 현재에도 상상하는 이상을 보여준다 (0) | 2024.05.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