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악마는 현재에도 형태만 다를 뿐 지금도 함께한다. 8/10
(이 글은 영화 전체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후기입니다)
현대의 호러 장르가 새로움을 준다는 것은 굉장히 거대한 장벽이다. 현대의 호러 장르에 오기까지 다양한 연출과 다양한 귀신, 악마들이 나왔지만 이들을 통해서 관객들에게 공포를 제공하고 연출한다는 것은 마치 과거에 이미 사용되어진 이야기나 반전들이 현대에 와서는 한번쯤은 보거나 더이상 새로움을 주지 못하는 연출이 되어진 것과 마찬가지다. 그렇게 호러 장르는 저예산으로 크게 터트릴 수 있다는, 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의 기적을 제작자들과 투자자들의 기대를 얹고 현대에는 대량생산 되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손에 꼽는 호러 장르 영화는 필자 기준으로 1년에 3편 이상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일찍이도 손꼽은 작품 중 하나가 이번 작품이다.
영화는 1977년에 생방송으로 방영되었지만 모종의 사건으로 극비로 취급 받는 나이트 아올의 할로윈 방송 녹화본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를 보여주기 전에 호스트, MC인 잭 델로이의 일대기를 보여준다. 그는 나이트 아올로 크게 성공하였지만 계속해서 저조해지는 시청율로 인해 압박을 받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할로윈에 영매사 크리스투, 악마가 빙의 되어있다는 소녀 릴리와 그녀의 보호자 준 로스 그리고 초자연에 회의론적이 집단 최면술사 키마이클 헤이글을 게스트로 초대한다.
영화는 크리스투의 가벼운 영매술로 조금씩 분위기를 분위기를 이끈다. 일반적인 호러에서 음악으로 분위기를 조성하고 깜짝 놀래키는게 아닌 연출과 사람들의 이해 할 수 없은 상황에서 만들어지는 상상력으로 영화는 관객들을 부드럽지만 강하게 영화로 끌고 온다. 그리고 두번째 등장하는 헤이글을 통해 그들이 보고 있는 것들이 사실은 진짜가 아니라고 계속해서 주장한다. 게다가 그의 언변은 상대방을 공격하는 수준에까지 올라가 계속해서 초자연적인 것이 아닌 주장으로 영화의 흐름을 정돈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마지막 릴리가 등장하면서 영화는 더욱 더 극적으로 그리고 심연으로 파고든다.
호러 장르의 영화들은 새로움을 선사하기 어려운 장르이다. 같은 이야기라고 하더라도 시대를 바꾸거나 인물들의 성별을 바꾸는 등 다른 장르에서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만 호러 장르는 어떠한 인물이 등장해도 어떠한 상황에서도 관객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어야 한다. 다시 말해 인물에 대입하는 일이 있어도 그 캐릭터를 통해 사건을 바라볼 뿐, 캐릭터에 대해 깊이 파고드는 일은 많이 없다. 그런 까닭에서 사건을 중심으로 영화는 진행이 되어지지만 호러와 반전이 있는 영화들은 한번 사용되어진 연출 그리고 방법을 다시 사용하면 오래된 기술을 사용하는 듯이 취급되어진다. 그렇다고 매년, 매번 새로운 형태의 연출이 탄생하는 것은 아니기에 호러 장르는 현대에 와서는 과거의 클래식 호러 영화들의 후속작 제작만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을 탈출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 바로 공상과학과의 결합이다. 과거의 단순히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을 현대에 와서는 과학적으로 구현화하여 이를 공포라는 무기로 뒤틀어서 호러 장르로 진화시키는 새로운 형태의 생존 방식을 이끌어 냈다. 그러한 점에서 이번 작품 또한 과거의 영상처럼 연출하였지만 HD로 화질이 올라오는 시대에서 악마나 영매 등을 화면이나 화질의 오류처럼 표현했다는 점에서 재미있는 연출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과거 1930-40년대 그리고 1980년대에 나온 공상과학 장르의 징그럽고 괴기스러운 괴수 영화들을 오마주한듯한 애벌레는 굳이 현대의 컴퓨터 그래픽으로 표현하지 않아 그 시대를 더욱 잘 느끼게 한다.
이렇든 이 작품은 장르적으로도 현대의 시선으로 바라보지만 그 시대의 호러 그리고 공상과학 장르의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점들이 다수 존재한다. 그리고 이를 그 시대의 화면 비율로 연출한 점에서도 더욱 몰입을 하게 해 준다. 게다가 이렇게 사건을 중심으로 영화를 진행하다 보면 관객들에게는 몰입할 기회를 계속해서 제공하지만 통로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영화는 이런 통로로써 호스트인 잭 데롤이를 관객들에게 제공한다. 초반 그의 서사가 등장하며 그에게 몰입할 기회를 제공하며 영화의 사이 사이에 계속해서 그와 아내에 대해 언급을 한다.
그리고 이렇게 중간 중간 언급되어진 점들이 합쳐져 마지막의 폭발적인 결말을 보여준다. 게다가 앞서 보여준 영화들의 비율과는 다르게 현대 영화들에서 많이 사용되어지는 비율로 바뀌면서 델로이를 더욱 깊이 다루게 한다. 이는 마치 <보 이즈 어프레이드>처럼 한 인물을 통해서. 한 사건을 더욱 깊이 다루게 그리고 보게 해주는 효과를 불러 일으킨다. 하지만 호러 장르란 과거와 마찬가지로 사람의 상상력에 오는 두려움이 가장 효과적인 것을 알고 있듯이 너무 많은 것을 이야기하지 않으며 나머지 빈칸을 관객들에게 맡긴다. 하지만 너무 많이 비우지도, 너무 많이 채우지도 않아 이를 상상하는 재미의 여지를 충분히 남겨두었다.
요약 3줄
1. 근 최근 이렇게 재미있는 호러 영화가 있었나
2. 과거에 대한 오마주 그리고 현대의 존경을 담아
3. 사건 그리고 인물을 둘 다 보여주는 뛰어난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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