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을 유지하는 허상에서 원념으로 7/10

(이 글은 영화 전체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후기입니다)
극장판 모노노케는 총 3부작으로 제작이 예정되어 있으며 이번 작품은 그 중간에 있는 2번째 작품이다. 필자가 어째서 1부에 대한 글을 쓰지 않았는지 의문이지만 1편과 비교해 2편은 조금 더 부드러워진 동시에 스토리에 빠르게 집중 및 몰입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존재한다. 1편의 경우, ‘천자’, 즉 하늘의 아들로 받들어지는 왕의 후계자를 낳기 위해 전국의 여러 능력 있는 여성들이 모인 ‘오오쿠’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150년 넘도록 유지되기 위해서 벌어지는 정치극을 보여주고 있다. 이 속에서 희생당한 자들이 원한과 원망이 쌓이면 이후 ‘모노노케’라고 불리는 요괴로 변한다. 그리고 이를 퇴치하기 위해 ‘약장수’가 나선다는 내용이다.

사실 ‘약장수’라는 캐릭터는 탐정인 동시에 멀리서 지켜보는, 감독의 시선을 따라가고 있다. 어느 것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으며 누군가에게 감사 인사를 받으면 단순히 ‘요괴를 쓰러트렸을 뿐이다’라고 시니컬하게 대답을 한다. 그만큼 1편에서도, 2편에서도 그의 역할은 막대하지만 스크린에서 보여지는 순간들은 아주 극적인 순간들에만 보여지고 있다. 이처럼 다른 인물들을 통해 이야기와 사건을 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 속에서 다른 인물들 또한 사건의 진실 및 이유를 계속해서 찾으려고 한다. 전작의 경우 세계관에 대한 설명을 하는 동시에 어떠한 특정 사건이 발생함에 의해 관객들은 다채로운 체험을 해야 하며 문제는 이를 상당히 아방가르드한 연출로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1편의 경우에는 스토리 보다는 ‘압도적인 영상미’에 추천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2편의 경우 1편에서 보여진 아방가드르한 연출은 어느정도 유지한 상태에서 곧바로 이야기에 집중하는 빠른 전개를 보여준다. 이전 작품이 ‘세계관’의 설명과 사건이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세계관 설명이 이미 되어 있으며 곧바로 사건으로 돌입한다. 세계관 전체를 아우르는 것이 아닌 세계관 속에서도 후계자를 앞다퉈 낳으려고 하는 후궁들 및 권력자들의 정치 싸움으로 집중되면서 관객들은 더욱 빠르게 포커스를 맞출 수 있게 된다. 이 덕분에 관객들은 이야기에 대한 집중도도 높일 수 있는 동시에 앞서 말한 뛰어난 색감과 다채로운 연출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캐릭터들의 표정 하나하나가 다채롭고 집중력 있게 보여주는 덕분에 여러 캐릭터가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개성적인 디자인과 함께 캐릭터들의 표정과 감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이걸 보고 필자는 최근에 본 [약사의 혼잣말]이 떠올랐다. 이 작품 또한 왕의 후계자를 낳으려고 하는 후궁들의 권력 싸움에서 벌어지는 독살, 및 암살 등을 다루고 있다. 물론 [모노노케]의 경우 이런 원한과 원망이 모여 형체를 갖추면서 요괴 내지 모노노케로 변하며 이를 약장수가 해결한다는 점에서 현실적이지는 못하지만 비슷한 세계관과 흐름을 보여준다. 그리고 작품을 통해서 그리는 주체 또한 [약사의 혼잣말]의 경우에는 사건과 해결을 집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면 [모노노케]는 원한이 생긴 원인과 그 대상에 포커스를 맞춤으로써 모노노케의 아픔과 고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어느 쪽이 더 훌륭하다고 하기에는 양측 모두 제각각의 매력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이번 작품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집단’을 그리는 방식과 이 속에서 그려지는 여성 캐릭터에 있었다. 이번 작품의 가장 중점이 되는 것은 ‘모성애’로 그려질 수 있지만 필자는 그 이상으로 그 시대의 ‘여성으로써의 삶’을 그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시대에서는 안타깝게도 여성의 직위는 남성보다 낮았을 것이다. 만약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더라고 그 수는 아주 소수였을 것이며 이를 쟁취하는 과정에는 엄청난 권력 다툼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를 한번에 타파하고 극복하는 방법이 바로 오오쿠의 존재 이유, 천자의 후계자를 배는 것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과거 권력 다툼에서 희생 되어져버린 전례는 깊은 원한으로 남아 결국 시간이 지나 사람들을 죽이고 만다. 이렇듯 거대한 집단이 필요 이상으로 유지되지 위해서는 희생이 필요하다. 하지만 필자는 이가 절대 공리주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는 단순히 소수의 독점욕을 위한 필요 이상의 대가이다. 절대 누군가의 권력을 위해 희생되어지는 것은 모두의 행복을 위한 소수의 희생이라는 공리주의와는 결이 다르다. 그러한 권력을 탐하지 않고 어머니로써의 모성애를 지키면서 권력까지 잡을 수 있는 여성이야 말로 작품에 나오는 몇 안되는 권력을 쥔 여성이 될 수 있는 그릇의 소유자가 될 수 있는 것이라고 필자는 판단한다. 작품은 누군가의 권력을 위해 희생당한 여성들을 그리고 있으며 이는 깊은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스토리를 보여준다. 그리고 마지막의 모든 형체와 진실, 이유가 모인 순간에 약장수의 활약까지 아주 깔끔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장식 및 연출까지 (특히 마지막 불꽃놀이 연출은 아주 기가 막힌다) 적절한 화려함이 담겨있으니 3편이 과연 얼마나 대단해질지 내년이 기대되지 않을 수가 없다.
요약 3줄
1. 1편보다 깔끔해진 연출, 스토리
2. 빠르게 몰입시켜주는 시원시원한 진행
3. 소수에 비춰진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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