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위시 <2부> - 과연 매그니피코 국왕은 절대 악이라고 할 수 있나

페이퍼무비 2024. 1. 21. 15:14

 

 

( 글은 영화 전체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후기입니다) 

 

 

 

 영화 <위시>에 등장하는 악역 매그니피코 왕이 만든 왕국은 작품속에서 왕국이라 표현되어 있을 뿐 사실 상 종교적 집단에 가깝다. 매그니피코는 과거 자신에게 일어난 가족과 헤어지거나 가족들을 모두 잃는 불행을 겪고 이와 같은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전 세계를 여행한다. 그리고 그는 이 경험을 토대로 사람들의 소원을 이루어 준다는 명목 하에 사람들을 모아 자신만의 작은 국가를 건설하는데 성공하였다. 그리고 그 이후로 사람들은 그가 가지고 있는 소원을 이루어 준다는 매력적인 제안에 점차 사람들이 모였으며 그는 이 힘을 사용하면서 사람들을 지켜주며 사람들에게 편안한 삶을 제공한다.

 

 물론 그에게 소원을 무조건 바쳐야 하며 그가 지키지 못할 약속들을 계속해서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집단의 유지와 균형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하면 왕국, 집단에 해가 될 수 있는 가능성과 소원들을 최대한 억제하고 자제해야 한다. 특히나 그의 왕국에서 어떠한 군인 집단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보아 그의 힘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는 집단에 해가 되지 않는 한에서 사람들의 소원을 이루어 준다. 심지어 그에게 바치는 어떠한 세금도 없으며 어떠한 대가도 요구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그리고 그의 주제곡에서 나온 듯이 그가 원한 것은 거대한게 아니다. 바로 그를 향한 존경심과 감사함이었다.

 

 이러한 그에게 사람들은 어느날 갑자기 떨어진 별똥별에 대해 그에게 묻지만 그도그별똥별에 대한 지식을 모르고 있어 이에 대해 국민들에게 물어보았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모르는 그에게 의문과 의심을 가지거나 별똥별 그딴건 모르겠고 소원이나 이뤄줘라면서 떼를 쓴다. 자신이 세운 왕국의 백성들의 불안감을 낮추는건 물론이고 그들의 안보를 걱정해야 하는 왕의 입장으로 그들을 위해 그 정체를 물어본 것이지만 국민들은 그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고 그에게 그런 것도 모르냐며 손가락질까지 한다. 이에 배신감을 느낀 매그니피코 왕은 그 별을 제거하기 위해서 흑마법에 손을 데고 만다.

 

 그가 흑마법이 담겨 있는 책에 다가가기까지 부르는 주제곡에서 그는 계속해서 언급한다. ‘내가 원한 건 단순히 존경심 뿐이었어!(All I wanted was just a little bit of respect!) 이처럼 그가 흑마법에 손을 덴 이유는 자신이 그들을 위해서 힘썼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생각하지 않고 그에게 계속해서 요구만 해대는 백성이 원인이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사람들의 왕에 대한 평가가 갈리는 이유도 아마 이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백성들이 그에게 실망감을 주었다고 하더라도 흑마법에 힘을 빌릴 정도로 멘탈이 약한 왕이라고 평가하는 것과 세금과 살 곳은 물론 안전까지 보장해주며 매달 소원까지 이루어주는 왕의 마음을 모르는 백성들에게 실망해 흑마법에 손을 빌리는 건 납득이 간다는 지점이다. 여기서 디즈니의 큰 문제점이 발생한다. 이렇게까지 입체적인 캐릭터에 처럼 흑마법이라는 평면적인 도구를 손에 쥐어 주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그가 쌓아 올린 매력들이 사라지면서 결국에서는 주인공을 포함한 악역 또한 그나마 없던 매력이 완전히 소멸하고 만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렇게 평가가 갈림에도 불구하고 그의 초반과 중반까지의 서사가 완벽해서 주인공 아샤보다 그가 더 입체적인 캐릭터로 변하면서 영화의 주인공이 바뀌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게다가 디즈니도 이런 니즈를 파악했는지 주인공 아샤보다 매그니피코 왕을 홍보에 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들이 생각해야 할 점은 과연 매그니피코가 이루어주지 못하는 소원들,바램들을 돌려주지 않고 보관하고 있는게 과연 합당한 것인가 이다. 매그니피코 왕이 언급하였듯이 희망은 너무나도 추상적인 개념이며 왕은 모든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왕국을 건설하였다. 물론 그에게 있어 사람들의 바램을 이루어주는게 본인의 가장 큰 꿈이자 그가 왕국을 건설한 첫번째 이유였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더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그들의 모든 소원을 이루어 주지 못하였을 것이다. 게다가 그에게 있어 왕국의 안전과 백성들의 안보가 일순위로 바뀌면서 꿈을 이루어주는 일은 제쳐 두고 왕국을 위해 일하는 게 더 중요한 요소로 바뀔 것이다. 이는 그에게 벌어진 비극을 구체적으로 나오지는 않지만 그가 가장 희망하였던 소망, 사람들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소망의 발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가 나라의 안전을 우선시 하였던 점을 아샤의 할아버지의 소원을 살펴보며 평가하기를 너무나도 추상적이다라고 발언하는 부분이다. 혼자 통치를 하고 있는 만큼 선악이 확실치 않고 구체적이지 않는 소원은 이뤄지기 힘든 것이다. 실제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도 피터가 구체적으로 원하는 소원에 조건들을 하나 씩 넣다가 소망은 그 선을 벗어나기 시작하며 애매한 소원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그로 인해 소원에 하나 하나 조건들을 넣다가 큰 재앙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던가. (위의 영화를 넣은 이유는 마블이 디즈니 소속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그는 개인 개인의 소망보다는 소망과 바램에 대한 걱정과 이를 이루어줌에 따라 벌어질 수 있는 비극이나 가능성을 고려해봐야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영화 이후 바램을 이루어준다는 종교적 믿음으로 만들어진 왕국에서 그 믿음이 사라진다면 이후의 왕국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다스릴 건지 전혀 짐작이 가지 않고 오히려 그 이전이 훨씬 좋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 만큼 누구나 한번쯤은 고민해 볼 것이다. 주인공보다 입체적인 악역에 흑마법이라는 덮개를 씌워 그 매력을 감추었다. 게다가 주인공이 앞서가는 데에는 그녀 자신보다 주위의 힘을 빌려 나아가는 리더 혹은 개척자로써의 매력이 전혀 비춰지지 않는다. 그리고 만약 그 반란이 성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의 왕국에서 어떠한 미래도 보이지 않는 점에서 관객들은 크나 큰 의문을 가지고 극장을 나올 것이다.

 

 물론 이로 인해 사람들은 애들 영화인데 왜 이렇게 진지하게 이야기를 하냐라고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현실적인 이야기를 한다면 이 아이들 영화는 사실 아이들만 보는 것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아이들 + 보호자 1명 혹은 2명이 함께 보게 된다. 다시 말해 매출이 최소 2배라는 것이다. 그만큼 영화는 어른들에게도 재미가 있어야지만 그 후에도 아이들에게 보여도 좋겠다는 인상을 남길 수 있다. 그런 어른들이 보기에도 충분히 납득이 가는 이야기를 보여주어야 하는 디즈니는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만약 이런 점들을 디즈니가 받아 들여 준다면 필자 개인적으로는 <Before you wish>(너가 소원을 빌기 전에) 라는 메그니피코 왕을 주인공으로 그의 비극부터 왕국을 세우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을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악역의 서사와 세계관을 고치기 위해서 필자가 만약 서사를 추가한다면 우선 매그니피코 왕이 왕국을 건립한 것이 아닌 이미 건립되어 있는 왕국의 4대 혹은 그 이후의 세대라고 한 다음 초대 왕과는 다르게 백성들의 바램을 이루어 줄 힘이 없어 결국에는 어둠의 마법을 사용하거나 소원을 이용해 다른 이의 소망을 이루어 준다는 설정으로 해야 했다. 그렇다면 그가 어둠의 힘을 빌려서라도 모두의 소망을 이루어 주려고 하였다는 부분으로 악역이지만 사실은 좋은 녀석이였어 라는 마무리가 될 수도 있었을 것다. 그리고 그 이상으로 이 부분을 납득시키는 주인공 아샤를 등장시킴으로써 사람들의 바램이란 누군가가 이루어주는 것이 아닌 스스로 이루어 내야 하는 것이며 우리들은 모두 자신들의 꿈을 존중받고 이룰 수 있으며 이를 계기도 내일을 살아간다는 메세지를 남길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아쉬워하는 만큼 디즈니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생성하는데 실패하며 이번 영화에서도 좋지 않는 평가를 받고 말았다. 오랜만에 라이언킹의 악역인 스카의 노래를 들으면서 우리들이 원하고 그리워하는 디즈니는 언제 다시 나오는지 또다시 기다려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