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판 하이큐!! 쓰레기장의 결전 – 배구… 좋아하세요?
날아오르는 강한 한방보다는 적절한 이어짐으로 6/10
(이 글은 영화 전체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후기입니다)
애니메이션 하이큐 시리즈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이를 관람한 적은 없으며 이번 극장판이 처음 작품을 접하는 기회가 되었다. 알아보니 거의 10년 가까이 방영 그리고 제작되어지는 시리즈인만큼 이에 열광하는 사람들도 많아 예매율에 이끌려서 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필자가 느끼기에는 여러모로 흥미로운 부분들이 다수 보이는 작품이 되었으며 만약 다음 작품이 극장에서 상영되어진다면 아마 흥미를 가지고 이끌려서 보게 되지 않을까 하는 작품이었다.
영화는 애니메이션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알기 쉽게 동물로 대립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이 속한 까마귀의 의미가 들어간 카라스노 그리고 고양이란 뜻의 단어가 들어간 네코마 고등학교의 배구 시합을 중심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그들의 인간 관계나 사건들이 중간 중간에 들어가지만 시합 이상의 이야기는 다루고 있지 않아 만약 원작을 모르는 관객들이 관람하여도 크게 부담은 되지 않을 것이다.
필자가 흥미롭게 느껴진 부분은 배구라는 스포츠를 통해서 겨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심리전, 그리고 체스와도 같이 느껴진다는 점이었다. 서로가 서로를 잘 알고있는 상황에서 서로를 얼마나 속이고 그들의 허점을 얼마나 빨리 파악하고 간파하는지가 서로 공을 패스하고 스파이크를 칠 때 마다 필요한지 절실하게 느껴지는 연출을 통해 인물들 뿐만 아니라 그들의 관계도 깊이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서로의 필요성과 의존도 등등이 자연스럽게 연출되어지는 점이 긍정적이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를 연출하는 방법이 대사에 많이 치중되어져 있다는 점이다. 만약 이가 일본 애니메이션의 12화나 24화의 작품이라면 이는 뛰어난 연출이 된다. 하지만 극장에서 상용되어지는 작품인 만큼 대사보다는 액션 그리고 이를 통한 상대편의 리액션 등의 연출을 통해 보여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이를 보완해주는 마지막 1인칭 시점의 롱테이크 장면을 통해 아쉬움을 달래주지만 그럼에도 이보다 더 길고 한명의 시점이 아닌 전체를 보여주는 롱테이크의 비중이 증가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애니메이션에 있어 롱테이크는 기존의 장면들보다 더욱 복잡하며 게다가 배구라는 스포츠의 특성에 있어 여러 다수의 사람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해야 하기 때문에 전체의 롱테이크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필자가 이러한 장면을 원하는 이유는 영화가 아닌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이다. 영화의 경우 이렇게 전체의 합을 맞추기 위해서는 말도 안되게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 전체의 합은 물론 카메라의 위치와 동선, 그리고 실외 촬영의 경우 조광의 정도와 시간 등등 복잡하지만 애니메이션은 이런 복잡한 과정은 사전에 정리하여 준비를 할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작품의 주인공이 TV 시리즈의 주인공 히나타 쇼요가 아닌 상대팀의 주인공 코즈메 켄마의 시점에서 진행 되어지기 때문에 상대팀인 히나타의 성장이 오히려 구체적으로 그려진다. 그리고 그와의 라이벌 구도로 잡혀지며 그를 막으려는 시도 등들이 자세히 연출되어지면서 그가 담당하고 있는 분석과 팀의 균형을 잡는 세터의 역할을 충실히 행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의 뛰어난 분석과 해석을 통해 그가 속한 네코마 고등학교 배구부의 실력을 몇 단계 올리는 데에는 보는 사람들 모두가 공감할 부분이다.
최근 개봉한 가장 비슷한 작품인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서도 분석가이자 가드를 담당하는 포인트 가드인 송태섭(미야기 료타)를 떠올리게 한다. 그 또한 분석을 통해 팀의 상황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상대팀의 허점을 찌르는 팀의 감독이자 두뇌 역할을 한다. 그리고 켄마 또한 분석가이자 팀의 전체를 감독하는 역할로 이와 비슷하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슬램덩크의 경우 다양한 인물들의 인간관계를 가볍게 다루며 송태섭의 이야기를 깊이 다룬다. 켄마 또한 자신의 과거의 사건들을 통해 그의서사를 보여주지만 현재보다는 과거의 인연을 깊이 다루고 있다. 그 때문에 현재 팀에서의 그와 팀원들의 관계를 알 수 없어 여러 명이서 겨루는 배구라는 스포츠에서 조금은 붕 떠 있는 서사가 아쉬움이 남는다.
요약 3줄
1. 원작이나 시리즈를 몰라도 나쁘지 않다
2. 등장 캐릭터들이 많지만 깔끔한 서사와 구도
3. 하지만 슬램덩크와의 비교는 피할 수 없다